미국식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국제중·고등학교가 뜨고 있다.

국제고등학교는 ‘지덕체를 겸비한 국제 전문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특목고다. 학생들을 국제기구 및 지역 전문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당연히 글로벌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외국어 수업이 일반고에 비해 많다.

국제고는 서울·청심·동탄·고양·인천·부산국제고 등 전국에 6개 학교가 있다. 올해 선발 인원이 감소한 외국어고와 달리 선발 인원이 작년과 같다. 전형 부문별로 보면 일반 전형 683명(72%), 지역 우수자 80명(8.4%), 사회적 배려 대상자 185명(19.5%)을 선발한다. 지난해 국제고 경쟁률은 2.08 대 1로 2010학년도 2.88 대 1보다 낮아졌다.

선발 방법은 1단계 영어 내신(160점)과 출결로 모집 인원의 1.5~2배수를 선발한 뒤 영어 내신과 면접으로 선발하는 방식으로 외고와 동일하다. 면접시험은 응시자가 제출한 서류를 보며 문답식으로 진행한다. 따라서 제출한 자기주도학습계획서·학교생활기록부·추천서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입시 전문 교육기관 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해 영어 내신 1단계 합격자 평균은 서울국제고가 160점 만점에 159.01점이었으며 청심국제고는 158점, 동탄국제고는 155.6점, 고양국제고는 152.7점으로 외고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사실상 영어 내신이 한 개 학기 정도 2등급이고 나머지 3학기는 모두 1등급 수준이어야 합격할 수 있다.

대다수의 국제고는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가장 오래된 곳은 부산국제고로 1997년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았다. 서울국제고와 인천국제고는 지난 2월 첫 졸업생이 배출됐다.

국제고가 외고와 다른 점은 6개의 학교 중 청심국제고를 제외한 5개 학교가 공립학교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이 사립학교인 외고에 비해 등록금이 30~50% 수준이다. 단 사립인 청심국제고는 등록금이 분기별로 106만 원, 기숙사비가 월 70만 원으로 연간 약 1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방과 후 수업비 및 1인 1악기 수업 비용 제외).

수업은 국어·국사 등 일부 교과를 제외하고는 영어 수업 또는 영어와 병행한 이중 언어 수업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국제고에 지원할 학생들은 우선적으로 영어 수업 환경에 익숙해야 한다.

국제고를 졸업한 뒤 외국 대학에 입학하는 비율은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15~30% 선이다. 나머지는 국내 대학에 입학한다. 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해 입시에서는 부산국제고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명문대에 61명을 진학시켰으며 서울국제고가 3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제고 경쟁률은 2012년 입시에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외고 선발 인원이 줄어든 데다 대원중과 영훈중 졸업생들이 몰리면서 국제고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중·고등학교 영어로 수업…글로벌 리더 키운다
영어 수업 환경 익숙해야 적응

국제중학교는 대원국제중·영훈국제중·청심국제중·부산국제중 등 4개 학교가 있다. 이 중 청심국제중은 전국 단위 모집이며 대원·영훈국제중은 서울권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국제중학교는 일반 전형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원·영훈국제중은 일반 전형으로 128명,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32명을 뽑고 있다. 선발 방법은 1단계 서류 심사, 2단계 공개 추첨이다. 청심국제중은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부산국제중은 1단계 학교장 추천을 거쳐 2단계에 공개 추첨한다.

서류 심사에서는 3배수로 선발한다. 서류 평가는 추천서·학습계획서·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심사하는데, 대원국제중은 추천서 20점, 학습계획서 30점, 학생생활기록부(교과 50점, 출석 및 봉사 10점) 60점 등을 부여한다. 청심국제중은 이 밖에도 자기소개서를 추가로 평가한다.

국제중 입학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면 수업 자체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청심국제중은 국제중 가운데 유일하게 기숙사 생활을 한다.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만큼 자립심을 갖추는 것이 필수다.

국제중은 학교마다 교육 프로그램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원국제중은 매년 100개 주요 생활영어 문장을 암송하고 주 1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월 1권 이상 영어 원서를 읽어야 하고 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 중 1개 언어를 선택해 제2 외국어 교육을 실시한다.

영훈국제중은 3년간 2000시간 이상 원어민 수업을 실시하고 스페인어·중국어·일본어 중 선택해 제2 외국어 수업을 받아야 한다. 국제 사회 및 경제의 이해 등 국제적인 마인드를 고양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청심국제중은 리더십 프로그램이 충실하다.
국제중·고등학교 영어로 수업…글로벌 리더 키운다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 성격유형검사 등을 통한 자아 찾기 프로그램 등이 눈에 띈다. 국제법·국제경제·국제정치·세계사·국제문제 등 글로벌 안목을 키우는 인문·사회 과목을 중점으로 한 80학점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부산국제중은 교육 목표에 영재 교육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국제중에 다니는 학생의 교육비는 18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교육비 내역에 따르면 학비 503만 원, 급식비·기숙사비·수련활동비·방과후 학교비 등의 경비 291만 원, 사교육비 360만 원(추산), 어학연수비 669만 원(추산) 등 연간 교육비로 들어가는 돈은 1823만 원이었다.

국제중 학생들은 주로 외고·자율형사립고·국제고·과학고 등으로의 진학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교육이 지난해 말 국제중 재학생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국제중 재학생이 선호하는 고교’를 조사한 결과 외고가 25.3%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자율형사립고(17.1%)·국제고(16.4%) 등이 이었다.
국제중·고등학교 영어로 수업…글로벌 리더 키운다
국제중·고등학교 영어로 수업…글로벌 리더 키운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