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철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부동산 시장은 한국의 자산 경제를 이야기할 때 빠져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축이다. 부동산 시장은 다시 아파트 등 주택과 오피스 부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오피스 시장은 주택 부문과 마찬가지로 서비스 경제활동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의 한 축을 이루면서 리츠 등 간접투자 활동의 핵심 자산으로 부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오피스 시장을 명확히 분석한 공신력 있는 자료는 매우 제한적인 상태다. 시장에 대한 자료들은 몇몇 관련 기업 차원에서 구축돼 있을 뿐 통합 자료로서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의철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겸 부동산·도시연구원장이 오피스 시장의 지표 개발과 통일에 힘을 쏟는 이유다.



오피스 관련 자료 턱없이 부족

“그동안 오피스 시장과 관련한 논문이나 리포트를 모두 종합해 보니 100개가 채 안 되더군요. 주택 시장과 관련된 리포트는 셀 수조차 없죠. 리포트와 관련 지표를 내놓는 업체도 9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마저 통합돼 있지 않고 조사하는 하우스에 따라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공실률은 크로스 체킹도 어렵죠. 기업과 투자자로서도 투자를 결정할 때 좋은 데이터와 지표를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오피스는 기업 등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자산이다. 이때문에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도 공통 지표 개발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러다 보니 시장의 투명성 확보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 원장은 기업의 투명한 오피스 비즈니스를 강조한다.

“주택은 소유주 마음대로 높게 부를 수도, 낮게 부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정한 가격이 시세나 시장에 의해 조정을 받게 되죠. 하지만 오피스는 ‘싸다, 비싸다’고 할 수 있는 표준이 없습니다. 예컨대 얼마 전 S사가 선릉역 부근의 사옥을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팔아 문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한 게임 회사는 분당에 있는 오피스를 계열사에 팔면서 강남 수준의 돈을 받은 적도 있었죠. 등기부등본을 떼면 나오겠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거래가 종종 이뤄지는 게 오피스 시장입니다. 학계에서도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업계에서도 적정 가격을 논할 수 있는 툴이 필요합니다.”

오피스의 적정 가격과 투자 부문은 소위 이야기하는 사실, 즉 ‘팩트’다. 정 원장은 업계의 팩트와 협력해 오피스 가치를 평가하는 이론적 툴을 학계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산학협력 차원에서 부동산 투자 자문사인 ‘저스트알’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저스트알은 정보 공유와 시장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그동안 쌓아 왔던 시장 관련 자료를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과 공유하고 있다.

정 원장은 데이터 공개와 관련해 콘텐츠의 상품화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에선 가격·공실률 등을 제외한 고급 정보, 이를테면 임차인 정보 같은 양질의 콘텐츠를 따로 유료화한다. 궁극적으로는 공신력 있는 지표 마련과 자료의 통합, 이를 활용한 객관적 분석으로 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자는 의도다.
“오피스 지표로 시장 투명화 나설 것”
1963년생. 85년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94년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박사. 95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2001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현). 2010년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현).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