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선진국형 창업 시대-투자형 창업
최근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자산을 재투자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형 창업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계형 창업과 달리 안정적으로 창업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이 운영이나 마케팅에 어려움이 없는 아이템을 골라 투자의 개념으로 창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50~60대 은퇴자뿐만 아니라 젊은 30대 중에서 투잡족을 노리는 이들에게도 투자형 창업이 선호되고 있다.
지난 3월 분당 서현역 인근에 헬스 및 뷰티 스토어인 ‘CJ올리브영’ 매장을 낸 고신(39) 씨는 창업을 ‘투자’ 겸 ‘투잡’ 개념으로 접근했다. 고 씨는 현재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CJ올리브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고 씨가 매장에 점장을 포함한 정직원 3명을 두고 그녀는 1주일에 한 번씩만 매장에 들러 관리하기 때문이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건강식품·생활용품 등 트렌디한 상품을 뷰티·헬스에 관심이 많은 젊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는 유통 사업인 까닭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가맹 본사 직원이 1주일에 3번씩 매장을 방문해 상품 구성을 제안하고 직원의 서비스를 관리하기 때문에 고 씨가 크게 신경 쓸 것은 없다.
“일 때문에 홍콩·싱가포르에 갈 일이 많았는데 그곳에서 드럭스토어 같은 잡화 매장이 아주 잘되는 것을 보고 창업을 결심했어요. 곧바로 국내 브랜드인 CJ올리브영과 지난 2월에 계약, 두 달 동안 준비해 오픈했죠.”
고 씨는 창업 준비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상권 분석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부동산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기존에 경·공매를 해 본 적이 있어 좋은 상권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CJ올리브영의 특성상 20~30대가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야 했어요. 지금의 매장은 분당 서현역에서 가깝고 바로 백화점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아요. 이와 함께 서울에서 오는 버스의 분당 내 첫 번째 정류장이 바로 가게 앞이어서 이곳으로 결정을 내렸죠. 원래 커피숍과 옷가게가 있었는데 두 곳을 터서 매장을 냈습니다.”
창업 자본은 권리금을 제외하고 총 4억5000만 원이 들었다. 부동산 임차 보증금이 2억5000만 원, 인테리어 및 집기 비용으로 2억 원이 들었다. 하지만 CJ올리브영은 최근 신규 가맹점주에게 1억 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이 매장의 한 달 매출은 1억2000만 원 이상이다. 점주인 고 씨에게 돌아오는 수익 30%에서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매출의 15%가량이 순이익이다.
고 씨는 창업 전에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에 투자했었다. 그녀는 “부동산은 투자 대비 연간 7~8% 수익을 올렸지만 CJ올리브영을 운영하며 15%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어 더 나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말한다.
CJ올리브영은 전국에 128개의 매장이 있으며 1999년 설립 이후 100% 직영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가맹점은 28개에 불과하다. 고 씨는 “잘 팔려 부족한 제품을 우리 점장이 발주하면 다음 날 바로 배송되고 잘 안 팔린 제품은 재고를 회수하기 때문에 점주로서 부담이 없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내년 중에 CJ올리브영 매장을 2개 더 낼 계획이다. 이미 가맹 본사에 추가 출점을 제안한 상태로 서울 강북 쪽에 매장을 알아보고 있다.
![[창업]“부동산보다 매장 운영이 수익률 높아”](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493.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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