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열풍이 뜨겁다. ‘점’에서 ‘점’으로 옮겨가는 제주 여행의 개념을 ‘선’의 개념으로 완벽하게 바꿔 놓으며 폭풍 인기를 끌고 있다. 올레길을 찾아가는 관광객이 넘쳐나고 주변 지역은 이미 명소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여기 제주에 완전히 다른 차원의 올레길이 있다. 흙을 밟으며 걷는 올레길과는 느낌이나 맛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뱃길에서 느끼는 제주의 가을은 육지의 올레길과는 또 다른 빛깔과 멋으로 다가온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그랑블루’ 요트 크루즈는 바다로 가는 올레길이자 바다 위 별장으로, 요트 여행의 진수를 선사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 서귀포에서도 특별히 햇볕이 좋고 바닷물이 잔잔한 대포항에서 출발하는 그랑블루는 육지 관광 중심의 제주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더없이 드넓은 서귀포 앞바다를 무대로 호화 크루즈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바다 위 별장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은 바다 위를 무대 삼아 뛰노는 물고기 쇼와 강태공도 부러워 할 낚시다. 서귀포 대포항 일대에는 풍부한 어장과 바닷속 생태 환경이 최상이라 시도 때도 없이 돌고래가 몰려온다. 요트를 타고 가다 보면 심심치 않게 돌고래 떼를 만난다. 예기치 않은 습격(?)이지만 몸과 마음은 즐겁기 그지없다.
요트 선상에서의 낚시는 크루즈 여행이 주는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요트를 타고 가면서 낚싯대를 드리우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선상에 낚싯대가 준비돼 있어 따로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고 워낙 장소가 좋아서인지 특별히 낚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노래미·방어 등 제주 근해에서 나는 다양한 어종의 물고기들을 만날 수 있다.

국내 최대의 럭셔리 크루즈 요트 ‘그랑블루’는 국내 기술로 건조한 62피트(17. 14m) 길이의 쌍동선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알루미늄 재질의 선박으로 친환경성을 갖췄고 엔진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아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항해한다. 요트 내부는 침실·살롱·와인바·샤워실·노래방·화장실 등 호화 시설을 갖췄다.

그랑블루 정박장 주변은 기암괴석과 함께 꼿꼿하게 자란 소나무 숲이 형성돼 있다. 포구 특유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어 포구가 그랑블루를 품은 듯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함께해 온 해녀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정박장 바로 앞에는 ‘좀녀불턱’이 자리하고 있다. 좀녀불턱은 해녀들이 잠수를 하고 나와 불을 지피고 몸을 데우던 곳으로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제주=김상헌 기자 khs1231@hankyung.com┃사진제공 그랑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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