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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일본의 혼다와 닛산을 제치기도 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조만간 점유율 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싼 맛에 모는 차’에서 글로벌 톱 메이커로 무섭게 커가고 있는 저력은 역시 정몽구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빅3 진입의 승부처는 중국 시장이 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는 중국 장쑤성 옌청에 연산 30만 대 규모의 제3공장을 짓기로 했다. 지난 11월 2일 장쑤성 난징시 질링호텔에서는 정몽구 회장, 장쑤성 뤄즈쥔 서기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현지법인 둥펑웨다기아의 제3공장 투자협의서 체결식이 열렸다.
제3공장은 내년 말 착공에 들어가 2014년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총 1조 원가량의 투자금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공장이 완공되면 기아차의 현지 생산량은 연 43만 대에서 73만 대로 30만 대 가까이 늘어난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될 베이징현대의 제3공장까지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은 연산 173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공격적인 행보는 정 회장의 ‘뚝심’에서 출발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 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며 자동차 수요도 꺾인 상황이지만 과감한 선제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발상이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다. 정 회장은 투자협의서 체결식에서 “제3공장 건설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안전하고 뛰어난 품질의 자동차를 지속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빅3’ 진입을 꿈꾸는 정 회장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시장이다. 중국의 관영 정보센터인 SIC에 따르면 2012년 중국 승용차 시장 수요가 올해 1112만 대보다 14.2% 증가한 1270만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1793만 대, 2015년에는 196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시장점유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도 올 들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혀 놓은 상태다. 현대·기아차로선 생산량 증대만이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살아남는 길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밀리면 ‘빅3’ 진입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최근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내실 경영을 강조해 왔다. 올 상반기에는 공장 증설을 요청하는 미국 현지법인의 요청을 단호히 물리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이 꺼내든 중국 시장 ‘양적 성장’ 카드가 어떤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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