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뤽 마고 뒤클로 파리 일드프랑스 개발진흥청 상근 부회장

“한국인의 창의성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능력은 최근 패션 및 디자인 분야에서 훌륭한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프랑스 역시 역사적으로 창의성을 통해 발전한 나라입니다. 앞으로 두 나라가 더 많은 교류를 통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합니다.”

지난 11월 2일 열린 ‘한·프랑스, 시선의 교차’ 행사에 참석한 뤽 마고 뒤클로 파리 일드프랑스 개발진흥청(ARD) 상근 부회장은 한국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나라’라며 앞으로 프랑스의 기업들과 더 많은 교류가 이어지길 원했다.

이 행사에는 프랑스와 한국의 크리에이션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패션과 홈 인테리어 분야 최신 트렌드와 이 분야에서의 한·프랑스 관계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

뒤클로 부회장은 2001년 창설된 일드프랑스 개발진흥청(ARD)의 핵심 인물이다. ARD는 이 지역의 발전된 경제와 기술을 해외에 홍보하기 위한 기관이다.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을 포함한 경기권 전체를 아우르는 곳이다.

뒤클로 부회장은 “현재 한국의 패션 산업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면서도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더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디자이너를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이들을 조직적으로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샤넬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디자이너의 양성과 그들이 벌인 치열한 경쟁에 있었다”며 “샤넬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세계적 브랜드’로서의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유통망 및 자본 등 패션 산업과 관련된 체계적 시스템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뒤클로 부회장은 파리가 단지 프랑스의 수도를 넘어 유럽의 수도로 자리 잡게 된 이유로 ‘허브 도시’로서의 역할을 꼽았다. 그는 “파리는 지리적으로 북유럽과 남유럽의 정 가운데에 있다”며 “항공·열차·도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파리를 중심으로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파리를 오가게 됐고 그 결과 수많은 창조적 아이디어가 파리에서 생겨났고 그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곳이 파리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에서는 연간 42개 패션 및 디자인 등 크리에이션 분야 전시회와 60개가 넘는 관련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들 전시회와 행사는 3월과 10월에 열리는 패션 위크와 함께 두 번의 주요 시즌(1~2월, 9월)에 집중 개최된다. 같은 기간 동안 다양한 전시회가 많이 개최돼 업계 전문가들이 출장 스케줄을 최적화하고 국제적 교류를 하기 쉽다. 패션과 홈인테리어 전시회들에는 평균적으로 2만 개의 출품 업체(외국 업체 43%)와 75만 명의 방문객(외국인 40%)이 참석하고 있다.

그는 “서울 역시 충분히 동북아의 파리가 될 수 있는 역사적·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이라며 “특히 교통 인프라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을 올해 처음 찾았다는 뒤클로 부회장은 “앞으로 패션 및 디자인 분야뿐만 아니라 건축·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 프랑스를 잇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창조성과 역동성, 유럽도 주목”
파리대학 현대사 석사 및 파리 경영대 MBA. 유럽의 리조트 및 호텔 등에 컨설팅 업무 수행. 2000년 파리 일드프랑스 지역 관광위원회 위원. 2006년 파리 일드프랑스 지역개발진흥청(ARD) 상근 부회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