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개혁 ‘가속’…자본시장 ‘국제화’


상하이 증시의 국제판 설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 기업으로선 중국 자본을 활용할 길이 확대되는 것이다.

중국이 지난 10월 말 은행·증권·보험 등 3대 금융 감독 기관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3대 금융 감독 기관장이 동시에 바뀐 건 역대 처음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금융 개혁을 가속화할 것을 예고(로이터통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정부는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주석으로 자리를 옮긴 상푸린(尙福林·60) 증권감독관리위 주석을 빼곤 류밍캉(劉明康·은행)과 우딩푸(吳定富·보험) 모두 장관급 연령 제한인 65세를 채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대신 차관급인 건설은행과 농업은행 회장을 맡았던 궈수칭(郭樹淸·55)과 샹쥔보(項俊波·54)가 한 단계 승진했다.
[중국] 상하이증시 국제판 설립 ‘눈앞’
3대 금융 감독 기관장 동시에 교체

궈수칭은 학자형 관료란 별칭이 따라 붙는다. 톈진 난카이대서 철학을 전공한 뒤 사회과학원에서 마르크스레닌전공으로 석사, 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옥스퍼드대에서 객좌 연구원을 지낸 이력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경제계 최고 상으로 불리는 쑨예팡(孫冶方)상을 두 차례 받고 작년에는 중국의 간판 자유주의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 인민은행 총재인 저우샤오촨(周小川)과 함께 중국 경제이론 혁신상을 수상했다.

“조리 있고 간결한 화법을 구사한다(베이징사범대 쫑웨이청 교수)”는 평을 듣는 그가 펴낸 책만 ‘과잉과 빈곤사이’ 등 10여 권에 이른다. ‘2가지 잃어버린 균형에 직면’에 가장 애착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은행 부총재를 지낸 그는 이 저서를 통해 통화정책과 금융 및 재정 개혁은 물론 외환·교육·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아냈다. ‘중국경제체제 개혁탐색’이란 논문은 그가 국가 경제체제개혁위(국가발전개혁위 전신)에서 일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국가외환관리국장 시절 중앙후이진투자공사를 세워 회장을 겸하는 등 은행 개혁에도 앞장섰다.

2005년엔 장인자오 당시 건설은행 회장이 뇌물 수수로 물러나자 그 자리에 올라 7개월 후 중국에서 1호 국유 은행 상장 기록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소매금융에 강한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전략 투자자로 유치하는 협상을 마무리한다.

개혁에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불도저지만 온화한 성격에 유머 감각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로이터통신 기자가 무슨 운동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심각한 얼굴로 설거지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런중다오위안(任重道遠: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간다)이라는 중국 언론의 표현대로 그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시나닷컴이 투자자들이 궈수칭에게 바라는 과제 설문을 돌린 결과 ▷상장사 배당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내부자거래 단속 ▷상장사 퇴출 강화 등 4가지가 85%를 차지했다. 인터넷엔 증권 고수가 그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 등 기대가 넘쳐난다. 중국 언론들은 자본시장 국제화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채권을 발행하고 상장하는 것을 서둘러도 된다. 과거엔 (중국에) 자금 부족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돈이 남는 게 문제다”라는 그의 과거 발언이 근거다.

상하이 증시의 국제판 설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외국 기업으로선 중국 자본을 활용할 길이 확대되는 것이다. 상품선물시장과 채권시장의 개혁을 강조해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이들 시장의 성장도 예상된다.

베이징= 오광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