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채권 투자는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던 주식 투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누가 뭐래도 자산 관리의 대종(大宗)은 ‘채권’이라고 강조한다. 갑작스레 찾아온 ‘변동성의 시기’, 채권 투자를 통해 돌파해 보자.

한국 채권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좋은 편이다. 기업과 정부의 신용도가 높고 성장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채권시장 내에서는 중국(2011년 2분기 기준 3조19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1조2730억 달러)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채권시장이 비교적 안정돼 있는 것도 한몫한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공채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전체의 약 43%가 정부에서 발행하는 채권(국공채)이며 나머지 57%는 일반 기업체에서 발행하는 채권으로 구성돼 있다.
장기 투자 시 수익률 가장 높아
그렇다면 최근 들어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채권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이 주식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채권 발행사가 부도나지만 않는다면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보장받는 확정 금리 상품이 대부분이다. ‘노후 대비’가 재테크의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원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건이다.
실제로 채권의 안정성은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수익을 안겨주기도 한다. 지난 10월 LG경제연구원은 1997년 이후 15년간의 국내 주식, 강남 아파트, 국채의 투자수익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금융 위기 등 돌발적인 경제 상황과 경기 부침 등에 따른 시세 변화, 즉 자산 가격의 변동성 대비 수익 배율이 국채가 2.2로 가장 높았다.
변동성 대비 수익 배율은 15년 동안 각 자산의 월간 수익률 평균을 표준편차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클수록 변동 위험에도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채에 비해 금(0.19)이나 주식(0.12), 강남 아파트(0.38) 모두 변동성 대비 수익률은 낮았다. 장기간 투자하면 수익률이 높다고 해도 변동성이 크면 손실 위험도 높을 수밖에 없어 시세 변화가 작은 채권이 더 작은 위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둔다는 점이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여기에 지금의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상황도 채권 투자의 매력을 높여준다. 사실 당분간 유럽 재정 위기 문제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채권 투자 매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전반의 풍부한 유동성은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낮은 금리 수준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채권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정성욱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 수익률을 구성하는 이자는 고용과 사업 성과 등을 좌우하는 경제 환경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수익을 제공한다”며 “따라서 경제 환경이 악화되면 시장 금리 하락으로 추가적인 자본이득(capital gain)을 얻을 수 있어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보험(insurance)적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의 또 다른 매력은 ‘절세’다. 이는 일반 투자자들에 비해 고액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에 특히 관심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채권의 경우에는 채권의 표면금리로 계산된 이자에만 과세되며 채권 매각 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만약 표면금리가 3%인 채권을 5%에 매수했다면 수익은 약 5%를 받지만 세금은 3%의 이자에 대해서만 내면 되는 것이다.
또 만기가 10년 이상의 채권에 투자하고 분리과세를 신청한다면 보유 기간의 이자 상당액에 대해 소득세 30% 및 주민세 3%를 원천징수함으로써 납세의무가 끝난다. 따라서 금융소득종합과세 하에서 최고 세율(38.5%)을 적용받고 있다면 절세가 가능하다.
채권 투자 참고 사이트
채권시장은 성장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이 중요하지만 GDP는 분기별로 발표되기 때문에 GDP보다 매월 말 발표되는 산업 활동 동향의 광공업생산지표 및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경기 선행지수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표는 채권시장의 방향성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본적인 국가 통계는 ‘국가 통계 포털(http://kosis.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펀드 자금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금융투자협회 종합 통계 포털(http://freesis.kofia.or.kr)’이다. 이곳에는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파생상품·펀드·단기자금 등 국내 펀드 자금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일별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는 ‘KOFIA BIS(www.kofiabond. or.kr)’라는 채권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매일 거래되는 채권수익률, 매매 동향과 같은 유통시장 정보, 채권 발행 정보 등 채권시장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BQS(bond quotation system, www.bqs.or.kr)에서는 일중 거래되는 채권시장 호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취재=이홍표 기자 haw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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