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생산국은 원자재가 풍부한 국가들로 구성된 승자들 중에서도 선두 그룹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31일 전 세계의 인구가 70억 명을 넘었다.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세계 인구의 증가와 함께 대두되는 문제는 역시 식량문제다.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 가격은 지난 2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때 이후 다른 상품 가격들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식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식품 가격은 지난 5년 사이 2배 올랐다. 극빈층일수록 자신들의 수입 중 더 많은 부분을 식품 구매에 할애하기 때문에 이들은 식품 가격 상승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따라서 식품 가격 상승은 우려할 만한 문제다.

올해 내내 G20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투기 세력을 단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왔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해결책에 이르기에는 요원한 상태다. 가장 큰 관심이 집중될 질문은 과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있을지, 그리고 신기술이 공급 확대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여부일 것이다.

식품 가격이 상승하고 신흥 경제국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져 나온 최근 몇 년간 식량 공급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과 그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커져 왔다. 더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못할 것이다. 예컨대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050년까지 40% 늘어나야 한다. 바이오연료(biofuel)의 사용이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상당히 큰 증가분이다.

끝으로 기술의 중요성을 들 수 있다. 우리에게는 1960년대에 경험했던 비약적인 곡물 생산량 확대와 유사한 제2의 ‘녹색 혁명(Green Revolution)’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곡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기술 혁명이 요구된다.

신기술의 중요성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옥수수와 쌀의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전체 곡물 증가분 중 5분의 4는 경작 가능한 농지의 확대가 아니라 작물 재배의 집중화를 통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푸드 파워’가 지배하는 세상
여러 현안 중 하나가 보다 효과적인 수자원의 사용이다. 이 부문에서 신기술은 확실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관개용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호주의 사례가 우리의 관심을 끈다. 물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다른 국가들도 새로운 시도를 모색 중인데, 싱가포르가 좋은 사례다. 일부 물 부족 국가들은 많은 양의 농업용수를 필요로 하는 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중동이 이에 속한다.

종합하면 전 세계 식량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힘의 균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현금이나 창의성, 원자재를 보유한 국가들이 승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식량 생산국은 원자재가 풍부한 국가들로 구성된 승자들 중에서도 선두 그룹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제러드 라이온즈(Gerard Lyons)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리서치 헤드·수석 이코노미스트 런던대 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