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돋보기
이번 호부터 3~4회에 걸쳐 구체적인 중국 내수 시장의 부문별 시장과 관련 유망 기업 그리고 그 주식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내수 소비란 무엇일까. 쉽게 말해 먹는 것, 입는 것, 노는 것, 타는 것 등등 소득이 늘고 기본적인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그 뒤에 필요한 것들이다. 즉, 부가적인 즐거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소비 시장이며 보험·증권 같은 재테크에서부터 라면·과자·제빵·술·자동차·게임·통신·엔터테인먼트·쇼핑 등도 포함된다. 소득 증가에 따라 시장도 커지고 단가도 고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도 1990년대 이후 내수 소비가 커졌다. 그러다 ‘과소비’라는 말이 생겨나고 결국 외환위기가 왔지만 시간이 지나고도 내수 소비는 줄어들지 않고 소비 시장은 2005년 정도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예로 농심라면의 순이익을 보면 1996년에 55억 원이었지만 2004년에는 무려 1559억 원으로 약 30배 증가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라면 소비량 증가와 라면의 고가화다. 모두 소득 증가에 따른 구매력 증가와 도시화에 따른 소비 증가가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기간에 농심의 주가를 보면 1996년 초에 1만5000원 선이었다가 2005년에는 무려 30만 원을 넘어섰다. 역시 10년간 20배 이상 주가가 올랐다. 이제 본격적으로 중국 내수 확대 수혜주를 찾아보자.
![[중국]폭발하는 욕망…‘과소비’에 베팅하라](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0593.1.jpg)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과자 산업이다. 중국의 과자 시장은 폭발적인 고성장이 시작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중국의 1인당 연간 제과 소비액은 5930원으로 한국의 1인당 제과 소비액 6만4106원과 비교하면 10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 중국이 꾸준히 내수 소비가 커진다면 향후 10년간 제과 시장은 무려 1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자 시장은 특성상 <그래프>와 같이 외국산 제과 업체들이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점유율을 보면 미국의 제과 및 스피아민트로 유명한 껌 회사인 리글리가 약 1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1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는 초코파이로 중국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한국의 오리온이다.
중국 매출액은 약 5247억 원으로 점유율은 약 7.3%다. 3위는 오레오로 유명한 미국 크래프트사로 5%의 점유율을, 4위는 스낵을 만드는 펩시코로 약 4%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나머지 약 70%는 수많은 쌀 과자 중심의 중국 업체와 다양한 외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선점 효과와 소득 향상에 따른 과자 소비의 고급화를 감안할 때 외국산 독점 업체들의 고성장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전망이다.
참고로 오리온의 중국 매출액을 보면 2002년 319억 원에서 2010년에는 5247억 원으로 8년간 무려 16배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1인당 제과 소비액이 한국의 10%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성장성은 폭발적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제과 시장은 상품의 특성상 중국 업체보다 오히려 독점력을 발휘하고 있는 외국 제과 업체, 특히 한국 오리온처럼 제품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중국 내수 시장 성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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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료의 두 번째 시장은 주류, 즉 술 시장이다.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중국 주류 시장의 규모는 약 3569억 위안(64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고 주류 업체들의 전체 이익은 417억 위안(약 7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9%의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소득 증가에 따른 주류 시장 확대와 고급 주류의 성장이 그 배경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긴 흐름에서 보면 본격 성장의 첫 단계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주류 시장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한국 주류 시장을 맥주와 소주 시장으로 나누는 것처럼 중국의 주류 시장은 맥주와 바이주(白酒), 포도주 시장으로 나눈다. 중국의 맥주 시장은 대도시와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 최근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농촌 지역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중·서부 지역의 맥주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 바이주나 포도주 등도 소득 증가와 구매력 증가로 꾸준한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중국 주류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중국 주류 업체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맥주 1등 업체인 칭다오맥주(靑島麥酒)는 1903년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맥주로 관련 평가에서 세계 6대 맥주로 선정되고 중국 내 17개 성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70여 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강력한 경쟁력과 브랜드를 갖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약 16.2% 정도로 2위인 쉬에화맥주(雪花麥酒)와 3위인 옌징맥주(燕京麥酒) 역시 강한 경쟁력을 갖고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바이주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가서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술이다. 그 정도로 중국인의 술, 바이주는 특색도 있고 고급술도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우량예(五糧液)와 마오타이주(茅臺酒) 등이다. 바이주 업체들의 실적도 올 들어 7월 말까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했으며 순이익도 45.1%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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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전설적인 투자가 존 템플턴 경은 자신의 집무실 책상 서랍 안에 경제 위기 때 사고 싶은 종목 10개를 항상 정리해 두고 공부하면서 기회를 봤다고 한다. 지금 중국 주식들이 경제 위기로 주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길면 내년 1분기까지도 주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면 장기 투자하기 좋은 중국 내수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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