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메이드의 가치 지켜나가죠”

멋을 아는 이들은 ‘신상’, 새것만을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낡은 빈티지한 멋스러움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이들도 많다. 반짝반짝 빛나는 광채보다 오랜 시간 햇빛 아래 노출돼 자연스럽게 태닝된 그 익숙한 낡음이 때로는 더 우아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가죽공예가 김재혁 탄조공방 대표
쓰는 사람들이나 만드는 사람들이나 좋은 가죽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도 바로 그래서다. 오래 쓰면 쓸수록 그저 낡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내 손때와 시간의 더께를 덧입어 길들고 더욱 멋스럽게 변신하기 때문이다. 카드 케이스, 머니 클립, 휴대전화 커버, 스마트 패드 커버, 북 커버 등 핸드 메이드 가죽류 문구나 다양한 가죽 제품들을 만들어 내는 탄조(TANZO)공방의 김재혁 대표도 그런 가죽 제품에 매료된 사람 중 한 명이다.

지금이야 핸드 메이드 가죽 공방의 공예가나 장인 중에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는 전문가이지만, 원래 그는 전자공학도 출신으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 전문 회사를 운영하던 이였다. 일을 하다 접하게 된 가죽공예의 세계에 매료돼 공부 끝에 직접 공방을 차리고 나선 것이 2006년의 일이다.

애니메이션 디자인 회사 대표에서 가죽 공방 장인으로의 변신은 갑작스럽다면,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누구도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항상 무엇을 만들고 개발하기를 좋아하는 그의 천성을 알고 있었던 까닭이다. “공방 이름인 ‘탄조’도 한자로 ‘태어날 탄(誕)’에 ‘아침 조(朝)’를 붙여 만든 단어죠. 일본어로는 탄생이라는 의미도 있고요. 항상 새로운 걸 만들고 싶다는 의지에서 만든 이름이에요.”



좋은 가죽 제품, 써보고 싶어 직접 만들어

사실 현재 가죽 제품 시장은 시장 제품과 고급 제품류로 양분화돼 있다. “그래서 오히려 우리처럼 핸드 메이드로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는 가죽 공방의 제품들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더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요. 실제로 소비자들의 반응도 그렇고요.” 시장 제품들보다 다소 가격대는 비싸지만 높은 품질을 자랑하고 고급 브랜드 제품들보다 가격대는 싸지만 좀 더 재미있고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핸드 메이드 가죽 공방 제품들의 장점이라고 한다.

“일례로 우리가 소재로 사용하는 가죽이 이탈리아 베지터블 가죽인데요, 이 가죽을 문구류에 접목한 예가 많지 않아요. 내추럴한 성분을 많이 갖고 있어 태닝도 자연스럽게 되고 변색 과정도 참 예쁜 가죽이긴 하지만 그만큼 원가나 제작 단가가 비싸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와 같은 핸드 메이드 공방은 그게 가능하죠.”

조금은 단가가 비싸지더라도 자신이 먼저 써 보고 싶은, 다른 이들도 써 보고 싶어 할 가죽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좋은 가죽을 선별해 기획, 패턴 작업, 가죽 재단, 재단 결합, 봉제, 마감 등의 생산 과정을 모두 마치고도 자신이 직접 써 본 다음에야 세상에 제품을 내놓는다.

그래서인지 탄조공방의 가죽 제품들은 유난히 사용자들의 만족감이 높다. “앞으로도 언제나 핸드 메이드의 소중함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가죽 공방으로 남고 싶어요. 작지만 다정함이 있고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가죽 공방으로 계속 남고 싶습니다.”
가죽공예가 김재혁 탄조공방 대표
약력: 1967년생. 건국대 전자공학 석사. 1997 CG특수효과 스튜디오 PICTO 대표이사, 2006 가죽 공방 TANZO 설립. 현재 교보핫트랙스 등에서 전문 매장 운영.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