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쟁력은 ‘사업 모델’서 나온다


그간 투자의 심리에서 ‘쏠림’과 ‘공포’를 이용한 투자 전략, 투자 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필자는 투자 범위를 고객들과의 약정에 따라 주식 매수·매도에만 한정하고 있다. 선물 투자, 옵션 거래 등은 헤지의 영역으로 일부 가능하지만 투자자의 선호도에 따라 결정된다. 이에 따라 투자 종목 선정이 가장 중요한 투자 첫 단추다.

첫 번째, 주식 투자는 ‘기업(주식)을 사는 것이다’. 이 말에서 주식을 제외해도 의미는 같다. 투자는 기업을 사는 것이다. 기업을 사는 것은 일정한 사업가적 측면이 반영돼야 한다. 사업을 할 때 여러 가지 요인이 필요할 것이다.

작은 자영업을 시작할 때에도 경쟁자를 살펴보고 현재 자신의 자금 사정을 점검하고 상권에 대한 길목 분석도 한다. 막상 음식점과 같은 자영업을 시작하면 신문에 끼워 넣는 선전지 광고에서부터 간판 등 마케팅에 대한 고민도 하고 열심히 거리에 나가 홍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음식의 원재료, 주방장, 서빙 직원에 대한 친절 교육 등등 작은 자영업에서도 경영의 경쟁력이 필요하다.

모든 사업가가 사업을 영위할 때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최우선적으로 관심의 초점이 된다. 다양한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할 수 있지만 우선 사업 모델(Business Model)에 대해 알아보자. 필자가 투자 대상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후 다양한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한 점검 과정을 거치지만 기업의 사업 모델이 가장 우선적인 관심 대상이다.

이는 ‘어떻게 사업을 영위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단순히 정보기술(IT) 사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역사적인 궤적을 살펴보면 가전제품을 생산하던 기업에서 반도체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세계 1위의 메모리 업체로 성장했다.

이에 더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전 세계 1~2위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가전제품은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사업 모델이다. 광고 등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이 필수적인 사업 구조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는 소비자보다 이를 사용하는 PC 및 휴대전화 생산 업체들이 수요처다.

생산 기업이 소비자이며, 이는 최고의 기술력이 우선적인 사업구조다. 안정된 공급처로서의 역할도 중요한 요소다. 이와 같이 삼성전자는 초기의 가전제품(소비자)에서 메모리 반도체(생산 업체), 휴대전화(소비자, 통신 사업자), LCD(TV· PC·휴대전화 생산업체) 등 영역의 확장성을 가지면서 IT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Google's top mobile executive Andy Rubin, left and J.K. Shin, president and head of mobile communications business from Samsung, hold the new Galaxy Nexus smartphone during the news conference in Hong Kong Wednesday, Oct. 19, 2011. South Korea's Samsung Electronics Co. Ltd on Wednesday unveiled its Galaxy Nexus smartphone, the first to use the latest version of Google's Android operating system. (AP Photo/Kin Cheung)
Google's top mobile executive Andy Rubin, left and J.K. Shin, president and head of mobile communications business from Samsung, hold the new Galaxy Nexus smartphone during the news conference in Hong Kong Wednesday, Oct. 19, 2011. South Korea's Samsung Electronics Co. Ltd on Wednesday unveiled its Galaxy Nexus smartphone, the first to use the latest version of Google's Android operating system. (AP Photo/Kin Cheung)
중·장기 투자 시 사업 모델 분석은 필수

삼성전자 주가는 1991년 1월 초 1만5517원에서 10년이 지난 2001년 1월 초에는 16만7500원으로 979% 상승했다. 이후 2011년 10월 14일 현재 88만6000원으로 또 10년 동안 429% 올랐다. 지난 20여 년 동안 총 5610% 상승했다. 연평균 22%씩 오른 것이다(수정 주가 기준, 액면분할, 유·무상 증자, 주식배당 등에 따른 주가의 단층 현상을 보정해 적용한 주가, 에프엔가이드 제공).

누가 이 같은 상승을 모두 누릴 수 있었을까. 삼성전자를 20년 동안 보유한 투자자일 것이다. 삼성전자의 사업 모델이 한 가지씩 확장될 때마다 주가는 상승했던 것이다. 20년 동안 주식을 보유하지 않다가 중간에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중·장기적 투자자라면 일정 부분 삼성전자의 사업 모델 성장 궤적과 같은 주식 가치 상승의 수혜를 봤을 것이다.

사업 모델의 확장성이 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를 삼성전자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업의 확장성은 반도체와 휴대전화의 상대 구매처가 다를 때에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위험 요인도 점검해야 한다. 무리한 문어발식 확장은 기존 사업 역량의 약화, 재무구조의 악화 등으로 기업의 존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국내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진로는 무리한 유통 사업 확장 등 사업 다각화에 따른 사업 모델 구축의 실패 사례다. 사업 모델이 확장된다고 모든 사업 모델이 성공하지는 못한다. 일정 수준의 내부 잠재력과 기술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필자는 사업을 확장하는 기업을 분석할 때 우선적으로 무리한 위험 인자가 없는지 살펴본다. 또한 사업 모델 확장 성공의 경험 혹은 실패의 경험에 대한 점검도 한다.

사업 확장의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소비자와 영역을 같이하면서 사업 모델을 확장한 경우다.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LG화학에서 분리됐다. 럭키치약에서 가장 오랜 기억이 있는 상품군이었다. 가정 생활용품 선물 세트는 누구든 한 번쯤 받아봤을 선물일 것이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4월 25일 LG화학에서 분할된 후 주당 1만3650원에 재상장됐다. 5년 후인 2006년 1월 2일 5만5100원으로 304% 올랐다. 최근 2011년 10월 14일 종가는 50만6000원으로 10년 동안 3677% 상승했다. 연평균 43% 오른 수치다(수정 주가 기준).



집중화로 성장한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은 10년 전 분리 당시에는 치약과 비누 등 생활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성장의 한계성이 노출된 내수산업에 국한된 사업 구조였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소비자 대상의 사업 구조를 다변화했다. 일반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 등 사업 구조 확장에 집중한 것이다. 생활용품에서 화장품 사업으로 확장했으며 중저가 화장품 회사인 더 페이스샵 인수를 통한 화장품 사업의 영역 확장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이후에도 코카콜라 보틀링 사업권 인수, 해태음료 인수 등을 통한 국내 음료 시장에서의 시장 지위를 확장하고 있다. 모든 사업이 소비자에 대한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에 집중하면서 확장한 사례다. 삼성전자와 확장성은 같지만 영역의 다변화 방식은 다르다. 이 같은 경우는 실패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소비자 대상 유사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확장 전략이기 때문이다.

중·장기(5년 이상) 투자자라면 이들과 같이 사업 모델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기회 요인이 상존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 기업들은 사업 확장의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업 확장에 따른 위험 대처 능력도 뛰어난 기업이기 때문이다.

일정 부분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측면에서 할증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5년 이상의 중·장기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작고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기업이기 때문에 기회 요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매수 이후에도 사업 모델의 안정성 및 영역 확장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지만 이들 기업들의 사업 모델에 대한 투자 척도로서는 충분조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코스닥 상장 기업에서도 유사한 기업군을 찾을 수 있다. 사업 모델의 확장성과 잠재력, 성공 가능성, 유지 가능성에 대한 점검은 주식 투자 이후의 사후적인 필수 점검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모델에 대한 평가가 투자에서 첫걸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투자는 사업가의 마음으로
투자는 사업가의 마음으로
민후식 파인투자자문 대표이사 hoosik_min@pineinv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