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로 본 외국계 100대 기업

외국계 기업 전체의 동향을 파악하기는 힘들겠지만, 외국계 100대 기업을 통해 전체 외국계 기업의 동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경비즈니스가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올해 5월 발표한 ‘2011 한국의 100대 기업’을 보면 조사 대상 1574개 중 10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자산 총액의 74.4% ▷매출액의 68.6% ▷순이익의 90.8%를 차지한다. 상위 100개 업체가 전체 업체를 대표할 수는 없어도 풍향계 역할은 한다는 뜻이다.

‘2011 외국계 100대 기업’의 자산 합계는 총 246조 원으로 전년(선정일 기준) 대비 24.2% 증가했다. 매출액(영업수익)은 123조 원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순이익은 6조71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1% 늘었다. 2010 회계연도에 외국계 기업들의 실적이 괜찮았던 것이다.
제조업 전성기…46개 기업 ‘포진’
순이익 전년 대비 36% 늘어

국적별 분류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일본계 기업은 24개로 전년보다 3개가 늘어났다. 그다음으로 많은 미국계는 18개로 전년과 동일하고 네덜란드계는 15개로 1개가 줄었다. 영국은 11개로 3개 증가, 독일은 7개로 1개 감소, 프랑스는 6개로 3개 줄었다.

지난해 1개가 랭크됐던 중국계는 올해 한 개도 올라오지 못했고, 대신 호주와 파나마계가 1개 등록됐다. 호주계는 한국GM(3위), 파나마계는 한국화이자제약(89위)이다. 파나마는 외국에서 들여온 소득에 대해 거의 과세하지 않거나 극히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택스 셸터(tax shelter: 홍콩·라이베리아·파나마 등)로 분류된다.

전자회로 부품 제조업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12위)도 세금을 전혀 매기지 않는 택스 파라다이스(tax paradise: 바하마·버뮤다·케이맨제도 등)인 케이맨제도에 적(籍)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는 특정 기업이나 사업 활동에 대해 세금상의 특전을 인정하는 나라를 뜻하는 택스 리조트(tax resort: 룩셈부르크·네덜란드·스위스 등)에 속하는데, 15개가 있다.

홈플러스·ING생명보험·르노삼성자동차·한국IBM· BMW코리아·카길애그리퓨리나·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소니코리아·한국다우코닝·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한국아스트라제네카·필립스전자·소니서플라이체인솔루션즈코리아·위니아만도·ASML코리아 등이 네덜란드계다.

흔히 독일계라고 알고 있는 BMW코리아와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네덜란드계인 것이 특이하다. 비슷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독일계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판매하는 한성자동차는 특이하게 말레이시아계가 대주주다.

소니코리아도 일본계가 아니고 한국IBM도 미국계가 아니라 네덜란드계다. 삼성테스코와 르노삼성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기업들도 알고 보면 네덜란드계라는 점은 글로벌 경영에서 자본은 국적보다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미국·네덜란드계 순서

한편 ‘2011 외국계 100대 기업’에 선정된 기업들을 업종별로 분류해 보면 ▷제조업 46개 ▷도소매업 29개 ▷금융·보험업 18개 ▷출판·영상·방송업 2개 ▷운수업 2개 ▷부동산·임대업 1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1개 ▷과학·기술 서비스업 1개다.
제조업 전성기…46개 기업 ‘포진’
업종별 순이익 성장률(전년 대비)을 보면 ▷제조업 43% ▷도소매업 52% ▷금융·보험업 19% ▷출판·영상·방송업 32% ▷운수업 126% ▷부동산·임대업 76%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15%이다(과학·기술 서비스업은 신규). 제조업은 자산 증가율(68%), 매출액 증가율(78%)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금융업이 다소 주춤한 사이 제조업이 조용히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제조업 전성기…46개 기업 ‘포진’
제조업 전성기…46개 기업 ‘포진’
제조업 전성기…46개 기업 ‘포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