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한국21세기 대표
“대리운전 사업을 하다 보니 기업의 대표나 임원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일반 고객과 다른 남다른 서비스를 원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기업인 전용 프리미엄 대리운전 서비스를 생각하게 됐죠.”2002년부터 마이콜서비스 대리운전을 운영하던 김범수 대표는 최근 기업 단위로 멤버십 가입을 받고 법인 전용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21세기를 설립했다. 대리운전도 최고경영자(CEO)에 걸맞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한국21세기에 고객사로 등록하면 080으로 시작되는 업체별 전용 번호를 부여받는다. 그 번호로 기업의 간부 등이 전화해 대리운전을 요청하면 각 고객 기업마다 담당 전문 상담원이 원하는 곳으로 배차된다. 무작위로 상담원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담당 상담원은 전용 번호로 온 전화에 대해 고객 관리를 정확히 할 수 있다.
파견되는 운전사는 정장을 갖춰 입은 베테랑이다. 운전사가 도착하면 고객은 특별히 어디로 가 달라고 본인의 집 위치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베이스에 이미 다 저장돼 있고 운전사는 요청한 고객의 행선지를 다 파악하고 오기 때문이다. 행선지에 도착해서도 일일이 현금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 한국21세기는 고객 기업의 이용 횟수에 따라 대리운전비를 한 달 후 정산해 후불로 받기 때문이다.
“대리운전비를 한 달 후에 받기 때문에 운전사의 품격이 차별화될 수밖에 없어요.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기 힘든 구조죠. 프리미엄 서비스로 모시기 위해 자체 운전사 200명에게 정장을 갖추게 하고 별도의 친절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골프장 갈 때도 직원 같은 운전사 서비스
김 대표는 10년간 대리운전 업계에 몸담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약 1년 동안 준비한 끝에 지난 6월 프리미엄 대리운전 서비스를 내놓았다. 출시한 지 불과 5개월가량 지났지만 멤버십을 등록하는 기업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 고객들은 ‘대리운전을 이용하면서도 대우를 받고 있구나’하는 만족감을 느낀다”며 “기존에 CEO 전용 대리운전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프리미엄 서비스지만 가격이 크게 비싼 것도 아니다. 구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울 시내는 1만5000원에서 2만 원 수준이다.
한편 기업 고객이 골프장에 갈 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으레 골프장에서 미팅과 운동을 한 후 술자리로 이어지는데, 아침 골프장으로 갈 때부터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서비스하는 1일 운전사를 부를 수 있다. “우리 운전사들이 정장 차림으로 하루 직원이 된 것처럼 기업의 고객들을 모십니다.” 비용은 10시간 기준으로 10만 원. 10시간이 초과되면 시간당 1만 원의 추가 비용이 붙는다.
“보통 대리운전 업체들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광고 등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어요. 우리는 기업 멤버십을 유지함으로써 마케팅 비용을 차별화된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죠. 프리미엄 서비스지만 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로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문의 080-700-2100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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