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위한 트렌드&라이프 여덟 번째


1인기업·소호(SOHO)족·재택근무라는 개념이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거대한 대기업의 엄청난 조직력 앞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색깔로 살아남은 작은 조직이나 프리랜서들이 없었다면 그런 개념들은 존재할 수 없었다.

다만 최근에는 그 어느 때보다 대기업의 입지와 입김이 거센 한국의 마켓 상황에서 모순 같은 말이지만 부티크의 개념은 곳곳에서 더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어쩌면 대기업의 획일화된 매스 마켓 콘셉트의 지루함에서 탈피하기 위해 비트윈(between) 소비자들의 욕구가 그러한 현상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한국에서 불고 있는 부티크 문화는 다분히 일본의 ‘오타쿠’ 문화로부터 건너온 것으로, 한국식 발음에 ‘오타쿠’의 ‘오’를 아라비아 숫자 ‘5’로 여겨 이것을 배가한 ‘십덕후’ 혹은 총칭해 ‘덕후’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마니아들이 형성돼 있는 브랜드는 타 브랜드와 달리 광고나 특별한 홍보 없이도 열성 마니아층이 형성돼 소비로 이어진다.



부티크 문화의 새 트렌드, 부티크 와인

원래 ‘부티크(boutique)’라는 말은 패션에서 작은 점포, 소매점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멋있고 개성적인 의류를 취급하는 점포를 가리켰다. 최근에는 부티크 에이전시, 부티크 호텔, 부티크 레스토랑, 부티크 화장품 등 부티크 문화가 여러 분야에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게 됐다. 그중에서도 부티크 와인(Boutique Wine)은 국내에 이제 막 불기 시작한 신선한 트렌드이므로 더욱 주목할 만하다.

‘대중성’, ‘대량생산’의 개념에 반대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와인으로서 소량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기업화된 회사가 아닌 대부분 가족 경영의 작은 와이너리(양조장)들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씨에스알와인(VIN CSR)’이라는 수입 업체가 그동안 국내에 정식으로 들여오지 못해 아쉬웠던 새로운 와인에서부터 부티크 와인과 컬트 와인에 이르기까지 양질의 와인들을 퀄리티를 바탕으로 엄선해 와이너리로부터 직접 독점 수입, 공급해 입소문을 타고 새로운 와인 문화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인 부티크 와인에는 100% 나파 밸리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인 비니페라(Vinifera), 유명 와인 메이커 피터 매티스(Peter Mathis)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생산하는 유일한 와인인 매티스(Mathis), 그르나슈(Grenache), 캘리포니아 산타 마리아 밸리에서 생산한 ‘알타 마리아(Alta Maria)’ 피노 느와르(Pinot Noir)·샤도네이(Chardonnay) 등이 소개돼 와인 애호가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있다.
평범함을 거부한 특별함, 부티크 시대
부티크 와인 중 압도적인 퀄리티와 희귀성으로 소수의 사람만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을 ‘컬트 와인(Cult Wine)’이라고 하는데, 특정 와인을 열광적으로 추구하는 오타쿠적 고객들이 있으며 로버트 파커 등 와인 평론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들로서 컬트 와인은 메일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서도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다.

컬트 와인에는 최상의 집중도를 보여주는 최고급 와인 시리즈 월터 핸젤(Walter Hansel) ‘쿠베 앨리스(Cuvee Alyce)’ 피노 느와르·샤도네이, 풀 보디의 파워풀한 샤도네이인 키슬러(Kistler), 하이드(Hyde), ‘바인 힐(Vine Hill)’ 샤도네이, 자연 그대로의 훌륭한 포도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최상급 프리미엄 와인 ‘부켈라 에스테이트(Buccella Estate)’ 카버네 소비뇽·메를로(Merlot) 등이 유명하다.

리미티드 에디션, 독점 서비스, 나만의 퍼스널라이즈드 아이템처럼 부티크 와인은 그 자체로 특별하고 희귀한 경험이다. 그래서 누구나 경험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또 경험하고 싶은 맛의 로망이다. 이제 부티크 문화의 다양한 진화 속에서 ‘부티크’를 마시는 시대가 왔다. 작지만 알차고 독점적인 서비스를 제안하는 더 많은 부티크 비즈니스와 아이템들이 부티크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위해 생겨나길 바란다.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h@offic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