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i30

현대자동차는 올해 내놓은 신형 i40(아이포티), i30(아이써티)를 통해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분리되지 않은 차)의 프리미엄 전략을 선언했다. 판매량이 적은 차종이지만 충성도가 높다는 점을 이용해 동급의 세단형보다 고급스러운 사양을 넣고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전략이다. 신형 i30(프로젝트명 GD)는 ‘자동변속기+차체자세제어장치(VDC)+알로이 휠’이 최저가형에서도 기본으로 장착돼 1845만 원이다. 아반떼 최저가형에 위 조건을 추가하면 1560만 원이다. 285만 원 차이다.

소비자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대차는 “상품성을 인정받는 만큼 제값을 받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실용적인 목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고객이라면 아반떼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문제는 그만큼의 프리미엄을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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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전략 통하느냐가 관건

시장 상황의 변화도 프리미엄 전략을 불러온 요인이다. 구형 i30가 4년 전 처음 나왔을 때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동급 아반떼보다 살짝 저렴한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나 지금 i30는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3190만 원짜리 폭스바겐 골프(1.6)를 전면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준중형 사이즈의 해치백’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골프와 i30는 지향하는 성격에서 차이가 있다. 골프는 강판(철판)을 연결해 섀시를 만들 때 연결 부위를 모두 선(線)으로 연결해 뛰어난 차체 강성을 추구한다. 대신 내장 인테리어에서 비용을 줄여 아늑함은 떨어지는 편이다. 주행 성능이 좋든지, 안전하든지, 실내가 아늑하든지 그중 하나만 만족하면 되는 고객을 위한 차다.

반대로 i30는 해치백이라는 한정된 시장에서 성능·승차감·아늑함·안전성·연비·가격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의 구미를 꽤 맞춘 듯하다. 마치 여자가 남편감을 고를 때처럼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행 성능은 이미 아반떼·벨로스터에서 경험한 바와 동일하다. 1.6리터 직분사 엔진, 6단 자동변속기, 전동식 스티어링 휠은 대중형 양산차로서 보여줄 수 있는 수준급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좀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1.6리터 디젤엔진과 수동변속기라는 옵션이 있다. 가솔린 모델은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다.

아반떼에 없는 새로운 기능들도 추가됐다. 후방 히든 카메라는 변속기를 후진(R)에 놓으면 후방 해치(도어)의 로고에 숨겨진 후방 카메라가 나타나는 것이다. 준중형에서는 보기 드물게 버튼식 주차 브레이크(일명 사이드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또 기존의 식스(6개) 에어백에 운전석 무릎 에어백을 추가한 세븐(7개) 에어백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

외관을 살펴보면 앞부분은 아반떼와 거의 흡사하다. 뒷부분은 아우디 Q5와 비슷한 듯한 것이 걸리지만, 완성도는 높다. 16, 17인치의 대형 알로이 휠을 기본으로 적용해 당당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핑크셸(사진)’ 색상은 여성 운전자에게 상당히 어필할 듯해 보였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꽤 신경 쓰기 시작한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내비게이션은 아이나비나 파인드라이브에 비해 다소 둔해 보이던 유저 인터페이스를 직관적이고 군더더기 없게 바꿨다. 과속 경고음도 청량하게 들릴 정도로 음향에도 신경을 꽤 쓴 모양새다. 안내 음성 볼륨을 조절하면 곧바로 “이 음성으로 안내됩니다”라며 실제 음량을 확인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