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균 퓨쳐스트림네트웍스 대표

지난 5월 한 달 동안 앱스토어에 등록된 국내 무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1위부터 25위까지 25개 앱 중 약 50%에 모바일 광고 플랫폼 ‘카울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플랫폼이기에 아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지만 카울리는 국내 모바일 광고 플랫폼 중 포털사와 통신사들이 만든 플랫폼을 제치고 1위(앱 설치 기준)를 달리고 있다.

NHN 초기 멤버들의 첫 창업
[한국의 스타트 업] 모바일 시대 광고 1인자 꿈 ‘착착’
세계적으로 보면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이 시장의 광고 1위는 구글이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기존 사업자들을 다 물리치고 네이버가 인터넷 최대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카울리를 만든 회사는 벤처기업 퓨쳐스트림네트웍스다. 퓨처스트림네트웍스는 새로운 모바일 시대의 광고 1인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은 지금 착실하게 한 단계씩 실행되고 있다.

퓨쳐스트림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신창균 대표는 고려대 농경제학과(90학번)를 졸업하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광풍이 몰아치기 직전 LG카드에 입사했다. IMF가 터지기 직전에 회사에 잘 입사한 그는 2000년 LG카드 사태가 터지기 직전 LG카드를 나와 NHN(당시 네이버컴)에 입사했다. ‘억세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히 운도 따라주는 인물이다.

그는 네이버컴의 초창기 인물에 속한다. 그의 사번은 52번. 그는 입사하자마자 사업개발팀에서 일했다. 그때 그의 팀장이 김정호 한게임 전 대표였다. 당시 김정호 팀장은 빌링팀 팀장을 맡아 한게임 유료화를 주도했다. 신 대표 역시 그와 함께 한게임 유료화 작업을 했다.

2003년부터 그의 인생이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중국 진출을 결정한 NHN 정책에 따라 중국 게임 업체 아워게임을 인수하기 전 2003년부터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법인의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이후 2005년 NHN서비스차이나가 설립되고 본부장을 맡았던 그는 2009년 NHN 비즈니스 플랫폼 사번 1번으로 입사해 중국TF장을 맡았다. 그러다 그해 여름, NHN을 퇴사했다. 그가 퇴사할 무렵 NHN에서 한솥밥을 먹던 NHN 초창기 멤버들이 그와 함께 회사를 나왔다.

지금 퓨쳐스트림네트웍스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는 홍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전찬석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대표적이다. NHN 출신이 주력이 된 8명이 새로운 회사의 창업 멤버가 됐다.

이 회사를 만든 사람은 신 대표지만 처음엔 그가 직접 경영하지 않았다. 2007년 스트리밍 사업을 구상하며 이 회사를 창업했던 신 대표는 2009년 9월 NHN을 나와 자신이 직접 회사를 경영하기로 하면서 주력 사업 모델로 ‘스마트 셰어’를 구상했다. 미국의 집카(zipcar)를 정보기술(IT) 버전으로 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그때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서 출시됐다. 그보다 한발 앞서 구글이 애드몹을 인수했다. “그전까지는 스마트 셰어를 사업화하는 것에 계속 골몰하고 있었는데 아이폰 출시를 보고 순식간에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새로 시작되는 이 시장에 남보다 먼저 도전하면 최고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즉시 홍준 이사 등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갑론을박이 이어진 끝에 신 대표의 고집에 모두 생각을 바꿨다. 결국 두 달 동안 준비했던 스마트 셰어 사업을 일단 홀딩하고 모바일 광고 사업을 먼저 하기로 했다. 12월 말에 결정이 나고 1월부터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0년 4월, 카울리가 출시됐다.

카울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좋은 조건으로 시작했다. 국내에서 기존 광고 시장의 강자들이 출현하기 전에 먼저 나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나온 지 얼마 안 돼 안드로이드 기반 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스마트폰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고 국내에서 출시되는 앱 수도 급격하게 많아졌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앱 시장의 성장이 회사 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창업자들이 네이버에 있었던 경험도 이들이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네이버가 인터넷 광고 시장을 석권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했던 이들이기에 모바일 광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고 초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출시될 때 15개의 앱에 탑재돼 시작했던 카울리는 6월 초 현재 3200여 개의 앱을 통해 노출되며 열악한 상황의 개발자들에게 꾸준한 수익금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페이지뷰는 무려 4000만에 달한다.
[한국의 스타트 업] 모바일 시대 광고 1인자 꿈 ‘착착’
국내 최초, 최대 모바일 광고 회사

일단 초기 시장은 선점했지만 퓨쳐스트림네트웍스는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네이버의 검색 광고 같은 존재가 이 시장에도 필요해질 겁니다. 누가 이걸 먼저 찾아내느냐의 싸움이죠.”

카울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퓨쳐스트림네트웍스는 외부 투자도 비교적 순조롭게 받았다. 지난해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로부터 1차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최근 2차 투자도 유치했다. 2차 투자 때는 배수를 더 높게 받았다. 그만큼 성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Tencent)가 투자한 회사로, 중국계 자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중국통’은 신 대표의 백그라운드가 크게 작용했다.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이 회사의 전략적 판단도 한몫한 것은 물론이다.

퓨쳐스트림네트웍스는 3분기에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보다 아직 더 초기 단계에 있는 중국 모바일 광고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신 대표는 일본 쪽도 여전히 초기 단계여서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하고 있다.

NHN에 있던 시절 대부분을 중국에서 보낸 신 대표이기 때문에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한국만 보고 사업할 수는 없죠. 우선 중국 먼저 하고 일본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신 대표는 모바일 광고의 다양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배너 광고 같은 형태가 아닌 새로운 광고 형태가 앞으로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물론 카울리 역시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7월에는 개개인에게 타깃화된 광고의 초기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모바일 광고는 조만간 인터넷 광고를 넘어설 겁니다. 사람들에게 아주 최적화된 광고, 광고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정보로 인식되는 그런 유용한 광고 상품들이 시장을 급격하게 성장시킬 겁니다.”

임원기 한국경제 IT모바일부 기자 wonk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