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 10인의 ‘눈’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한국 증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많은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코스피(KOSPI) 지수는 1800~1950대를 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한국 증시의 ‘레벨 업’을 뜻하는 코스피지수 2000 달성은 2010년 말에서 2011년 상반기로 내다봤다. 더욱이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주가지수의 ‘대세 상승기’는 최소 2011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2000 눈앞' 주식시장 읽는 법] 2010년 말~2011년 초 2000 포인트 간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7125.1.jpg)
물론 글로벌 유동성 모멘텀과 아시아 국가들의 펀더멘털 호조, 미국 경제의 점진적 회복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1800에서 2100으로 가장 높은 목표치를 내놓은 리서치센터장은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었다. 김 센터장은 “각국의 유동성 정책으로 지수의 하단이 공고하게 방어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 그리고 경기 회복 기대가 맞물리며 코스피지수가 연내 2000선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의 코스피지수에 대해 가장 긍정적으로 내다본 리서치센터장은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이었다. 유재성 센터장이 내놓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1950에서 2000이다. 유 센터장이 꼽은 이유는 ‘글로벌 유동성 유입과 2011년 턴어라운드’, 즉 외국인들의 증시 투자 확대와 기업들의 실적 호전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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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 중 6명은 코스피지수가 2011년 상반기 중 2000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4명은 2010년 말 안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즉 리서치센터장 모두가 2010년 말에서 2011년 상반기에 20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중 2000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본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께 미국 고용 지표 및 부동산 지표, 중국 유동성 긴축 완화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 경기 선행지수가 상승세로 접어들면 실적 모멘텀과 함께 증시가 리레이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세터장은 “글로벌 및 한국의 경기 모멘텀이 하락하는 현시점에서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하기는 힘들다”며 “한국의 경기가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1년 상반기 중에는 2000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 2분기쯤으로 예상하면서 “여전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률(PER)은 9.5배에 머무르고 있다”며 “두 번의 경제 위기를 통해 경제 펀더멘털이 강해졌고 기업들이 재무구조, 품질 및 원가 경쟁력 또한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우리 시장이 디스카운트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기업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익 모멘텀이 회복되는 내년 2분기께 돌파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2011년 2분기로 예상했다. 미국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고 이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내년 2분기라고 분석했다. 또 경제 위기로 인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성향이 강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기도 바로 그때쯤이 되면서 시장의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2010년 안에도 2000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 리서치센터장은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승현 센터장 등 네 명이다. 조병문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 연말에서 늦어도 2011년 연초에 2000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미국이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접어들면서 소비 정상화가 예상된다는 점. 둘째, 미국 대통령 중간선거가 끝나면서 경제 드라이브 정책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 반전할 것이 예상된다는 점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오성진 센터장 역시 세 가지 이유에서 연말께 ‘2000 돌파’를 예상했다. 첫째, 환차익 기대, 연말 배당 투자, 저평가 등에 따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것. 둘째, 2011년 경기 회복과 실적 회복의 기대감이 먼저 반영될 것. 셋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접어들면서 주식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가장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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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긍정적인 요인들은 여러 가지가 언급된 반면 부정적인 요인 중 하나로 거의 모든 리서치센터장들이 언급한 요인이 있었다. 바로 환율이다. 직접적인 영향은 급격한 원화 값 상승으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보다 크게 보면 최근 벌어지고 있는 각국의 ‘환율 전쟁’으로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해 뭉쳤던 국제사회의 공조가 무너질 수도 있어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성진 센터장은 긍정적 요인으로 저금리 정책과 각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따라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 문제나 세계경제의 더블 딥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 기업의 이익 둔화와 글로벌 자금의 유입이 줄어들 가능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미국의 투자 및 고용 회복세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증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재 센터장은 중국의 총통화(M₂) 증가율과 경기선행지수가 하반기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있어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국가들의 내수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호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의 물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것, 그리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1%까지 하락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것은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박희운 센터장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모멘텀의 호조 지속 △국내 경기선행지수 증가율 바닥 도달 △국내 펀더멘털의 추세적 긍정성 지속 등을 꼽았다. 부정적 요인으로는 △3분기와 4분기 실적에 대한 경계 심리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지속 △9월 이후 주가 강세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를 제시했다.
그래도 ‘IT’가 살길이다
올 초 16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현재 1800대 후반에서 1900대 초반 까지 치달았다. 작년부터 정보기술(IT)·자동차·화학 등의 업종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장세를 끌어가는 ‘주도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마땅한 주도 업종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 중 많은 수는 ‘그래도 IT’를 향후 주가를 끌어올릴 주도 업종으로 내다봤다.
박종현 센터장은 “IT 업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표적인 우량주로 장기적으로 보면 내년에도 양호한 이익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에서도 여전히 매력적이어서 우리 증시 리레이팅의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희진 센터장은 “코스피 2000 시대는 IT 업종 주도로 열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재 IT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추가적인 이익 하락이 예상될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IT 기업의 이익 전망이 가장 악화된 순간부터 IT 업종의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오성진 센터장 역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면서 점진적인 업황 개선과 영업 실적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자동차·기계·화학·조선 등 한국의 대표 산업들이 향후 증시를 이끌어 갈 업종으로 평가받았다. 또 은행과 증권 업종 역시 각각 저평가 매력과 증시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등의 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중국·한국·아세안 등 아시아 시장의 내수시장 성장 관련 업종도 앞으로의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업종이다. 양기인 센터장은 “선진국 경기에 대한 노출도가 낮고 아시아 통화 강세에 따른 구매력 증가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섹터”라고 말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유동성 확대의 효과가 크고 중국 경제 확대의 수혜가 겹쳐지는 종목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재성 센터장은 건설 업종이 정부 정책과 저금리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조용준 센터장은 녹색 성장 관련주를 장기적으로 추천했다. 오성진 센터장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기업공개(IPO) 증가로 지주사들의 자산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지주회사들을 추천했고, 에너지 소비 증가와 환경 규제에 따른 투자가 불가피해 원자력·태양광·발전시설 관련 기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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