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천주(孔子穿珠)’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진나라를 지나갈 때 어떤 사람에게 아홉 번이나 구부러진 구멍이 있는 구슬을 얻었는데, 아무리 애써도 실이 꿰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 있던 뽕을 따고 있는 한 아낙네에게 다가가 그 방법을 묻자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찬찬히 생각해 보세요.”

처음에는 의아했으나 공자는 이내 알아차렸다. ‘찬찬히(密)’와 같은 발음의 ‘꿀 밀(蜜)’을 떠올리고, 개미 한 마리를 잡아 허리에 실을 매고 구멍에 넣었다. 반대편 구멍에는 꿀을 발라 놓았더니 개미가 꿀 냄새를 맡고 구멍을 통과해 쉽게 실을 꿸 수 있었다고 한다.

공자는 배움에 신분이나 나이를 따지지 않았다.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라도 배워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공부는 하면 할수록 배울 것이 더 많아진다고 한다. 어느덧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필자는 여전히 배움에 목마르다. 스물여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업해 사업을 키워나가다 보니 비교적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되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최고경영자에게 필요한 자질이 모자라다고 느꼈고, 그때마다 좌절했다. 그래서 필자는 평생을 배움의 자세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최근에는 바쁜 시간을 쪼개 음악과 미술 등 문화와 예술 분야, 그리고 환경과 신·재생에너지까지 두루 배우러 다녔다. 어떤 사람들은 친목과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필자는 정말로 뭔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학교 문을 두드렸다. 여전히 나는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이 끝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사람들은 일상이 너무 바빠 무언가를 배우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누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일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우리는 늘 지금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나보다 더 능력 있고 부지런한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배우기가 더욱 힘들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늘려줄 배움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축구 선수도 무조건 경기장에서 훈련만 하지는 않는다. 요즘에는 전력 분석과 전술 등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더 이상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다. 오늘 성공한 사람이 내일도 성공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좀더 발전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기가 하는 일에만 머무르지 말고 또 다른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힘써야 한다.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찬스가 왔을 때 그 찬스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배움’이다.

헨리 포드(Henry Ford)는 “배우기를 그친 사람은 스무 살이든 여든 살이든 늙은 것이다. 항상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은 젊다. 삶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정신을 늘 젊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움은 운 좋게 당첨되는 복권과 같은 것이 아니다. 열정과 끈기를 가지고 오랫동안 전념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배움에는 끝이 없다. ‘살며 배우며’는 우리의 삶을 인도해 주는 지혜로운 좌우명이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나와 다른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다.

우리 인생에서 이제부터 ‘배움’을 경영해 보는 것을 어떨까.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내 가능성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 가능성은 내가 만들기 때문이다.


[CEO 에세이] 배움을 경영하자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약력 : 1949년생. 72년 건국대 농화학과 졸업. 87년 연세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 졸업. 90년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75년 종암교실 개설. 76년 한국공문수학연구회. 92년 대교문화재단 이사장. 96년 대교그룹 회장(현). 2008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