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코리아로 가는 길: 유라시안 네트워크'
이 책은 일단 ‘이민화’라는 이름의 묵직함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현 국무총리 위촉 기업호민관인 지은이는 국내 벤처 1호로 꼽히는 ‘메디슨’을 1985년 창업한 이후 벤처협회 설립, 코스닥 설립 주도, 벤처기업 특별법 제정, 한국 기술거래소 이사장을 지내는 등 국내 벤처의 산증인이자 ‘대부’로 통한다.이 호민관은 한국의 기업 환경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하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진입할 때는 선진국 따라하기와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통하겠지만,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갈 때는 ‘따라하기’가 아닌 ‘남들과 다르게 하기’가 필요하고 대기업이 아니라 벤처라는 환경을 활성화해 실패와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창의적인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 하나 그가 지적하는 것은 한국의 발전과 생존은 무조건적인 개방에 있다는 것이다. 전자·유통·영화 등 개방을 우려했던 분야는 오히려 경쟁력이 생겨났지만 개방하지 않은 의료·법률·교육·금융·행정은 국내 최고의 두뇌들이 모여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사례를 든다.
나아가 한국의 21세기 발전 전략으로 ‘유라시안(몽골리안)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유라시안 네트워크는 몽골뿐만 아니라 헝가리·터키·핀란드·인도·동남아시아·남미에까지 모든 몽골리안 혈통을 아우르는 큰 그림이다. 유라시안 네트워크를 내세우는 이유는 한국과 인종·언어·정서적으로 가장 쉽고 빠르게 동질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호민관은 책에서 절반 이상을 할애해 역사적으로 몽골리안 네트워크가 어떻게 ‘인류 최초의 세계 무역 대국’이 되었는지, 즉 팍스 몽골리아의 탄생에서부터 흥망성쇠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굉장히 심도 있게 조사한 지식을 풀어 놓는다. 세계사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긴 이야기의 요지는 몽골리안의 유전자 속에는 옛적 무역대국을 이룩한 교류의 DNA가 있고, 이를 살려 디지털 실크로드를 다시 재건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은 인구 규모, 경제 규모, 기술 수준에서 이 네트워크를 주도할 가장 적합한 국가로서 그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끝나지 않은 추락
조지프 E 스티글리츠 지음/장경덕 옮김/584쪽/21세기북스/2만9800원 2001년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에 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세계적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21세기 첫 금융 위기에 대해 분석한 신간.
이번 위기를 미리 내다본 몇 안 되는 경제학자인 지은이는 시장과 정부의 균형, 공동체와 신뢰의 가치를 주장하면서 특수 이해 집단의 이기주의를 맹렬히 공격한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 위기는 우연이 아니라 글로벌 통화,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결함이 원인이라고 결론짓는다.
거인과 싸우는 법
이기형 지음/336쪽/링거스/1만4000원 맨손으로 ‘아이리버’를 만들어 매출 5000억 원대 회사를 일궜다가 실패를 겪고 무일푼으로 돌아온 양덕준 전 아이리버 대표의 여정을 담은 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아이리버가 보여준 위대한 도전만큼은 다음 세대에 이어져야 한다는 의도로 지어졌다. 기자 출신의 지은이는 ‘용비어천가’나 회고록 형식이 아니라 사마천의 ‘사기’를 쓰듯 객관적인 시선으로 실패의 과정을 솔직하게 담았다.
양 전 대표가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에서 시작되는 인터뷰로 글은 시작된다.
Small Giants: 대한민국 강소기업
이장우 지음/364쪽/미래인/1만8000원 현직 중소기업학회 회장이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인 이장우 교수(경북대)가 쓴 경영 전략서.
냉혹한 정글 법칙이 지배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한 강소기업(Small Giants)들의 성공 비결과 지속적인 경쟁력을 만들어낸 차별화 원천이 무엇인지 되짚고 있다.
컴투스·잉크테크·바이로메드·안철수연구소·팅크웨어·에이스테크놀로지·누가의료기·콤텍시스템·오스템임플란트·인터파크·아이디스·인피니트헬스케어·김영사·그룹에이트 등의 사례 분석도 흥미롭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 (10.14~10.20)
1. 부자들의 음모/로버트 기요사키 지음/윤영삼 옮김/흐름출판/1만6000원
2. 취업의 정답/하정필 지음/지형/1만3000원
3.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지음/이수경 옮김/엘도라도/1만2000원
4. 린치핀/세스 고딘 지음/윤영삼 옮김/21세기북스/1만5000원
5.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
6. 하루 10분의 기적/KBS 수요기획팀 지음/가디언/1만2000원
7. 멋지게 한말씀/조관일 지음/쌤앤파커스/1만5000원
8.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9. 공피고아/장동인 외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10. 골프천재가 된 홍대리/김헌 지음/다산라이프/1만5000원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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