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쿨렐레 밴드 ‘우쿨렐레 피크닉’ 조태준

[프로의 세계] “우쿨렐레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세요”
요즘 하와이 전통 악기인 우쿨렐레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 그중에서도 직장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바쁘기만 한 일상 속에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우쿨렐레라는 악기를 통해 풀기 위한 것이다.

“친구들이나 팬들, 우쿨렐레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보면 그분들도 똑같은 얘기를 해요. 먹고살기 바쁜 것에 지쳐 좀더 평화롭고 여유로운 무엇인가를 찾게 되는데, 그게 바로 우쿨렐레였죠.”

우쿨렐레 밴드인 ‘우쿨렐레 피크닉’을 이끌고 있는 뮤지션으로 유명한 조태준 씨는 “우쿨렐레는 선율 자체가 평화롭고 자연 친화적이어서 현대인에게 위로가 되는 악기이자 음악”이라고 정의한다.

“게다가 누구나 배우기 쉽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죠. 기타를 배울 때도 코드 하나 익히려고 몇 날 며칠을 고생해야 하는데 비해 우쿨렐레는 코드 운지법이 어렵지 않아 조금만 익히면 누구나 웬만한 노래 하나쯤은 다 연주할 수 있거든요.”

여유와 행복을 찾는다면 ‘딱’

일본인 하찌와 부산 청년 TJ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2인조 포크그룹 ‘하찌와 TJ’의 멤버 TJ가 바로 조태준 씨다. 그저 음악이 좋아 기타를 연주하고 늘 음악에 관심이 있던 그는 음악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인 ‘하찌 아저씨’와 우연히 만났고 그룹을 결성했다. 2006년 1집 앨범을 낸 ‘하찌와 TJ’는 “장사하자, 장사하자, 먹고 살자 오늘도 방실방실…”이라는 노랫말이 독특한 노래 ‘장사하자’를 히트시켰다.

또한 가수 알렉스가 MBC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뽀뽀하고 싶소~”라고 불러 화제가 됐던 노래 ‘남쪽끝섬’ 역시 ‘하찌와 TJ’의 노래다. “우쿨렐레를 처음 만난 게 바로 그 ‘남쪽끝섬’을 녹음할 때였어요.” 같은 멤버 하찌와 함께 일본에서 녹음하던 때였다.

사랑에 빠진 연인의 알콩달콩한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기타 반주가 심심하게 여겨지던 차, 같은 멤버인 하찌가 우쿨렐레 연주를 권했다. 음악을 하지 않을 때는 기타 레슨을 할 정도로 기타에 능숙했던 그였기에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우쿨렐레를 쉽게 연주할 수 있었다. ‘남쪽끝섬’이라는 노래와도 너무 잘 어울렸지만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서도 우쿨렐레는 그에게 꽤 남다른 감흥을 안겨줬다.

“우쿨렐레는 참 재미있는 악기예요. 타악기로, 멜로디 연주 악기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어요. 그리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노래 속에도 알게 모르게 우쿨렐레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스티비 원더의 이즌쉬 러블리(Isn’t she lovely) 속에도 우쿨렐레 선율이 들어 있는 것처럼요.”
[프로의 세계] “우쿨렐레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세요”
작고 앙증맞은 외양도, 연주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색깔을 자아내는 변화무쌍함도 그의 마음에 쏙 들었다. 그 후 우쿨렐레는 늘 그의 손을 떠나지 않았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그의 손에 우쿨렐레가 들려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우쿨렐레는 그에게 또 다른 인연들을 만나는 계기를 주었다.

그 못지않게 우쿨렐레의 매력에 푹 빠진 동료 뮤지션들도 만나고 인연을 맺게 됐다. 영화 ‘즐거운 인생’, ‘님은 먼 곳에’ 음악 작업을 한 영화 음악가 이병훈 씨와 언더씬에서는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멤버 계피와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우쿨렐레 밴드인 ‘우쿨렐레 피크닉’을 만들고 또 음반을 내게 된 것이다.

“함께 연습하고 공연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악기 자체가 가진 매력 때문인지 우쿨렐레를 연주하면 자신도 모르게 평온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을 연주하면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올여름은 유난히 바쁘게 지냈다. 우쿨렐레가 하와이 전통 악기여서 아무래도 여름에 찾는 이들이 많았던 때문이다. 9월에만 해도 우리나라 음악 프로그램이란 음악 프로그램에는 모두 출연했다. 지산 록 페스티벌에서 사흘 동안 공연도 했다. 하지만 올여름 그에게 뜻 깊었던 일은 또 있다.

“바로 우쿨렐레 교재 겸 DVD인 ‘조태준의 쉐리봉 우쿨렐레’를 낸 일이죠.” 연주하고 앨범을 내는 일에 그치지 않고 교재까지 집필하게 된 이유는 우쿨렐레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우쿨렐레를 가르칠 때 쉽게 설명해 놓은 관련 교재와 악보 자료가 없어 참 많이 애를 태웠어요. 그래서 결국은 그냥 제가 아는 선에서 가르쳐 왔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점점 노하우가 생긴 것이죠.”

그가 목표한 것은 기타처럼 하나씩 코드를 외워가며 힘겹게 익히게 하는 것보다 누구라도 우쿨렐레를 쉽고 만만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악기를 하나라도 배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거예요. 직접 노래를 연주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얼마나 지루한 시간이 반복되는지. 게다가 중간에 거쳐야 하는 과정도 너무 많잖아요.”

그는 코드나 진행을 어렵게 배우는 것보다 누구라도 교재를 보면 금세 우쿨렐레로 노래 한 곡쯤은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의 레슨 경험들과 가르치면서 익혔던 노하우들을 바탕으로 ‘조태준의 쉐리봉 우쿨렐레’라는 책을 쓰게 된 거예요.” 우쿨렐레 고르는 법에서 운지법, 악보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실어 초보자도 쉽게 연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고, ‘제주도의 푸른밤’, ‘말달리자’, ‘밤이 깊었네’ 등 가요 악보를 실었는가 하면 직접 연주하는 DVD 영상으로 우쿨렐레를 배우려는 이들의 열망을 자극했다. 그 덕분에 이 책은 우쿨렐레를 배우려는 이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자리 잡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좋은 음악을 더 많이 나누고 싶어

“요즘 제일 기분 좋은 일은 우쿨렐레가 많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작년까지 1000대 정도가 팔려나갔다면 올해는 벌써 4000대 넘게 팔렸대요. 그만큼 우쿨렐레에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는 분들이 늘었다는 얘기죠.

우쿨렐레를 좋아하고 밴드를 하는 입장에서 우쿨렐레의 매력을 알아주는 분들이 늘어난 것보다 더 기쁜 게 또 있을까요? 게다가 우쿨렐레 밴드를 하면서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끼리 친해지면서 한결 더 제 자신이 여유로워지는 걸 느껴요. 그 덕분에 더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요.”

그래서 그는 내년 여름에는 더 좋은, “미친 듯이 좋은 노래들”을 우쿨렐레 밴드로 선보일 생각이다. 그러기에 그는 요즘 행복하다. 여전히 가난한 뮤지션이지만 좋은 음악이 있고 좋은 동료가 있어 평생 요즘 같이만 살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에게 우쿨렐레를 빨리 익힐 수 있는 비결을 마지막으로 물어보았다.

“우쿨렐레를 좋아하는 것이죠. 좋아하게 되면 자꾸 연습하게 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쩍 솜씨가 좋아진 걸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저처럼요.”


약력 : 1979년생. 동부산대 졸업. 2006년 ‘하찌와 TJ’ 포크 듀오 밴드로 뮤지션 활동 시작. 1집 ‘하찌와 TJ’ 발매. 2010년 영화 음악가 이병훈, 가수 계피와 함께 우쿨렐레 밴드인 ‘우쿨렐레 피크닉’ 결성. 2010년 조태준의 ‘쉐리봉 우쿨렐레’ 출간. 현재 비틀스 카피 밴드 타틀즈로도 활동 중.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