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MASOK 공동기획⑮ - 구교식 와이더플래닛 대표

구교식 와이더플래닛(WIDER PLANET) 대표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 및 전략 전문가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가며 마케터로 맹활약했다. 1993년 SK텔레콤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2002년까지 마케팅 매니저로 일했다.

2003년부터는 오버추어(야후코리아)와 다음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했다. 2007년에는 가구 업체인 한샘으로 옮겨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으로 성과를 냈다. 더욱이 오버추어에서는 CPC(Coast per Click) 광고, 즉 클릭당 광고비를 받는 광고를 처음 선보이면서 검색 광고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샘에서도 온라인 유통 채널을 구축했고 온라인 전용 상품(SAM)을 개발해 히트시켰다. 지금은 모바일 마케팅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더플래닛을 설립,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온·오프라인 마케팅 경험 풍부
[마케팅 고수의 비밀노트] “소비자 입장에서 A부터 Z까지 생각해야”
오프라인 유통을 하던 회사들은 온라인 유통에 대한 딜레마가 적지 않다. 자칫하면 오프라인 유통과 충돌할 수 있는데다 마케팅 전략의 혼란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 대표가 전통적 오프라인 업체인 한샘에서 온라인 유통을 크게 성공시킨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7년 초 구 대표가 한샘의 마케팅 이사로 부임했을 때 한샘의 오프라인 유통은 직매장과 대리점 유통 등 2개 채널로만 구성돼 있었다. 온라인 유통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2007년 12월 기준 매출 비중에서 온라인 유통은 약 8%에 지나지 않았을 정도였다.

그것도 대개 오프라인 유통에서 단절됐거나 제품 품평회에서 탈락한 비주력 제품 위주로 팔았다. 이는 온라인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지 않았고 가격도 비쌌다.

구 대표는 온라인 유통 채널의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먼저 홈페이지부터 전면 개편했다.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검색·쇼핑·전문뉴스 등의 주요 기능도 탑재했다. 주요 포털 출신 인력을 보강해 온라인 마케팅 역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유통 채널도 직매장·대리점몰·오픈마켓 등 3개로 세분화하고 채널별로 전문 담당자를 뒀다. 온라인 전담 MD팀을 운영한 것은 물론이다.

인프라를 갖춘 뒤 온라인 유통 채널 전용 상품을 개발했다. 온라인 소비자들의 가구 구매에 대한 잠재 욕구를 깨울 수 있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이렇게 나온 것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샘(SAM), 샘 키즈(SAM Kids) 등 샘 시리즈다.

샘이라는 브랜드는 선생님을 뜻하는 은어를 의인화한 콘셉트다. 제품은 소비자의 공간 상황에 따라 맞춤 구성이 가능한 모듈방식의 수납 가구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한샘이 직접 제작해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월 1만5000~2만 개를 팔아 국내 가구 업계 브랜드 제품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경영 실적도 2008년 170억 원에서 2009년 30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구 대표는 샘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4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빙 더 독(Being the Dog)’의 관점을 유지했다.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수립했다. 둘째, ‘왜(Why) 10, 관찰·통찰 10, 자문 10’이라는 자신만의 방식을 사용했다. 10번 이상 스스로 되묻고, 10번 이상 자문했다.

셋째, 10수 앞을 내다보고자 했다. 사안을 장·단기적으로 예측하고 목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넷째, 커뮤니케이션에 심혈을 기울였다. 온라인 유통을 추진하면서 회사 내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오프라인 유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그렇지만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었다.

구 대표가 와이더플래닛을 설립한 것은 오버추어 시절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구 대표는 국내 최초로 클릭 건수당 광고료를 받는 광고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구 대표는 직감했다.

네이버·구글·오버추어 같은 회사의 툴을 이용할 경우 광고주는 소비자가 누군지도 모른 채 광고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도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보고 싶지 않은 광고도 봐야 한다. 구 대표는 “스마트폰은 일반 PC와 달리 개인화된 기기”라고 강조했다. “광고주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한 줄짜리 광고의 시대는 저물었다”는 것이다.

와이더플래닛이 제공하는 모바일 마케팅·광고 플랫폼 서비스는 소비자와 광고주가 ‘윈-윈’하는 구조라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광고주는 타깃 소비자에게 광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2월 중에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향후 계획을 물었다. 그는 “이미 국내 업체들의 반응이 좋다”며 “여세를 몰아 미국 등 해외 진출도 앞당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돋보기 후배들을 위한 Tip

“책 읽으면 A4 2장 분량으로 요약하라”

구교식 대표는 “관찰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찰은 본질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일정한 도를 넘으면 통찰이 된다는 것이다. 관찰을 통해 어떤 사안이라도 본질을 파고들어야 정확한 해결책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핵심을 요약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복잡한 사안도 핵심을 요약하는 기술이 뛰어나면 누구보다 빨리 정답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일환으로 “책을 보고나서 A4 2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하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했다. “상대방 입장으로 전환하는 습관도 길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를 들어 연애할 때 뭐든지 상대방 입장에 서면 그 사람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설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떤 상황이라도 A부터 Z까지 예측해 보고 시나리오를 써 보라는 것이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