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통신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리 경호안전통제단(단장 김인종 청와대 경호처장)은 초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주요국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 등 총 30여 명을 한 치의 착오도 없이 경호해야 한다는 엄청난 과제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단 하나의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해도 G20 정상회의 행사 자체가 빛이 바랠 수 있다. 격한 시위로 주요 국제회의가 무산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정부는 요인 경호와 안전한 회의 개최를 위해 육·해·공 입체 작전에 들어갔다. 군과 경찰 등 모두 6만여 명이 동원된다.
G20 정상회의 기간 군과 경찰 등 6만여 명 동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태운 ‘에어포스 원’이 11월 11일 우리나라 영공에 들어오자 우리의 공군 KF-16 전투기들이 바짝 따라붙었다. 조종사들은 공군기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에어포스 원’을 성남 서울공항으로 유도했다.
전투기들의 주목적은 ‘에어포스 원’의 안전한 착륙 유도 외에 북한의 불시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지상의 각 공군기지에는 다른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상 대기하고 있었고 전방과 수도권 방공포 부대도 유사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비상 상태에 돌입해 있었다. 바다에선 해군 함정들이 경계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비행기에서 내려 간단한 환영 행사를 가진 후 숙소인 서울시내 A호텔로 이동했다. 도로 주변엔 삼엄한 3중 경계망이 펼쳐졌다. 도로에서 5km 떨어진 곳까지 경호 벨트로 지정됐다. 야산 등에 무장 군인들이 깔려 수색에 나섰다. 정상이 움직일 때 도로 주변 500m가 통제됐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시위에 대비해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대통령 일행 차량 앞뒤와 옆엔 무장 차량들이 근접 경호했다. 무장 헬기가 차량 위를 돌며 돌발 상황에 대비했다. 한강엔 무장 보트들이 강을 통한 테러범들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 숙소인 호텔 주변도 삼엄하긴 마찬가지였다. 역시 3중 경계망이 펼쳐졌다.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각국 정상들은 인천공항·서울공항·김포공항 등으로 나눠 도착한다. 회의장인 코엑스 주변, 정상들이 묵는 서울 시내 12개 호텔, 11일 저녁 환영 리셉션과 만찬이 잡힌 국립중앙박물관, 문화 행사가 예정된 경복궁 등 주변엔 삼중의 경계가 펼쳐진다. 회의장인 코엑스는 반경 5km 이내를 경호안전구역으로 설정해 시위대 차단, 의심 차량 검문검색 등을 한다.
회의장 근처에선 테러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가 취해진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12일을 며칠 앞두고는 회의장에의 우편물 배송이 제한된다. 서울 하늘에서 비행체나 비행 장치의 비행도 금지되며 회의장 인근 맨홀도 봉인된다. 행사장 주변에 일정한 반경을 정해 폭 2m에 높이 2.2m의 안전 방호벽 800개를 설치하고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군은 G20 행사 기간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비무장지대(DMZ),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일대 도발 등 8개 유형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또 ‘초경량 비행 장치에 의한 테러’ 등 9개의 행사 방해 테러 유형도 상정해 놓고 있다.
또한 인공위성 등을 통한 대북 감시를 강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북한이 최근 서울의 상하수도망 자료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호안전통제단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영식 한국경제 정치부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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