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률 싸이칸 홀딩스 회장

[Focus] ‘꿈의 공간’ 만들어가는 게임 업계 대부
지난 10월 18일 삼성역 인근의 한 모델하우스에서는 최근 부동산 침체기에 접하기 힘든 장관이 펼쳐졌다. 강남 중심에 들어서는 오피스텔 분양 현장에는 새벽부터 투자자들이 줄 서 기다리며 청약에 나섰다.

거주자 우선 분양 물량으로 나온 58실을 두고 이날 하루 동안 총 2134명이 청약을 마쳐 37 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그리고 일반 분양이 있었던 10월 21, 22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근 침체된 부동산 경기와 반대로 역세권의 소형 오피스텔이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 오피스텔은 강남역과 신논현역에서 가깝고 신분당선과 연결되는 서초동 교보타워 뒤에 위치한다는 뛰어난 입지 조건과 명품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가 최초로 오피스텔을 짓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59㎡형의 분양 금액이 3억 원 내외여서 실수요자들뿐만 아니라 초저금리 시대에 임대 수익 등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의 시행사인 ‘싸이칸 홀딩스’가 어떤 기업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싸이칸 홀딩스는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자 게임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김정률 회장이 지난 2006년 설립한 부동산 개발 업체다.

김 회장은 2000년 직원 5명으로 그라비티를 설립한 후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등을 세계 47개국에 수출했고 2005년에는 미국 나스닥 직상장, 그리고 같은 해 그라비티를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에 4000억 원에 매각해 ‘한국 벤처 산업의 신화’로 불려 온 인물이다. 김 회장이 그라비티 지분을 팔고 받은 4000억 원은 국내 벤처 역사상 최고 매각 금액이었다.

게임 산업에서 부동산 개발업으로,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영역으로 전환한 동기를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청년 때부터 롯데월드와 같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밝혔다.

즉, 부동산 사업도 게임 사업을 하면서 그가 늘 강조하던 ‘콘텐츠의 힘’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김 회장은 2006년 싸이칸 홀딩스를 설립하고 첫 사업으로 2007년부터 인천시 동춘동과 옥련동 일대 송도유원지를 포함해 총면적 25만㎡를 매입하고 ‘한국형 디즈니랜드’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 싸이칸 홀딩스는 이 사업과 관련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롯데월드 민속촌, 서울랜드, 대구 우방랜드, 부산 롯데플라자 등에 게임 시설을 직접 조성한 경험이 있다.

“4년 전 송도유원지를 가보니 거의 버려진 땅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인천공항에서 가깝고 인천대교가 개통돼 중국과 동남아의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더욱이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현재, 이 공간을 한국을 알리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분양을 시작한 강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도 김 회장이 강남의 노른자위 땅 1802㎡를 매입하고 쾌적한 도심형 주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 김 회장은 “강남역 아이파크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입주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를 비롯해 내부 인테리어 등 모든 분야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고 있다”며 “돈 버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차별화된 명소를 만드는 것이 더 보람 있다”고 말했다.


약력 : 1954년생. 일본 도쿄전기대 수료. 94년 한국게임제작협회 회장(현). 2000년 그라비티 대표이사. 2005년 싸이칸 홀딩스 회장(현). 2006년 싸이칸 엔터테인먼트 설립.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