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 10인에게 듣는다
주가 2000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아직도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해외 기업들의 주식 값에 비해 한참 싸기 때문이다. 뛰어난 제품과 탄탄한 재무구조로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지 오래인데도 말이다.이 때문에 국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그날이 언제쯤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을까. 국내 주요 증권사 10인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모두가 ‘지금은 대세 상승기’라고 답했다. 즉 지금 주식을 사면 어느 시기가 될 때까지는 꾸준히 오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리서치센터장들은 2011년 말까지는 이 같은 대세 상승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은 2011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등의 경기선행지수가 4분기 중 반등할 것으로 보여 아시아 국가들의 경기 모멘텀이 주가 상승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대세 상승은 “선진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바뀌고 주식시장의 저평가 메리트가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현 토러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어도 2011년 상반기까지는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급 개선, 그리고 경기 회복세 전환에 따라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 기간 동안 주가가 2300선까지 급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기업 생산 비용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1~2분기 정도 횡보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긴 그림으로 본다면 2012년까지는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2년은 이어질 ‘대세 상승기’
물론 중간 중간 지루한 시기를 보내거나 부침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론은 2012년 전까지는 ‘고(go)’라는 게 중론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월 중 올해 고점을 달성하고 4분기는 조정이 예상된다”며 “조정 기간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상승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올해처럼 ‘성장’을 중심으로 한 실적 장세가 아니라 ‘주가 재평가’, 즉 우리 기업들의 주식이 한 단계 높이 평가하는 리레이팅의 단계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 우리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우수해진 데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도 좋기 때문에 그동안의 디스카운트 요인들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풍부한 유동성은 긍정적이지만 2010년 안에 1950선을 돌파하면서 추가적인 상승이 가파르게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1분기에는 저평가된 한국 주식의 매력이 다시 빛을 발하면서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2011년 말은 양적 완화 등 통화정책의 부작용이 시작될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은 2012년에나 가야 꺾일 것으로 보인다.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1년까지는 대세 상승의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2012년에는 선진국 통화 긴축 기조와 인플레 압력 증가로 추세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대세 상승은 2011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2012년에는 각국 정부의 재정 적자 감축 노력, 유동성 회수 등의 영향으로 주가의 높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2011년 말 정도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의 기운에 올라타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직접투자도 좋다. 하지만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펀드,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 등 주식 관련 간접투자 상품도 괜찮아 보인다.
더욱이 정보기술(IT)·금융·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 위주로 운용되는 정통 주식형 펀드는 코스피지수 상승의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펀드다. 또 다른 국내 주식 펀드로는 가치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를 꼽을 수 있다.
김남수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유형의 펀드는 지난해 3월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동안 시장 주도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여줬다”며 “코스피 2000 이상에서는 최근의 코스닥 강세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까지의 흐름과 다소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식형 펀드가 부담스럽다면 공모주 펀드나 ELS와 ELF 같은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 공모주 펀드는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투자해 기본적인 수익을 확보한다.
공모주 투자를 통한 초과 수익은 펀드 매니저가 우량 공모주에 선별적으로 투자해 얻는 형식으로 낸다. 김 애널리스트는 “충분한 기간을 갖고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면 채권 펀드와 비교해 수익성을 높이면서 주식 펀드에 비해 안정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LS(또는 ELF)는 주식 펀드보다 안정성을 보완한 상품이다. 코스피 연계 ELS 또는 ELF를 활용할 경우에는 지수가 횡보하거나 소폭 하락할 때에도 예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투자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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