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성상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선임연구원
![[학교기업 ‘빅뱅’ 막 오르다] “다양한 모델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AD.25527329.1.jpg)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이성상 선임연구원은 학교기업의 목적과 운영 방식에 따라 이제는 교육형과 수익형으로 양분해 성과에 대해 각자 다른 평가 지표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교육형 학교기업의 경우 학생들의 현장체험·실습교육을 위한 목적이므로 많은 수익이 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학교기업 관련 프로그램과 강의에 대한 참여 학생 수와 학점으로 평가하는 것이 마땅하다.
반면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도 사업 경쟁력을 갖춘 수익형 학교기업은 국감에서의 의견처럼 특허 수나 수익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기업이 최근 급증하면서 점차 교육과 수익이란 두 영역의 교차점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명확하고 구분된 평가 지표가 없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최근 다양해지는 학교기업에 걸맞은 지원 사업을 위해 개선 방안 연구에 돌입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서 기술지주회사를 연구해 오던 이 연구원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의뢰를 받아 ‘학교기업 향후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교육 목적을 넘어 시장에서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학교기업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이런 곳을 하나의 기업으로 독립시키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학교기업은 정확하게 말하면 법인 형태의 기업이 아닙니다. 학교가 운영하는 하나의 부서일 뿐이죠. 따라서 별도의 회계 기능을 가질 수 없고 계약도 자체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소비자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고 학교기업의 직원은 대부분 교수 등이 겸직하고 있는 형태죠.”
이 연구원은 인천대의 학교기업 사례를 제시했다. 인천대는 해조류 화장품과 친환경 공기정화기 사업을 학교기업 형태로 운영하다가 이 사업들이 특허가 많고 매출이 늘면서 사업화 가능성이 높아 기업지주회사를 통한 독립 운영 방식으로 바꿨다. 인천대는 이러한 사업을 통해 연간 20여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올리고 있어 학교 재정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연구원은 학교기업의 성공 가능성은 기술적 기반이 있는지, 그리고 대학의 특성과 잘 부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한의학이 특화된 경희대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례라는 것이다. 학교의 특성이 든든한 기반이 돼 학교기업이 시장에서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학교기업이 다양한 모델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수익형 학교기업이 늘면서 수익 모델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원래 도입 취지였던 교육 효과를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가 당면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학교기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현장 교육이 학교기업의 취지였는데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화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수익을 창출해 보자’는 목적으로 너도나도 학교기업 운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연구원은 교육과 수익의 목적이 적절하게 균형을 갖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짚으며 이분법적으로 교육 기능과 수익 기능을 나눠 제도상 두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더욱이 수익형 학교기업이 학교에서 독립하려고 할 때 자산 문제나 관계 법령 등 제도적인 문제가 아직 산적해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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