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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 금값이 온스당 1370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데 이어 구리와 니켈 등 주요 금속재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유가까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 동향을 나타내는 로이터 제프리 CRB(Comodity Reserch Bearau) 지수는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10월 13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금 12월물은 전날보다 온스당 23.80달러(1.8%) 급등한 1370.50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금값은 뉴욕 시장 정규 거래 이후 이어진 전자 거래에서 한때 온스당 138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3.94달러로 1980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또 깼다.
베이럼 딘서 LGT은행 애널리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조만간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다시 확인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 금과 은값 상승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급증하는 수요에 생산량 못 따라가

자비에 란느그라스 소세에떼제네랄 애널리스트는 “중국 등 신흥 국가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채굴 사고 빈발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단가가 높아지는 것도 장기 랠리에 무게를 실어주는 요소들”이라고 말했다.
구리·알루미늄·납·니켈·주석 등 6개 비철금속의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런던금속거래소(LME) 지수는 최근 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구리 값은 지난 10월 13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27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물 구리 값은 전날 대비 0.7% 오른 톤당 8403달러로 마감했다. 4분기 평균 가격은 지난 3개월에 비해 10%나 상승했다. 이날 주석 값도 톤당 2만7100달러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철금속 가격 상승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구리의 경우 1년 내에 현재보다 35% 오른 톤당 1만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 국가인 칠레의 생산량이 2007년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악천후와 파업 등도 생산량 감소를 유발하는 원인이다. 세계 최대 주석 채굴 업체인 인도네시아의 PT티마사는 최근 “폭우로 2010년 계약량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지속적인 원자재 매입이 금속 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특히 중국이 거의 대부분의 금속을 엄청나게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구리 소비량은 1995년 이후 4배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수요 비중이 10% 이하에서 40%까지 늘어났다.
FT는 이러한 중국의 금속 소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경제가 금속을 더욱 필요로 하는 성장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소비재 수요가 급증하고 철도·전력·하수도 등 인프라 투자가 확산돼 앞으로도 중국의 원자재 폭식이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경기 둔화와 달러 약세에 대응한 헤지 펀드, 연금 펀드 등의 투자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도 금속 값 상승을 이끄는 요인들이다.
유가 역시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상승했다. 10월 1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물은 전날보다 1.34달러(1.6%) 오른 배럴당 83.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세계 최대 원유 트레이더인 스위스 비톨의 이안 테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가격은 내년까지 배럴당 85달러 선까지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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