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서 배우는 패션 코디법

‘얼짱’과 ‘몸짱’만 매력남이라고 할 수 있을까. 늘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인터넷 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잘생긴 남성보다 자상하고 요리를 잘하는 남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스타일의 남성을 선호하는지 물었더니 ‘자상하고 요리 잘하는 알렉스 같은 사람’이 가장 많았다.

‘재치와 유머 있는 유재석 같은 사람’을 꼽은 응답이 그 다음이었고 ‘귀엽고 애교가 많아 나를 웃겨줄 것 같은 조권 같은 사람’ 순이었다. 얼짱과 몸짱 선호도는 10% 미만이었다.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나 알렉스처럼 요리 솜씨로 여성을 매혹하는 남성이 요즘 여성들에게는 새로운 매력남으로 꼽힌다.

그래서 등장한 말이 ‘개스트로섹슈얼(gastrosexual)’이다. 개스트로섹슈얼은 미식가를 뜻하는 ‘개스트로놈(gastronome)’과 성적 매력을 암시하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성공을 거둔 ‘식객’의 주인공 성찬은 요리의 달인 이전에 자상하며 속 깊은 남성의 대명사다. 또한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인기를 모은 알렉스 역시 신애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해 주는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여성이 원하는 남성상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었다.

얼마 전까지도 몸짱 열풍을 강요받았고 배에는 식스 팩이 존재하고 피부도 좋아야 하며 머리숱도 많아야 되고 심지어 요리까지 잘해야 되는 시대가 왔다. 남성이 사랑하는 여성을 위해 요리도 잘해야 되는 다재다능한 남성이 돼야 된다는 말이다.

필자는 최근 서울시와 LG전자가 주최하는 ‘2010 LG 글로벌 아마추어 요리대회(LG Life Tastes Good Championship)’를 방문한 적이 있다. ‘세계의 요리를 당신의 식탁에(World on your table)’란 주제로 펼쳐진 이 대회에서 전 세계 22개국의 25개 팀(40명)이 참가해 LG 광파오븐을 활용한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였는데 그곳에서 실제로 요리 프로그램의 MC를 맡고,푸드 에세이집을 낼 만큼 요리에 조예가 깊은 알렉스를 만났다. 필자는 그를 통해 요리를 잘하는 남성이 패셔너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요리도 패션이고 패션도 요리다. 17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 요리가 유럽 전역에 퍼지면서 문화도 함께 영향을 끼쳐 파리가 패션과 에티켓의 발원지가 되는 데 이르렀다. 요리의 발달이 요리를 관장하고 사교 생활 전반을 주관한 여성들의 문화적·사회적 신장을 이끌었다고 한다.

이처럼 요리와 패션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의 요리가 세계화되려면 전통을 잘 살리면서 세련되게 변형시켜야만 한다.

그렇다면 한국 남성의 패션이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한식의 세계화처럼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를 잘해야만 한다. 믹스 앤드 매치는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서로 상반된 느낌의 옷을 코디하는 것을 말한다.

즉 화이트 셔츠에 힙합 바지를 입거나 청바지에 정장 조끼를 매치하는 것처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타일을 함께 사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한식이지만 고추장으로 만든 파스타나 ‘2010 LG 글로벌 아마추어 요리대회’에서 스타 셰프 에드워드 권이 선보인 프렌치식 삼계탕처럼 고정관념을 탈피하면서도 세련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변화의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필자는 어렵지 않고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믹스 앤드 매치 스타일링을 이번 주 제안해 본다.

가을 느낌 물씬한 카멜색 활용하기

올 시즌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아 뉴 블랙이라고 불릴 만큼 존재감이 막강해진 카멜. 카멜색은 낙타 털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을 풍길 수 있어 가을이라는 시즌 코드에 아주 적절한 색깔이다.

이는 네이비·그레이·블랙·화이트 등 기본 색깔에 해당되는 색감과 잘 어울리며 무난하게 스타일링 해도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카멜과 블랙의 스트라이프 스웨터와 카멜 컬러 팬츠를 센스 있게 매치해 스마트하면서도 포근한 인상을 연출하고 있다.

[패션 & 뷰티] 요리 잘하는 남자가 패셔너블하다
트렌치코트로 멋스럽게


가을이라는 계절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패션 아이템은 바로 트렌치코트다. 이것이 없는 가을은 가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이 두 가지 아이템은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캐주얼이나 정장 위에도 무난하게 잘 매치되는 트렌치코트는 가을에 꼭 하나 가지고 있어야 할 필수 아이템이다. 블랙 슈트에 살짝 짧은 미니멀한 디자인의 트렌치코트를 매치해 깔끔하면서도 중요한 미팅에 잘 어울리는 격식을 갖춘 룩을 선보이면 좋을 듯하다.

아웃도어 룩 믹스하기

최근 트레킹 붐과 함께 이번 하반기에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잇 트렌드’인 아웃도어 룩에 주목하자. 요새 아웃도어는 가벼우면서도 방풍·방수·경량 등 다양한 기능성과 함께 칙칙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화사한 컬러와 다양한 디자인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클래식한 캐주얼 룩에 트레킹 부츠를 매치하는 등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줘도 좋고 캐주얼한 아이템과 함께 믹스해 활용해도 된다. 올해 가을과 겨울에는 실용성과 예쁜 디자인을 겸비한 코오롱 스포츠의 고어텍스 아웃도어 룩을 믹스 매치해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해 보자.

스니커즈에 정장 입기
[패션 & 뷰티] 요리 잘하는 남자가 패셔너블하다
운동화는 원래 기능성에 초점을 둔 스포츠 목적이었지만 다양한 아티스트, 디자이너와의 컬래버레이션과 최고급 제품 라인을 개발하면서 패션으로 발전했다.

스포티하고 트렌디한 운동화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이지만, 최근에는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입고 신을 수 있을 만큼 댄디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의 제품들도 만나 볼 수 있다.

더욱이 아디다스의 스니커즈는 스포츠화와 달리 날렵하고 잘 빠진 라인으로 캐주얼 데이에 코튼 팬츠와도 잘 어울리고 슈트에 깔끔한 컨버스 스니커즈도 괜찮다. 물론 후자는 용기가 조금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호하는 추세이지만 많은 직장인들이 이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해 위아래 어두운 컬러의 슈트를 입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워한다. 이럴 때 스니커즈로 멋스럽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잘 소화한다면, 다른 직원들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패션 센스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슈트에 구두를 신은 정직하지만 다소 딱딱한 스타일보다 훨씬 부드러워 보이고 나이가 무려 다섯 살 정도 어려 보일 수 있는 마법의 아이템이 될 것이다.

액세서리 이용하기

많은 패셔니스타들은 패션을 완성시키거나 자신만의 개성을 나타낼 때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한다. 귀고리·목걸이·팔찌·반지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지만 그중 시계는 남성들이 가장 손쉽고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일반적으로 시계는 스포츠·클래식·캐주얼 등 옷차림과 관련돼 스타일이 나누어진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믹스 앤드 매치’가 시계 스타일링에도 적용돼 큰 유행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스포티 룩에 클래식 워치를 더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정장 슈트 차림에 스포츠 워치를 착용함으로써 무게감을 덜고 한결 경쾌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인기 아이돌그룹 2PM의 택연은 SBS ‘인기가요’ 진행을 맡으면서 기존의 터프하고 섹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믹스 앤드 매치 시계 스타일링을 활용했다. 그는 가벼운 세미 캐주얼 스타일에 클래식한 느낌의 가죽 밴드 워치를 착용하면서 한층 성숙하면서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의상에만 자유로운 스타일링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액세서리 또한 옷차림에 얽매이지 않고 센스 있게 매치해 패셔니스타로 거듭날 수 있다. 스타일링이 어렵다면 평소 잡지를 즐겨보거나 동경하는 연예인이 텔레비전에서 착용하는 아이템이나 스타일링을 눈여겨보는 것 또한 패션 센스를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패션 & 뷰티] 요리 잘하는 남자가 패셔너블하다
황의건 오피스에이치 대표이사

1994년 호주 매쿼리대 졸업. 95~96년 닥터마틴 스톰 마케팅. 2001년 홍보 대행사 오피스에이치 설립. 보그, 바자, 엘르, 지큐, 아레나 등에 칼럼 기고. 저서에 ‘250,000,000 버블 by 샴페인맨’ ‘행복한 마이너’. h@office-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