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팀별 관객 동원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인 요즘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정규 시즌에는 사상 최대 관객 수를 기록했고 롯데-두산의 준플레이오프 전석 매진의 여세를 몰아 두산-삼성의 플레이오프의 티켓 역시 이미 동났다. 가장 많은 관객들을 몰고 다니는 팀과 관중 유치 꼴찌 팀은 어디일까.

팀별 관중 동원 수치를 살펴보면 두 그룹으로 나뉜다. 이른바 ‘일진’과 ‘이진’이다. 롯데·두산·LG·SK는 100만 명 안팎이지만 나머지 4팀(삼성·기아·넥센·한화)는 일진 그룹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관객 동원 수에서 꼴찌인 한화는 1위를 차지한 롯데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전성기를 다시 불러일으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롯데와 부산 팬들은 성적에 관계없이 ‘챔피언’이다. 롯데는 올해 최초로 3년 연속 100만 관중을 넘어서기도 했다. 두산도 107만673명으로 단일 시즌 홈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LG도 13년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에 동참했다.

2010년 페넌트 레이스에서 올 시즌 총 관중 수는 사상 최다인 592만8626명을 기록했다. 1995년에 처음으로 관중 500만 명 시대를 열었으나 이후 프로야구 열기가 식어 2004년에는 절반 수준인 233만 명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2008년부터 다시 500만 명을 넘어 올해 600만 명까지 넘봤지만 올 시즌 변덕스러운 기후와 월드컵의 해, 4강 팀 조기 확정 등 관중 동원에 악재가 많았던 점 등으로 지난해 기록을 경신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2010 프로야구는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로 누적 관객 1억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단일 시즌 최다 관중 기록 외에도 프로야구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00만 관중을 돌파했고 2년 연속 개막전 전 구장 매진을 기록했다.

2010 프로야구는 늘어난 관객 수와 함께 입장 수익 면에서도 총 412억 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다 입장 수익인 338억 원을 가볍게 뛰어넘어 새로운 기록을 썼다.
[뭐든지 랭킹] 롯데·두산 ‘1·2위’…성적순이 아니네
전체 관중 수 593만 명…사상 최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경기가 모두 매진을 기록해 총 13만8000명의 관중을 불러 모았다. 이는 지난해 11만3357명을 넘어선 기록이다. 입장 수입도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 금액을 넘어섰다.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4경기)에서는 18억9217만5000원(경기당 4억7304만3750원)을 벌었고, 올해는 27억6425만7000원의 입장 수입을 냈다.

프로야구는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입지도 달라졌다. 야구장 광고는 내년 시즌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금융 투자회사들 사이에 야구장 광고는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대신증권·동양종합금융증권·미래에셋금융그룹·신한금융투자·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트레이드증권·키움증권·현대증권·한화증권·KTB자산운용 등 많은 증권사들이 잠실·사직·광주 등의 프로야구장에 광고를 하고 있다. 내년에도 다수의 금융 투자회사들이 야구장 광고를 계획하고 있어 내년 야구장 광고 단가가 큰 폭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중계권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는 KBS·MBC·SBS, 그리고 케이블채널 중계권 대행사인 에이클라 4개사의 경쟁입찰을 통해 가장 비싼 금액을 써낸 곳에 다년간 중계권을 팔 예정이다.

지난 시즌 초만 해도 케이블 채널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비싼 중계권료를 감당하지 못하겠다며 중계를 중단하는 등 KBO가 방송사에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KBO가 협상 주도권을 쥐고 고가를 제시한 방송사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여건이 많이 바뀌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