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추가 상승 여력 점검’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삼성증권 장효선·심현수·민경완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증권주 추가 상승 여력 점검’을 선정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900대에 육박하면서 이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증권 업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증권주는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코스피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 증권주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7.5% 웃돌며 금융 업종 내에서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 3년간 부진에 따른 기술적 반등(2007년 7월~2010년 6월까지 코스피 대비 41.6%↓) △은행·보험 등 타 금융주 부진에 대한 수급 환경 개선(지난 7월 이후 은행·보험주 각각 5.8%↓, 7.2%↓) △우호적 매크로 환경(주식시장 강세, 금리 하락) △랩어카운트 등 신성장 동력 출현 기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강세장으로 증권사 수익 상승 예상돼
현대증권 삼성역지점 객장의 투자 설명회   
2010.06.03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현대증권 삼성역지점 객장의 투자 설명회 2010.06.03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문제는 최근의 주가 급등에 따라 증권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절대적 기준(2010 회계연도 기준 평균 ROE 9.9%, PBR 1.3배)뿐만 아니라 상대적 비교에서도 두드러진다.

한국의 은행주(PBR 0.95배, ROE 12.2%) 및 손보주(PBR 1.1배, ROE 16.2%)는 역사적으로 낮은 밴드에 위치하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주의 주가순자산배율(PBR) 역시 0.6~1.1배 사이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서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거시적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모멘텀이 부각될 필요가 있다. 새 모멘텀은 저금리를 핵심으로 하는 주식시장 주변 자금 흐름의 변화에서 나와야 한다고 본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스마트머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사모펀드·랩어카운트·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이다. 이 가운데 랩어카운트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한 모멘텀으로서 자산관리 부문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하지만 랩어카운트에 대한 기대 수준은 현실화해야 한다. 이는 △랩어카운트에 대한 고객 수요가 2007년 ‘펀드 열풍’과 같은 신규 수요의 창출이라기보다는 상당 부분 기존 펀드 환매 자금의 재유입이고 △이러한 자금은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핫머니(Hot money)의 형태로 향후 목표 달성 시 재유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삼성증권 등 일부 회사의 경우 월별 수익이 40억~50억 원에 달하지만 기존 펀드 판매 수수료 감소를 감안하면 그 효과는 반감되고 △더욱이 주식형 랩의 경우 5~6종목에만 집중 투자함에 따라 수익률의 변동성이 클 수 있어 향후 약세장 상황에서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증명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랩어카운트가 업종 전반의 리레이팅(Rerating) 요건이 되지 못한다면 증권주의 본질적 영업 기반인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모멘텀이 창출돼야 한다. 이는 △2009 회겨연도 기준 업계의 브로커리지 수수료(4조7000억 원)는 펀드 판매 수수료(7000억 원), 랩어카운트 수수료(1000억 원)의 각각 6.6배, 63.1배에 달하고 △규모 및 방향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은행 등 타 금융 업종과의 경쟁이 없는 증권사만의 차별화된 수익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거래 대금 증가 없는 이익 모멘텀 창출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화제의 리포트] 결론은 ‘브로커리지’…대우·키움 ‘주목’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지난 2년간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래 대금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상식에 배치되는 것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개인 비중 축소에 따른 회전율 하락 때문이다.

실제로 2009 회계연도 개인의 회전율은 8.0배로 기관(2.2배) 및 외국인(1.8배) 대비 크게 높지만 개인의 비중은 2009년 초반 66.8%에서 최근 60%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평균 거래 대금 역시 2009년 4월 10조6000억 원을 기록했지만 2010년 8월 6조5000억 원으로 축소됐다.

이처럼 개인 비중이 감소한 이유는 대형주 위주의 자금 흐름, 이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 위주의 장세,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 위축 지속,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투기성 수요를 흡수하는 다양한 대체 투자재의 발달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중·장기적으로 보면 회전율의 점진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국 주식시장의 거래 대금 회전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연말 이후 ‘개인 비중 증대→ 회전율 상승→ 거래 대금 급증’라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거래 비중이 시장 상황에 후행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8조 원을 넘어선 시점은 1999, 2005, 2007, 2009년인데, 이는 대부분 주식시장이 폭등하던 시기로 개인은 변곡점 부근에서 시장 참여 비중이 커진 바 있다

내년에는 코스피지수 2000 이상의 대세 상승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르면 현시점은 변곡점을 향하는 중반 부근이다. 또 최근의 주식시장에서는 52주 신고가 종목이 급증하는 반면 신저가 종목은 급감했다.

이는 일부 주도주만의 강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대형 고가주뿐만 아니라 개인 선호 종목까지도 거래를 유발해 거래 대금을 늘리는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

개인의 증시 직접투자 가능성은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최근 증시 활동 계좌 수는 1720만 개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활동 계좌 수는 금융 위기 이후 작년 1월 1251만 개로 뚝 떨어졌다가 21개월 사이 500만 개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증가분 313만 개를 제외해도 순수 주식 활동 계좌가 200만 개 늘어난 것이다. 또한 실질 고객 예탁금도 14조 원 수준이며 신용 융자 잔액은 지난 9월 17일 5조755억 원으로 37개월 만의 최대치다.

그 결과 우리는 앞서 언급한 강세장 도래 및 그에 따른 거래 대금 증가 가능성 증대에 따라 2010, 2011 회계연도 일평균 거래 대금 가정을 각각 2.8%, 5.5% 상향 조정한 8조5000억 원, 9조 원으로 수정하고 유니버스 증권사 수익 추정치를 각각 4.8%, 8.8% 상향 조정한다.
[화제의 리포트] 결론은 ‘브로커리지’…대우·키움 ‘주목’
‘브랜드 파워’ 점점 더 중요해져

향후 개인 비중의 증대와 함께 거래 대금이 급증하는 시기가 도래한다면 당연히 이에 대한 레버리지가 높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의 분석 결과를 보면 대우증권과 키움증권이 가장 높은 레버리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약 정 기준 시장점유율 부문, 대우증권은 수익 기준 시장점유율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각각 오프라인·온라인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이 유지되고 △더욱이 키움증권은 신용 융자 부문에서 높은 유연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과거 자본금 부족에 따른 신용 융자 한도에 따라 시장점유율 증대의 한계에 봉착했지만 수차례에 걸친 증자 및 상환 우선주 발행과 신용 융자를 기초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발행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한편 2007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특성은 증권 업종 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미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의 브랜드 파워, 채널, 우수한 영업 직원의 확보 등 핵심 경쟁력 부문에서 격차가 큰 상황이다.

더욱이 중소형사는 가격 경쟁에서도 당장의 영업상 타격을 우려해 대응을 못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격차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모범 해답은 중소형사만의 특화된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지만, 이는 말 그대로 교과서적인 내용일 뿐이다. 따라서 투자자 쪽에서는 대형사 위주의 매매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매크로 환경의 변화 외에 개별 회사별로 나타날 수 있는 모멘텀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리금융 매각에 따른 우리투자증권의 향방이다. 또 현대증권을 둘러싼 지배 구조의 변화 가능성 역시 흥미로운 상황이다.


[화제의 리포트] 결론은 ‘브로커리지’…대우·키움 ‘주목’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1977년생. 2001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2002년 신영증권. 2004년 메리츠증권. 2005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현).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