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회사를 사랑하는 충성스러운 팔로워(Follower)들을 가지고 있는가. 충성은 특정한 집단 혹은 신념에 자신을 바쳐 지조를 굽히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충(忠)은 정성을 다함을, 성(誠)은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을 뜻하므로 ‘참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 충성이다. 따라서 필자는 팔로워십(Followership)의 기본을 충성이라고 생각한다.

충성은 서로가 이익이 되는 관계, 즉 승-승적이어야 한다. 승-패, 패-승적인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직장에서 상사가 부하를 무시하고 자기가 항상 옳다고 우기면서 자신의 결정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승-패적 사고다. 이때 부하가 용기를 내 자기주장을 하지 못하고 틀린 상사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패-승적 사고다.

승-승의 사고방식은 ‘나도 이기고 상대방도 이기는’ 것으로, 합의나 해결에서 서로에게 이익과 만족을 주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이기고 패배시키거나 비교하고 경쟁하는 태도를 버리고 서로 돕고 상생하며 공존공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자가 직원에게 먼저 사랑을 베풀었다면 노사문제가 생길 확률은 줄어든다. 노조가 먼저 베푼다면 경영자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이기적이고 자기만 아끼는 리더나 팔로워들은 먼저 사랑을 베풀지 않는다. 베푸는 만큼 돌아오는 ‘메아리의 원칙’을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선친이 회사를 경영할 때에는 종업원들이 회사와 사장을 위해 당연히 충성을 바쳤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영권을 인수한 후 지난 10년 동안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노조는 끊임없이 회사에 급여를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회사에 손해를 끼치려고까지 합니다. 과중한 업무와 질책에도 말없이 순종하던 직원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직원 다루기가 너무 힘듭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필자는 “경영자가 항상 승리하고 직원들이 패하던 선친 시절의 회사가 이제는 노조가 승리하고 경영자가 패배하는 관계로 변화했군요. 회사와 직원들의 관계가 ‘승-승’, 즉 서로에게 득이 되는 관계가 아니라 ‘승-패’의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노조도 과거에 대한 한풀이로 회사를 패배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결국에는 자멸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권위적인 인간관계에 익숙해져 있다. 권위적인 관계에서는 서로 참여하고 대화하며 상호 이익을 모색하는 ‘승-승’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대립적이고 소모적인 ‘승-패’의 관계가 주류였다.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는 ‘깊은 불신’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신뢰 전문가이자 ‘신뢰의 속도(Speed of Trust)’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신뢰가 있는 관계라면 비용은 줄고 업무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불신이 있다면 비용이 늘고 업무 속도는 느려질 것이다.

‘성과’를 고민하기 이전에 조직의 ‘신뢰도’를 체크해 보자. 리더를 신뢰하는 팔로워는 충성하게 되어 있다. 조직원들이 충성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영진은 성공한다. 리더와 팔로워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우리 모두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충성하는 국민, 충성하는 상사와 부하, 충성하는 가장이 된다면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CEO ESSAY] 충성하는 팔로워를 가진 리더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그룹 대표


약력 : 1940년생. 한양대 공대 졸업. 펜실베이니아대 공학 박사. 88년 세계화 경영컨설팅, 코칭 및 강의(현). 94년 한국리더십센터 설립, 회장(현). 2001년 한국성과향상센터 회장(현). 2003년 한국코칭센터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