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13일 상암동 팬택 본사 집무실에서 앞으로의 회사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100313..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13일 상암동 팬택 본사 집무실에서 앞으로의 회사운영 계획등을 밝히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 20100313..
스마트폰 판매 국내 업체 2위. 올 8월까지 팬택의 성적표다. 최근 스마트폰 부진으로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반대급부로 박병엽 팬택 부회장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월까지의 판매량 기준으로 팬택은 올 초 출시한 ‘시리우스’ 12만 대, ‘베가’ 15만 대, ‘이자르’ 19만 대 등 총 46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20만 대 수준인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다.

4000만 대 수준인 피처폰(일반폰)에 비해 400만 대의 스마트폰 시장이 아직은 작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의 개발력을 봤을 때 팬택의 순항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렇게 분위기가 ‘업(up)’돼 있지만 팬택 측은 “지금이 경계해야 할 때”라며 몸을 사렸다. 아직 워크아웃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말 예정된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경영 실적이 좋아야 하는데 지금 상황이라면 못할 바 없다는 것이 팬택의 전망이다.

알려진 대로 박 부회장은 지난 7월 15일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열린 베가 론칭쇼에서 직접 무대에 나서 “스티브 잡스는 나보다 연배도 위고 존경하는 사람이지만,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며 애플에 도전장을 던진 바 있다.

팬택은 ‘베가’가 국내 최고 사양의 스마트폰으로 아이폰4의 실질적인 대항마로 자부하고 있다. 팬택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모든 사양이 같지만 베가가 더 가볍기 때문에 최고 사양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식구가 동원되는 삼성(갤럭시S)은 계속 1등 하고 우리는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시장의 관심이 아이폰4와 갤럭시S에 쏠려 있는 사이 팬택의 이자르는 19만 대(8월까지)가 판매되며 효자 노릇을 했다. KT 전용으로 출시된 이자르는 60만 원대의 합리적 가격과 성능으로 젊은 여성들을 공략해 성공한 모델이다.

“크고 복잡한 스마트폰이 남성용이라면 여성들은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면서 사용이 편리하고 크기가 적당한 스마트폰을 원하고 있었다. 이자르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타깃을 정교하게 읽은 것”이라고 팬택은 자평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 국내 2위 올라

회사의 실적은 결국 최고경영자(CEO)의 능력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의 예에서 보듯 스마트폰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시장에서 검증받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평소 어떤 복안을 세우고 있었을까.

팬택은 매주 월요일 오전 6시 30분 주요 보직의 팀장급 이상이 모이는 간부회의를 가진다. 베가 출시 직후 박 부회장은 전체 간부회의에서 “우리는 지금부터 ‘아이폰5’와 경쟁하는데 핵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당시 국내에는 아직 아이폰4가 출시되지 않은 상태였고 미국에서도 갓 아이폰4가 출시된 상태였다. 그만큼 앞을 내다보고 전략을 세운다는 뜻이다.

최근 사내 구성원들과의 직간접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박 부회장은 줄곧 팬택의 중·장기 비전을 ‘멀티 인텔리전스 모바일 디바이스 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팬택 측은 이를 “휴대전화 제조업체라는 지금까지의 마인드를 버리고 모바일 시대의 모든 가능성을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보기술(IT) 분야의 다양한 디바이스(기기)를 만드는 회사로 지속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혹시 태블릿 PC 진출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들 수 있다. “부정하지 않겠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해야 하는 과제”라는 게 팬택 측의 대답. 최근 팬택이 출시한 SMP(Smart Multi-media Player)에서 그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 SMP는 기존의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에 속하지만 안드로이드 2.1을 탑재하면서 SMP로 팬택이 명명한 것이다.

통신 기능만 넣으면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과 같아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존의 ‘태블릿 PC’를 연상케 하는 ‘패드’, ‘탭’ 등의 용어 대신 SMP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을 따라가기보다 창조적으로 선도하겠다는 팬택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비즈니스 리더 라운지] “지금은 아이폰5와 경쟁해야 할 때”
[비즈니스 리더 라운지] “지금은 아이폰5와 경쟁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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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