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

홍콩 영화 팬들 사이에서 쉬커(徐克) 감독의 존재야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작품의 편차가 늘 들쑥날쑥하다는 점에서 종종 신뢰를 잃기도 했다. 더욱이 최근작들에서 느낀 실망감이 더욱 컸기에 반대로 ‘이제 괜찮은 작품 하나 만들 때도 됐는데’라는 기대감이 부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그가 ‘신상해탄(1996)’ 이후 거의 10년도 더 지나 류더화(劉德華)와 조우한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영화다. 흔히 ‘홍콩의 셜록 홈스’라고 소개되는 중국 고대 명탐정 적인걸의 이야기다.
[영화] 당나라 버전의 ‘과학수사대’
거기에 쉬커 감독 특유의 어둡고 초현실적인 세계관이 대중적인 추리 무협 드라마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홍콩 영화계에서 언제나 적극적으로 특수 효과를 끌어안았던 인물인 만큼 여러 새로운 시도도 돋보인다.

서기 690년 당나라, 대륙 역사상 최초의 여황제를 노리는 측천무후(류자링 분)의 화려한 즉위식을 앞둔 어느 날, 그녀의 심복들이 차례로 불에 타 죽는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그들이 부적을 함부로 다뤄 벌어진 하늘의 분노라며 백성들의 공포가 커지자 황실은 좌천당한 천재적인 수사관 적인걸(류더화 분)을 불러들인다. 그는 불타버린 시신을 분석해 ‘황린’이란 성분에 의해 인체가 자연발화된 것을 밝혀내고 측천무후의 최측근인 정아(리빙빙 분), 또 다른 수사관 배동래(덩차오 분)와 함께 단서를 찾아 나선다. 그러면서 사건이 단순 범행이 아니라 황실을 노린 누군가의 음모라는 것을 감지한다.

‘적인걸’이 기존 중국 무협 대작들과 다른 점은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재현된 당대의 풍경은 역시 이전 작품들의 규모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재미의 핵심은 사건을 파헤치고 단서를 분석하는 모습에서 ‘당나라 버전의 과학수사대’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실존인물을 다루건, 무협지를 영화화하건 언제나 ‘정사’와 ‘야사’ 모두에 능했던 쉬커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진다.

동시에 열쇠를 쥔 인물은 류더화다. 이미 적인걸은 각종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뚱뚱한 체형의 수사관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액션과 속도감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CG가 과하다는 점이 흠이긴 하지만 새로운 적인걸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는 성공했다.

과거 ‘촉사’, ‘황비홍’, ‘동방불패’ 등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 냈던 수준은 아니지만 쉬커 감독은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로 가득한 ‘추리 무협 드라마’를 완성했다.


레터스 투 줄리엣
[영화] 당나라 버전의 ‘과학수사대’
작가 지망생 소피(아만다 시프리드 분)는 전 세계 여성들이 비밀스러운 사랑을 고백하는 ‘줄리엣의 발코니’에서 우연히 50년 전에 쓰인 러브레터 한 통을 발견하고 편지 속 안타까운 사연에 답장을 보낸다.

며칠 후 소피의 눈앞에 편지 속의 주인공인 클레어(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분)와 그녀의 손자 찰리(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분)가 나타난다. 클레어는 소피의 편지에 용기를 내 50년 전 놓쳐버린 첫사랑을 찾아 나서고 찰리와 소피가 동행한다.


대부2
[영화] 당나라 버전의 ‘과학수사대’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탄생한 ‘대부1’에 이어 2편이 개봉된다. 대부 시리즈 중 가장 작품성이 높은 작품으로 손꼽히는 ‘대부2’는 제47회 아카데미 작품상·남우조연상·감독상·각색상·미술상·음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며 ‘대부1’에 이어 최고의 명성을 이어갔다.

이는 아카데미 사상 최초로 속편이 작품상을 수상한 기록이었으며 한 작품이 두 해 연속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을 만큼 역사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


희망의 별-이퀘지레템바
[영화] 당나라 버전의 ‘과학수사대’
2010 남아공월드컵, 부부젤라의 거대한 소리에 전 세계가 취해 있을 때 폭동 한가운데의 빈민촌과 범죄가 들끓는 다운타운가의 이퀘지레템바 초등학교에서도 그들만의 월드컵이 열리고 있었다.

축구 선교사로 온 임흥세 감독은 축구공이 남아공 사람들에게 밥과 빵이 되고 에이즈와 범죄에서 구할 빛이요, 미래가 될 것이라고 믿고 2006년부터 지금까지 남아공의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마침내 이 아이들을 이끌고 2010년 4월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