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상장 이후 현대차 주가 대비 몇% 고·저평가라는 평가 잣대, 즉 현대차와의 연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는 태생적 한계, 즉 현대·기아차 부품의 생산이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대모비스를 순수하게 국내 최대 부품사로 인정하고 점수를 주기엔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최대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조차 현대·기아차의 한계를 스스로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동차 부품사들 역시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히든 챔피언] 호재 ‘주렁주렁’…‘태생적 한계’ 넘다
하지만 이런 저평가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첫째, 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이 시기 현대모비스는 현대로템으로부터 하이브리드카용 모터 사업부문를 양수했고 LG화학과 HL그린파워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또한 통합 제어기(IPM)를 독자 개발하며 친환경 관련 3대 부품을 모두 내재화하는데 성공,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미래 성장 동력을 완벽하게 확보한 것이다.

둘째, 2010년 만도의 재상장 이후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의 상장폐지 기간에 만도는 현대·기아차의 전속적 납품 구조에서 탈피해 국내 기술력으로 해외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확실히 입증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제대로 된 평가로 화답했다. 만도의 재상장 이후 현대모비스는 만도와의 밸류에이션(Valuation) 갭 축소에 나서며 36.7%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셋째, 2009년 현대모비스의 연결 매출 중 중국의 비중은 28%인 4조8300억 원에 달한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자동차 판매 증가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 판단의 중요한 척도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시기적절한 중국 정부의 친환경 보조금 정책(요건을 갖춘 모델은 대당 52만 원가량의 보조금 지급) 제시와 신속한 40만 대 규모의 북경현대 제3공장 건설 발표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모비스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매출처 다변화로 주가 업그레이드 예상

넷째, 앞서 언급한 만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 반응은 결국 매출처 다변화(Diversification)에 대한 시장의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태생적으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전속성이 강할 수밖에 없다.

지분 구조로 보면 현대차의 지주사임과 동시에 기아차를 최대 주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강한 결속력은 해외 경쟁 완성차로 하여금 현대모비스와의 거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같은 처지에 놓여 있는 도요타자통차의 핵심 부품 업체인 덴소는 도요타그룹을 제외한 타사의 납품 비중이 50% 수준에 달한다. 태생적 한계를 기술력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여전히 현대·기아차에 대한 납품이 95%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BMW·제너럴모터스(GM)·미쓰비시 등으로부터 연달아 리어램프, 주차 브레이크,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등 비모듈 부문의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더욱이 전장 부품의 비중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2014년 이후엔 매출처가 보다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 측면에선 기아차의 무파업 결정으로 3분기 매출액은 예상보다 양호할 전망이다. 또 해외 지분법 이익과 현대차의 이익 수준을 고려한 지분법 평가 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당기순이익은 6297억 원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목표 주가는 34만 원으로 보고 있다. 내년 1분기 이후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분기당 330억 원에 달하는 오토넷 영업권 상각이 종료되고 10년 11월 이후 현대·기아차에 지급됐던 로열티가 완전히 소멸된다.

또한 러시아 공장 오픈, 애프터서비스 부품 수출이 내수 수요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2011년에도 현대모비스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태봉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약력 :
1973년생. 97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99년 대우증권. 2004년 크레덴스애셋. 2008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