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재무 설계 노하우
최근 베이붐 세대의 은퇴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는다. 문제는 정년이 되기 전부터 세상이 ‘내려가라’고 하는 것이다. 대체로 조기 퇴직하는 분들의 상태는 아직 자녀 교육도 끝나지 않았고 자녀 결혼 등의 목돈 나갈 일만 남았는데 퇴직하는 경우라는 것이다.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었고 조기 은퇴해 90세까지 산다고 하면 30~40년은 소비만 하면서 살아야 하는 너무나도 긴 노후 생활을 보내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세워야 하는 재무 설계는 치밀하고 세밀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그렇다면 본격적인 노후 생활에 들어가기 직전에 조기 퇴직한 분들에게 알맞은 재무 전략은 무엇일까. 아직은 일할 여력도 있고 일을 하고도 싶고 일을 통해 소득도 얻어야 하는 현실에서 퇴직금으로 받은 돈을 가지고 함부로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분들이 노후 대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둔 채 이자 수입으로 생활하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거나 퇴직금으로 음식점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보기도 한다.곶감 빼먹듯 생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재투자를 통해 매월 소득이 발생되도록 해야 하는데 막연하게 ‘이자 수입으로 살 수 있겠지’, ‘임대 소득으로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노후가 될 수 있는 만큼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돈을 관리하거나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가장 간과하기 쉬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과 가정에 발생할 수 있는 재무적 이벤트다. 조기 은퇴자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바로 재무적 이벤트를 중심으로 재무 플랜을 세우는 것이다.우선 가족여행, 자동차 교체, 자녀 학자금, 부모님 칠순, 자녀 결혼, 노후 생활 자금 등 자금이 언제 얼마나 필요한지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한다. 사망할 때까지 자금 흐름이 어떨지 예측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과 부채 현황, 수입과 지출의 구조를 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언제 어떤 자금이 얼마나 필요하니까 어떻게 자금을 배분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고, 현재 수입과 지출의 구조로는 문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 지출의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대한 계획과 실행 방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조기 은퇴는 자녀 학자금 등의 자금이 필요한 상태에서 은퇴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남아있는 재무적 이벤트를 해결하면서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을 분배하는 대책을 동시에 세워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은퇴 자금에 대한 계산 등 노후 자금에 대한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이렇듯 인생에 대한 전략이 세워지는 것이 재무 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노후 생활이 우선돼야 한다는 전제하에 생각해 보면 매월 수입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 자금은 기본생활비·의료비·경조사비 등 비정기적인 자금, 취미와 여가 생활을 위한 자금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월 수입이 들어와야만 한다. 매월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 중 가장 첫 번째는 연금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조기 퇴직으로 수입이 중단되면 일시금을 넣고 일정 기간 거치 후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일시납 거치식 연금이나 지금 당장 월수입이 필요한 경우는 목돈을 넣고 계약 후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에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을 합산하면 매월 기본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나머지 비정기적인 자금과 여가 생활 자금은 분기별로 이자가 발생하는 채권이나 저축은행의 예금, 은행의 실버예금과 다양한 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만드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조기 은퇴한 사람들의 재무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행복한 노후 생활인데 노후 생활도 90세 정도까지로 늘어났고 연 4%대의 저금리이다 보니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만 노후를 준비하면 노후 자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물가상승률과 투자 수익률도 고려해야 한다.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금융상품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를 통해 월 생활비 6개월분 정도의 비상 자금 통장을 기본으로 하고 3년 이내의 단기적인 이벤트 해결을 위해 은행권의 안정적인 예금이나 채권 상품에 자산의 20~30%를 구성하고 10년 이후의 자금을 생각한다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라도 금융자산의 20% 정도를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성장주나 가치주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상품을 구성할 경우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장기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자금이어야 하고 적정 규모여야 한다.최근 금융권의 상품 중 투자형 상품이면서도 원금을 보장하는 형태의 안정성 상품인 주가지수연계상품(ELS, ELD) 등을 활용해 단기적으로 운용하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들이 출시돼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좋다. 노후자금의 구성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금이기 때문에 아직 수입이 있는 경우라면 일시납 거치형 연금보험을 활용하고 당장 수입이 끊긴 경우라면 일시납 즉시연금을 활용하면 된다. 적어도 금융자산의 30%는 연금으로 구성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노후 생활 중 중요한 위험관리에 대비해야 한다. 노후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 문제와 질병 치료를 위한 치료 자금 등을 마련해야 한다. 손해보험의 실손의료비보험과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사의 성인병보장보험 등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평균수명을 보면 남편보다 부인이 3년 이상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남편과 부인의 나이 차이 평균 4년을 더하면 7년 이상 부인이 혼자 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남편 사별 후 부인 혼자만의 시간이 10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부인 혼자만의 10년을 준비해야 한다.가장 지혜로운 방법은 부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부부 생존 시의 노후 자금과 부인 혼자만의 노후 자금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다. 물론 남편을 피보험자로 하는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남편 사망 후에는 주택연금으로 부인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평생 현역’이라는 말이 있다. 은퇴자가 꿈꾸는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젊어서 돈을 벌기 위해 일했다면 은퇴 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행복해지는 일을 하면서 평생 현역으로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젊어서 번 돈을 노후에 쓰면서 살다 가면 되는데 하는 생각으로 은퇴 설계를 하기에는 노후가 너무 길다는 점을 기억하고 퇴직금 등은 지속적으로 기본생활비가 나오도록 만들고 추가적인 경제활동으로 젊음을 유지하면서 행복한 삶과 추가적인 생활비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노후 자금이 충분한 경우라면 그동안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얻은 지혜나 경험을 활용해 봉사 활동을 펼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후에 봉사 활동 계획을 세우는 것도 알찬 재무 계획일 수 있다.조기 퇴직자의 재무 설계에서 중요한 것은 노후에도 나름대로 경제활동을 하거나 봉사 활동 등을 통해 건강과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충실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백정선 TNV어드바이저 대표 baikjs@dreamwiz.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