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이여성병원 송지홍 원장
최근 들어 가수 서영은, 전 아나운서 노현정 등이 자궁근종으로 수술 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자궁근종은 여성의 4∼11%에서 발생하며 가임기 여성의 20% 정도에서 발견되는 매우 흔한 양성 종양이다. 하지만 특별한 자각증상도 없고 산부인과 검진을 받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질환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근종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메디아이여성병원 송지홍 원장은 “전 세계 여성 중 자궁근종이 없는 여성은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질환 자체보다 자궁근종이 커지면 우리 몸에서 생리 불순, 골반통, 복부 팽만감, 성교 통증, 빈뇨 등의 증상을 유발해 정상 생활을 방해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들을 잘 알고 이상이 있으면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자궁근종만큼 많은 여성들을 괴롭히는 질환도 드물다. 특히 30~40대 중년 여성 가운데에는 우연히 정기검진이나 다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았다가 ‘자궁에 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 편이다. 자궁근종이란 말 그대로 자궁의 근육에 생긴 양성 종양, 즉 혹을 말한다. 난소낭종이 물혹인 데 반해 자궁근종은 사마귀 같은 혹에 가깝다.그렇다면 자궁근종은 왜 생기는 것일까. 하지만 아직까지 자궁근종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적은 편이다. 다만 자궁의 특성과 호르몬의 불균형 현상으로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우선 자궁은 여성의 몸에서 종양이 잘 생기는 대표적인 기관 중 하나다. 또한 난소 기능이 활발하고 에스트로겐을 많이 생산하는 임신기에는 근종이 좀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는 폐경기에는 크기가 대개 줄어드는 것으로 볼 때 근종이 자라는 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관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궁근종은 생기는 위치에 따라 장막하 근종, 점막하 근종, 근층내 근종 등으로 구분된다.자궁근종이 있을 때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30~40% 정도에 불과하다. 나타나는 증상도 근종의 위치에 따라 다른데 흔히 자궁근종을 알려주는 증상으로는 빈혈, 어지럼증, 아랫배 통증, 성교통, 요통 등이 있다. 특히 가장 불안감을 주는 증상으로는 과다 출혈이 있는데 출혈을 경험하면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전전긍긍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과다 출혈이 있더라도 지혈 치료를 하면 더 악화되지는 않는다.또한 자궁근종이 나중에 암으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자궁근종이 암으로 변하는 경우는 없다.하지만 임신을 앞둔 가임기 여성이라면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자궁근종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임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난소와 수정란의 이동로인 난관을 눌러서 난자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수정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위치에 자궁근종이 생기면 임신이 어렵다.또 근종의 종류에 따라서는 자궁내막의 성질을 바꿔서 수정란이 착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자궁근종이 따뜻하고 푹신한 자궁내막을 차갑고 딱딱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궁근종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수정란이 착상할 가능도 떨어진다. 어렵게 착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만일 착상된 자궁내막 근처에 자궁근종이 있다면 내막이 얇아지고 태아 성장에 필요한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유산될 가능성이 높다.또한 자궁근종에서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통증 유발 호르몬이 분비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자궁의 근육조직을 수축하게 만드는 작용도 하는데 자궁이 수축하게 되면 수정란의 착상과 정상적인 성장이 어려워진다. 자궁근종 중에서도 임신과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자궁내막에 위치한 점막하 근종과 3개로 구분된 자궁의 중간층에 위치한 근층내 근종이다. 이런 근종 때문에 유산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요즈음 50~60대 어머니 세대의 여성들 중에는 자궁이 없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과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정도의 삶의 수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궁근종이 있으면 무조건 수술을 통해 자궁을 들어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자궁근종이 흔하게 발생되면서 이제는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존하는 쪽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에 맞춰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방법 역시 날로 발전하고 있다.최근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바로 복강경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0.5∼1cm 정도의 3∼4개 절개만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절개한 부위에 카메라를 부착한 복강경을 넣고 모니터를 통해 병변 부위를 확인하며 수술하는 방식이다. 복강경 수술을 통해 자궁을 보전한 채 근종만 적출할 수 있다. 수술시간은 대략 30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며 수술 후 약 1주일 후면 간단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또 0.5~1cm 정도 절개하기 때문에 상처가 남지 않아 미용상으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복강경 수술의 또 다른 장점은 부인과 영역의 거의 모든 병변에 적용해 시술할 수 있다는 것. 초기에는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자궁외임신 제거술이나 불임 치료술에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궁근종 제거도 내시경 수술로 시행하는 빈도가 높아졌다.송지홍 원장은 “복강경 수술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기술을 습득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돋보기│ 치료 사례사례1 김모(35·여) 씨직장인 김모 씨는 3년 전 병원에서 근종이 2개 발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뒤 결혼을 하게 된 김 씨. 나이 때문에 바로 아기를 가지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아기가 생기지 않아 걱정하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불임 전문 병원인 메디아이여성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2개였던 자궁근종이 10개 정도로 많아졌고 크기 또한 매우 커졌다. 자궁근종이 임신을 방해해 아기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다.급한 마음에 빨리 수술 날짜를 잡고 복강경 수술로 약 2시간 동안 10개의 자궁근종을 제거했다. 김 씨는 처음에 아기가 생기지 않아 시험관아기 시술도 고려했지만 자궁근종을 제거한 뒤에는 자궁 건강에 좀 더 신경 써 자연 임신을 하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사례2 양모(36·여) 씨경상 마산에서 직장생활 중인 양모 씨는 최근 몇 년 동안 극심한 생리통과 하혈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양 씨는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자궁에 큰 혹이 생겼는데 적출 이외에는 방법이 없으니 빨리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라는 것.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양 씨는 우연히 인터넷에서 메디아이여성병원을 알게 됐다. 다행히 송지홍 원장은 “아직 미혼인데 가능한 한 자궁을 보존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희망을 주었다.양 씨는 한 달 정도 지난 후 다시 서울에 올라와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복강경 수술은 수술 시간이 짧았지만 그동안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출혈과 생리통이 사라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궁을 보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연세대 의대 졸업 및 동 대학원 의학박사.삼성제일병원 불임센터 과장, 삼성제일병원 습관성유산 전담의성균관대 의대 조교수, 연세대 의대 외래교수.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