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0 - 7위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1000만 대를 생산해 팔았다. 1995년 9월 구미 1공장에서 LCD 패널 양산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이룬 성과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에는 대형 LCD 시장점유율을 25.8%로 끌어올리며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지난해는 세계 LCD 업계에 최악의 한 해였다. 글로벌 경기 불황과 LCD 공급과잉이 겹치면서 제품 가격이 6개월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최악의 상황을 맞은 LCD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줄이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2년 연속 1조 원대 순이익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맥스 캐파, 민 로스(Max Capa, Min Loss)’, 즉 가동률을 최대한 올리고 손실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는 신규 생산 라인을 구축하지 않고도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의 작년 4분기 생산 능력은 신규 라인 가동 없이도 1분기 대비 20% 증가했고 각 공장의 생산 수율도 ‘골든 수율’인 90%대를 유지했다.그러나 생산성 혁신과 원가 절감은 LG디스플레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LCD 패널 가격의 50~70%를 차지하는 부품 생산 업체와의 공동 노력이 필수적이다. LG디스플레이는 생산기술 전문가와 협력사 기술자들이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생산성과 품질,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험적인 상생 협력에 적극 나섰다.2008년에는 백라이트, 유리기판, 드라이브 IC 등 11개 핵심 부품을 대상으로 16개 협력사와 총 374건의 생산성 향상 및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당 매출 원가를 20%가량 낮췄다.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사서 쓰는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춘 혁신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트루모션 240Hz TV용 LCD, 세계 최초 RGB(적녹청)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이트를 채용한 노트북용 LCD 등이 대표적이다.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한 해 100여 일 이상을 해외 고객사를 찾아 출장길에 올랐고 영업 조직도 해외 고객사가 있는 지역으로 전진 배치했다.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자사의 독자적인 LCD 기술인 IPS(In-Plane Switching)를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IPS는 LCD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시야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LCD 백라이트유닛(BLU) 광원의 강약을 액정으로 조절해 화면을 구현하는 원리를 사용한다.LG디스플레이는 IPS를 명품 LCD 패널로 널리 인식시킨다는 목표 아래 중국 시장을 첫 마케팅 타깃으로 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중국 현지 TV 메이커와 필립스 파나소닉 LG전자 등 글로벌 TV 메이커들과 ‘IPS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올해 LG디스플레이는 신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신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파주 8세대 생산라인이 양산 가동에 돌입했다. 8세대 라인은 대형 TV용 LCD를 주력으로 생산하면 장기적으로는 월 8만3000장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LG디스플레이는 2세대부터 8세대까지 전 세대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유일한 업체다. 이 회사는 이러한 강점을 살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50인치급 LCD TV 등 신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계획이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