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죽 쑤는’ 인생을 살면서도 콧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프랜차이즈 죽 전문점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 김철호 대표. 호떡 장사로 출발한 그는 본죽과 비빔밥 전문점 ‘본비빔밥’, 국수 전문점 ‘본국수대청’ 등 3개 브랜드를 한식 대표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지난 5월 30일 본죽 성내동 지점 오픈식에 참석한 그는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이날 성내동 지점은 본죽의 1000번째 가맹점이었다. 치킨, 호프집이 아닌 순수 한식 프랜차이즈로 1000호점을 연 것은 본죽이 처음이다. 2002년 9월 부산 화명동에 처음 분점을 낼 때만 하더라도 그는 본죽이 1000호 점을 낼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관철동 본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본죽의 성공 요인을 △웰빙이라는 시대 흐름을 잘 탔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며 △체계적인 본사 관리 시스템이라고 요약해 설명했다.대표적인 것이 공식 품질인증제도를 도입한 것. 본아이에프는 죽에 들어가는 해산물, 소스, 곡물류 등은 물론 쇼핑백, 포장용기, 테이블 웨어 등을 표준화하는 한편 이를 어길 시 계약 해지까지 한다. 김 대표는 “수시로 가맹점을 방문해 조리 상태, 서비스, 청결 상태 등을 확인한다”며 “검사 항목만 200가지가 넘을 정도로 엄격하다”고 설명했다.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에 8800㎡(2267평) 규모로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중 가장 크게 물류센터를 열었으며 암행어사제도 등을 도입해 품질관리에 힘쓴 것도 본죽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본죽은 지금까지 가맹점 폐업률이 1%에 불과하다. 1000개 점포 중 문을 닫은 곳은 딱 6곳이다.소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본죽의 급성장 요인이다. 본아이에프에 따르면 창업비용은 49.5㎡(15평) 기준으로 5960만 원, 33.06㎡(10평)는 4985만 원이며 인테리어, 브랜드 사용료, 주방 설비, 간판, 집기 비품 등의 비용은 모두 본사가 지원하고 있다. 매출의 50%가 포장 판매이기 때문에 매장 규모가 클 필요도 없다. 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하면서 폐업률이 낮다는 점은 예비 창업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김 대표는 지난 2007년 3월 본죽의 성공을 기반으로 본비빔밥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였다. 2008년 12월 말 기준 70개 점을 확보하고 있는 본비빔밥은 본죽 정도의 성장세는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그는 본비빔밥의 성공을 확신하면서 해외에서 들려오는 호평을 그 이유로 들었다. 최근 김 대표는 지난 5월 북미 최대 외식전문박람회인 ‘2009 국제 외식박람회’에 참석했다. 국내 한식 업체로는 본아이에프가 유일하게 참가한 자리에서 본비빔밥은 단연 화젯거리였다.“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 불고기와 비빔밥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조사해 보니 비빔밥을 아는 외국인은 5%가 채 안됐습니다. 현장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시식하는 코너를 마련했는데 맛본 사람들마다 ‘원더풀’ 일색이었습니다. 소스만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다면 분명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김 대표는 본죽이 내수용이라면 본비빔밥은 수출용 브랜드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외식 전문가들은 앞으로 칼로리가 낮은 아시안 푸드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본 스시와 같이 비빔밥과 죽을 한국 대표 음식으로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10월 국수 요리 전문점 본국수대청을 론칭한 김 대표는 앞으로 죽과 비빔밥, 국수 등 다양한 한식이 제공되는 한식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는 작은 바람도 털어놓았다.본아이에프 대표약력: 1963년생. 87년 충남대 문과대 졸업. 93년 우신홈쇼핑 대표. 본아이에프 대표(현). 2005년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 2006년 카네기 최고경영자 리더십상. 2007년 한국소비자웰빙지수 1위 기업 선정.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