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 경쟁력을 말한다-오세경 건국대 경영대학장
취임 1년을 맞는 건국대 오세경 경영대학장은 지난 1년간 여러 가지 사업을 추진하며 경영대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힘을 쏟았다. 특히 건대 경영대의 특화 전략으로 기술경영학을 발전시키고 ‘밀러MOT (Management of Technology)스쿨’을 성공적으로 설립했다. 하지만 오 학장은 아직 할 일이 많고 시스템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경영학은 사회과학의 한 부분입니다. 사회과학 중 경제학이 주도하며 거시적인 것을 중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미시적으로 세분화된 것들을 요구합니다. 그러다 보니 경영학이 각광을 받는 것 같습니다. 경영학은 재무 인사 조직 회계 등 각 분야별로 세분화돼 있습니다. 미시적인 접근이 가능한 학문이라고 생각됩니다.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경영학이 다른 학문과의 융합이 무척 쉽기 때문입니다. 기업 경영에서 경영학이 출발했지만 모든 조직이 경영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병원과 호텔뿐만 아니라 국가까지 모든 것이 경영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경영학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현재 건국대 경영학과의 정원이 1000명인데 또 다른 1000명이 경영학을 복수 전공으로 듣고 있습니다. 경영학에 대한 수요는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크고 인기가 높습니다.단순히 취업을 위해 경영학이 인기 있다기보다 학문의 적용 가능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학의 융통성이 학생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공학도라도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해야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패션이 전공이라고 할지라도 관리 프로세스를 잘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경영학은 전공 하나로의 가치보다 여러 분야와 접목했을 때 상승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을 모두 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기술과 경영을 어떻게 융합하느냐는 뜨거운 이슈입니다. 기술이 중요하다지만 기술경영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술경영의 교육은 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이공계 출신들이 경영학 석사과정(MBA)에 몰리는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지난해 기술경영학과를 신설하고 올해부터 학생을 선발했습니다. 학부 차원에서는 기술경영학과를 창설했고 일반대학원에서는 기술경영학 강좌를 만들었습니다.특히 건국대는 기술경영 분야의 세계적 학자인 미국 스탠퍼드대의 윌리엄 F 밀러 교수를 명예학장으로 초빙해 국내 최초의 경영학 기반 기술경영 프로그램인 ‘밀러MOT스쿨’을 경영대학 내 설립했습니다. 전 기술과학부 장관이었던 오명 학장은 기술 관료로서 기술경영을 건국대의 특화 전략으로 제안했고 밀러 교수와 접촉하면서 밀러MOT스쿨이 실현됐습니다. 공학을 기본으로 경영학을 전공하는 경우는 있지만 경영학을 기본으로 공학을 결부해 경영학 학사를 제공하는 것은 국내 최초입니다. 분명 이에 대한 수요는 클 것입니다.월리엄 F 밀러 교수는 우리 MOT스쿨에 자기 이름을 건 학교를 허용했습니다. 계약 기간도 특별히 없습니다. 그래서 밀러 교수는 가능한 한 계속 우리와 함께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밀러 교수 덕분에 저명한 교수들도 함께 모실 수 있게 됐습니다. 스탠퍼드대의 비엔스탁 아더 교수는 전 클린턴 정부에서 경제 자문을 했던 학자인데 곧 우리학교에 올 계획입니다.국내의 우수한 교수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술경영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라고 할 수 있는 정선양 교수와 김춘호 전자부품연구소 원장도 밀러MOT스쿨 교수로 합류했습니다.유명한 경영학 교수들을 유치하기 위한 재정이 충분하진 않지만 국제화가 경영대학의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영입할 계획입니다.국제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영어입니다. 학교 전체적으로 영어를 강화하고 있지만 경영대에서는 외국인 교수 충원이 우선입니다. 경영대에는 경영학과 경영정보학과 기술경영학과의 3개 전공이 있는데 전공별 최소 4강좌를 영어로 수강하도록 정했습니다. 따라서 영어 강좌는 최소한 학기당 12개는 개설돼야 합니다. 영어 강좌의 수를 늘려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해외 대학 연계와 관련해서는 스탠퍼드대와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수진을 스탠퍼드대에 파견하고 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의 다빈치대, IESEG대의 20명 학생이 교환학생으로 와 있습니다. 미국과는 경영대학 차원에서 마셜대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과는 전액 장학금으로 학생을 보내기로 지난 4월 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마셜대의 경영대학장이 곧 내한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 확장을 논의할 계획입니다.우리 학교에 중국 학생들이 많은데 아직 중국 쪽 대학과는 접촉을 갖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중국 유학생이 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이 중국에 갈 수 있도록 연계할 대학을 찾고 있습니다.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기술경영이 가장 큰 특화 전략입니다. 지리적으로 학교와 가까운 강남에 공학 연구소가 많은데 거기서 일하는 연구원을 대상으로 한 MBA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 학교에는 일반대학원의 경영학과 외에 경영전문대학원이 없는데 기술경영과 관련한 경영전문대학원을 개설할 계획입니다.그리고 아직 초창기여서 말하기 어렵지만 의료경영도 개발할 계획입니다. 학교 차원에서 의료 사업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경영을 개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의료경영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개설할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정원은 교육과학기술부 규제로 1명도 늘릴 수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경영대의 가장 어려운 문제는 과목을 늘리고 줄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대 조류에 따라 과목을 개설해야 하는데 제약에 부닥치다 보니 가장 힘든 부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들이 우리나라 경영대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학교 내부적인 문제로도 본부 차원에서 경영대만 육성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은 있어야 합니다. 여러 가지 한계를 느끼며 개선해야 하고 변화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예산이나 행정 조교가 더 필요하지만 타 단과대학과의 형평성 문제가 걸림돌이 됩니다. 교수 확보와 시설 투자 등 경영대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가 더 필요한 실정입니다.마지막으로 학장 임기가 2년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사업을 추진하기 힘듭니다. 미국의 학장은 15~20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임기가 짧다 보니 학장직을 거쳐 가는 자리로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학장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장을 행정 전임으로 하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교직원도 주기적으로 순환하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집니다.1958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석사. 펜실베이나대 와튼스쿨 경제학 석사, 경영학 박사. 93년 한국금융연구원(KIF) 연구위원. 2005년 한국재무학회 부회장. 2007년 한국선물학회 부회장(현). 건국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 원장(현).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