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펀드 인기 비결
전 세계가 녹색 물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한국 등 글로벌 각국이 신성장 동력으로 녹색 산업을 내세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용 위기의 파장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많은 나라들은 새로운 대안이 필요했고, 그 대안이 바로 친환경 정책인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그린 테마 펀드 중 대체에너지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4월 21일 기준)은 10.65%를 기록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에는 약간 못 미치지만, 반등을 시작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한편 대체에너지의 1개월 펀드 수익률은 3~15%로 펀드마다 큰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그린 테마 펀드에 투자할 때는 신중히 펀드를 선정해야 한다.그린 테마 펀드란 대체에너지를 포함한 모든 친환경 펀드를 의미한다. 따라서 태양광, 풍력에서부터 4대강 살리기, 자전거 도로까지 환경 친화적 사업이면 모두 그린 테마 펀드의 투자 대상이 된다. 그렇다면 그린 테마 사업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첫째, 태양광 산업이다. 대체에너지 사업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성장 중인 태양광 산업은 반도체 기술을 이용해 햇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산업이다. 2007년 이후 유가의 급등과 온실가스 감축 결의 등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산업은 빠르게 팽창했다. 그러나 신용 위기 이후 투자가 급격히 위축됐고 유가의 하락 역시 태양광의 성장 모멘텀을 축소시켰다.한편 태양광 산업은 아직 경제성 측면에서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작년부터 유럽에서는 정부의 지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태양광 산업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졌다. 그러나 2009년 미국과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 유럽 이외의 새로운 국가들의 정책 지원이 확대되면서 태양광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둘째, 풍력 산업이다. 대체에너지 사업 중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사업으로, 바람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확보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풍력 산업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풍력 에너지원은 태양광 에너지원과 함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지역에 따라 개발에 제한이 있어 에너지 운반비용이 초기 설비 비용과 함께 높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또 다른 대체에너지 사업,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 산업 육성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셋째,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이다. 차세대 광원으로 LED가 주목받는 이유는 비교적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일반 형광등에서 사용하는 수은이 필요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수명도 5배 이상 길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물 산업이다. 물 공급의 불안정으로 인해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이 필요하고 환경오염으로 인해 수처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므로 물 산업 역시 그린 테마 사업의 한 축을 차지한다.이 외에도 원자력, 2차전지, 하이브리드, 바이오 연료 등 기타 그린 테마 사업도 잠재력이 무궁무진해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이러한 업종에 투자하는 그린 테마 펀드는 대체에너지 펀드로 대부분 분류된다. 대체에너지 펀드는 국내형보다 해외형부터 선보였다. 이는 미국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일찍 친환경 에너지에 투자하면서 녹색 성장 기술의 주도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 대체에너지 펀드를 먼저 살펴보면, 대부분의 펀드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펀드마다 수익률의 편차가 심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가장 큰 이유는 투자한 대체에너지의 업종 차이 때문이다. 대체에너지 펀드 중 설정액 상위 1, 2위 펀드(4월 21일 기준)인 삼성 글로벌 대체에너지 주식형 펀드(2420억 원)와 알리안츠 글로벌 에코테크 주식형 펀드(1483억 원)는 최근 운용보고서를 통해 태양광 업종 비중을 축소하고 풍력의 비중을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반면 산은 S&P글로벌 클린에너지 주식형 펀드는 태양광 업종의 비중을 유지했다.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태양광 산업에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태양광 기업들의 주식 비중을 낮추고 풍력 산업의 비중을 높인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따라서 이런 펀드 수익률 차이가 주는 함의(含意)는 같은 대체에너지라도 투자자 자신이 원하는 대체에너지에 투자되고 있는지 운용보고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다음으로는 환율 문제도 있다. 대신 지구온난화 주식형 펀드의 경우에는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상품을 모두 운용하고 있다.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이 각각 2.4%와 7.8%를 기록했다. 환노출형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는데, 이는 1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대체에너지에 투자한 기업 주가의 상승분을 상쇄했기 때문이다.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와 다르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대체에너지 관련 펀드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산은, 미래에셋, 하이자산운용이 녹색 성장 펀드를 출시했지만 아직 1개월도 지나지 않아 성과 분석이 힘들다. 따라서 가장 먼저 출시된 흥국 녹색성장 주식형 펀드가 펀드 성과 분석 측면에서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2008년 12월 18일 출시된 이 펀드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30%에 육박하고 하고 있다. 그런데 보유 종목을 살펴보면, 녹색 성장이라고 하기엔 생소한 종목들이 눈에 띈다. KB금융, 신한지주, 대우증권 등 금융주에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물론 투자설명서에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대체에너지와 업종 대표 기업에 7대 3의 비율로 투자한다고 나와 있다. 녹색 성장 관련 기업 주가의 변동성을 고려한다면, 이 펀드의 투자 철학은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 산은 자산운용이 만든 펀드 역시 이 펀드와 같은 맥락으로 투자한다. 물론 미래에셋이나 하이자산운용의 투자 방식은 녹색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국내 상장기업 중 녹색 성장과 관련된 기업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펀드는 분산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데 그린 테마 섹터의 종목 수가 많지 않다면 운용의 묘를 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종목의 수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녹색 기업의 성장 리스크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운용사 입장에서 옥석을 가리다 보면 종목의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현재 그린 테마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각국의 녹색 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과 맞물려 친환경 에너지의 신기술을 지니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로 인해 수익률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녹색 성장 사업은 초기 단계다. 대체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고, 이제 막 대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고 있는 시기다. 이 산업이 제조나 서비스업까지 확대되려면 시일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그때까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으로 미루어볼 때 현재 그린 테마 펀드의 변동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므로 만약 투자를 결심했다면 거치식보다 적립식으로 투자하길 권한다.안정균·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