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관전 포인트

한때 화려했지만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중국 관련주와 차이나 펀드를 보유하고 있거나, 새로 중국 관련 주식에 투자하려면 매매 타이밍에 대해 고민해 볼 시점이다.현재 중국 경제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2분기부터 빠른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속속 집행되고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당 기간 느슨한 통화정책이 계속 펼쳐짐에 따라 지난주부터 경제 예측기관들이 하나 둘씩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중국 경제는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1%로 2009년 목표 성장률 8%와 비교해 큰 격차를 보인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분기별로 7%, 8%, 9% 전후의 빠른 성장세가 전망된다.최근 통계지표를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음을 더욱 잘 알 수 있다. 구매관리자지수, 경기선행지수와 기업가신뢰지수, 전기 사용량, 자동차 판매량, 주택 거래량, 철도 도로 운송량, 항만물동량, 산업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호전되는 추세다. 반면 대외 수출입 동향은 어려운 국면이지만 전 달에 비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1분기 신규 신용 대출은 4조5800억 위안으로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 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중국이 기존에 발표한 4조 위안의 내수 부양책, 10대 산업발전계획, 가전하향, 자동차하향과 같은 경기 자극책은 좋은 소식만 가져오지는 않는다. 이는 2분기부터 대형 경기 부양책이 속속 실시되면서 과잉생산 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엔 디플레이션 압력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소비 수요 진작 정책이 나올 것이다. 과잉생산 시설은 심각한 실업 문제를 야기하므로 사회 안정을 위해서도 사회간접자본(SOC)과 같은 고용 유발 효과가 큰 경기 부양책이 계속 발표될 전망이다.중국 정부는 외부의 경제 환경이 악화될 경우 금리 0.81%포인트, 지준율 1.0%포인트까지 인하할 여력을 갖고 있다. 기존에 활용해 왔던 가전하향 정책의 확대 실시, 수출증치세 환급률 인상, 소비 쿠폰 발행, 전 국민 여행 계획 등 각종 행정조치 수단을 통해 대외무역과 내수 소비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의료 개혁에 이어 교육 개혁 등 장기적인 사회 보장 시스템 완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지난주에는 중국사회과학원이 올해 성장률을 8.3%로 예측했고 골드만삭스도 기존의 6.0% 전망치를 8.3%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지금 경기 바닥을 통과하고 있어 전저후고(前低後高)형 경기 회복 추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몇 년간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경기에 6개월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올해 1분기를 경기 바닥으로 보았을 때, 작년 10월 주가 최저점 1664는 의미 있는 대세 바닥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1664에서 4월 22일 최고점 2578까지 55% 상승했고, 선전거래지수도 5577에서 9756까지 75%나 급등했다.이 과정에서 상하이 선전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24배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고평가된 증권시장이 됐다. 4월 21일 종가 기준으로 PER 100배를 넘는 종목이 314개, 50배 이상은 600개에 달한다. 이처럼 전체 상장종목의 38%가 고평가돼 있고, 심지어 묻지마 식 투자로 PER가 1만 배가 넘는 중저가주도 속출하고 있다.이제 막 시작된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호전이 빠른 주가 상승 속도를 쫓아가지 못함에 따라 여름철까지 중국 증시는 조정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이미 적정 주가 수준 위로 올라와 있어 2500 위에선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종목은 외부 악재에 휘둘리면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지난 6개월간 중국 증시를 이끌어 왔던 2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4월 15일 국무원 상무회의는 4조 위안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았다.외부 환경이 악화되지 않을 경우엔 이전과 같은 초대형 재정 부양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1분기 신규 대출 중 단기 어음 할인 비율이 20%에 달하는데 3000억 위안의 자금이 실물경제로 유입되지 않고 증시나 다른 투자 자산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자금 사용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과거의 경험으로 보았을 때 A증시에서 기업공개(IPO)가 재개되는 시점은 25~28배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주가 버블 발생을 우려한 증권 당국이 2600 이상에선 그동안 미뤄 두었던 대규모 IPO와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5월에 미국 나스닥과 같은 성격의 차스닥(創業板) 시장이 개설된다. 8월까지는 지수 산정에 필요한 100여 개 우량주가 IPO에 나설 경우 청약 자금으로 고객 예탁금이 이탈할 것이다. 이 외에도 지방채와 회사채의 대규모 발행을 준비하고 있어 이전과 달리 기관의 수급 상황도 악화될 전망이다.다행스러운 것은 상장기업 실적은 바닥을 확인하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여름철 중국 증시는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은 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가 조정의 하단은 지수 2000~2200이 예상된다. 조정 국면을 거치고 난 뒤에는 빠른 경기 회복과 실적 개선, 주변 증시의 회복에 힘입어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PER 24~25배 수준인 3000~320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중·장기 투자자라면 단기 경제지표에 연연하기보다 경기 사이클이나 실적 회복 추세를 보는 것이 지금 중국 증시에선 옳은 투자 전략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가 악화된다면 곧 금리와 지준율이라는 통화정책 카드는 물론 8조 위안에 달하는 새로운 경기 부양책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주식시장 측면에 보면 악재로 인한 주가 조정이 예상되는 여름철에 바겐세일 가격으로 중국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향후 중국 증시의 유망 업종을 보면, 하반기 잇따른 주식형 펀드의 설정과 기관들의 주식 편입 비중 확대로 은행, 보험, 증권, 부동산, 건축, 통신설비, 전력, 바이오, 가전제품 등 9개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금융, 소비, 정보기술 업종은 경기 회복 초기 단계로 경기 고점까지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에너지 업종도 국제 유가 하락과 가격 시스템 개혁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은행주는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 수익 증가와 경기 회복으로 부실채권이 감소함에 따라 1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 3.1%로, 지난 4분기에 비해 무려 17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과 부동산은 거래량 증가로 실적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이 외에도 경기 회복 초기엔 정책 수혜 산업의 실적 호전이 빠르게 나타난다. 교통운송, 건축자재, 전력설비, 건설용 중장비가 대표적인 산업이고, 10대 산업발전계획이 실시됨에 따라 철강, 시멘트, 조선, 비철금속과 자동차 산업의 업종 대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조용찬·한화증권 EMM 분석팀 애널리스트 surami1@koreastoc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