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 선정
PB(Private Banking: 프라이빗 뱅킹)란 쉽게 말해 금융회사에 많은 돈을 맡겨 놓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자산을 특별 관리해 주는 고객 서비스’를 말한다. 전담자인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는 자산가의 예금이나 주식은 물론 부동산 세무 등을 일대일로 관리한다. 금융사는 자산가의 수가 전체 고객의 수에 비해 극히 적지만 이들이 전체 수익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기 때문에 ‘특별 관리’할 수밖에 없다.PB 서비스는 16~17세기 스위스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유럽의 중심에 있는 스위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동전들이 유통됐는데 이를 환전해 주는 사람들이 프라이빗 뱅커의 전신이다.당시 스위스에는 국가 간, 가문 간의 전쟁이 빈번했다. 귀족들은 용병을 사서 전쟁을 치러냈으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현금 자산을 축적해 나갔다. 환전상들은 전쟁터를 통해 불어나는 귀족들의 개인 자산을 보관하고 운용해 주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PB 서비스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PB 서비스가 대부분 대형 금융사에서 이뤄지고 있는 데 반해 해외의 경우에는 대형 금융사는 물론 아예 PB 서비스만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형 은행들도 꽤 많다.국민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슈퍼 리치(Super Rich)’를 대상으로 하는 PB 시장 성장률은 전 세계 평균 6%보다 4%포인트 높은 연평균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 시행으로 금융사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반 창구에서 올리는 수익의 10배를 넘나드는 PB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그렇다면 국내 금융권에서 최고의 PB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어딜까. 한경비즈니스가 실시한 ‘2009 베스트 PB센터’ 조사 결과 부문별로 삼성증권(증권) 삼성생명(생명보험) 신한은행(은행)이 가장 뛰어난 PB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체 52개 금융사가 참여해 7개 설문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 이번 조사에서 증권 1위를 차지한 삼성증권은 총점 285점으로 증권사 최고 PB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7개 분야 중 펀드 증권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타 증권사와의 격차를 벌렸다.삼성증권은 지난 2005년 업계 최초로 PB 서비스를 전 지점으로 확대하며 자산관리 영업을 전면 도입했다. 특히 예탁 자산이 1억 원 이상인 고객은 거래 지점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Fn 아너스 클럽’이라는 PB 서비스에 가입돼 전문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와 세무, 부동산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 혜택을 받게 된다.몇몇 전문 점포 차원에서 서비스가 이뤄지는 타금융사와 달리 삼성증권은 전사의 역량을 결집한 체계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PB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올 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40여 명의 전문가 그룹이 맞춤형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전문가 컨설팅 서비스’를 선보이며 타사와의 격차를 벌려나가고 있다. 자산 30억 원 이상으로 해외 금융사에서 이 같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10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하지만 삼성증권은 그 문턱을 낮췄다.삼성생명은 7개 전 부문을 독식하며 464점이란 압도적인 점수로 생명보험사 PB센터 1위를 차지했다. 2위와의 점수 차는 무려 4.5배에 달한다. 삼성생명은 지난 2001년 10월부터 전문 인력 양성에 들어가 이듬해 10월 보험업계 최초로 FP센터를 개설, 가장 체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삼성생명의 강점은 ‘고객 우선주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상품보다 고객의 재무 상태를 면밀히 검토, 모든 것을 고객 이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것이 삼성생명 재무 설계 서비스의 기본이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생명은 ‘GAP & TAP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투자 성향과 직업 등으로 고객을 분류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더욱 키워가고 있다.종합 재무 설계 서비스인 SAPS(Samsung Advisors Plannning System)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는 삼성생명만의 자랑이다. 이 프로그램은 투자, 상속, 증여, 은퇴, 생애, 토털 재무 설계의 6개 부문에 걸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 이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유수 금융사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다.삼성생명 PB 서비스의 특징은 중·장기 서비스에 강하다는 데 있다. 보험은 상품의 특성상 장기적인 곳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신성욱 삼성생명 FP 센터장은 “이런 이유로 요즘 같은 글로벌 경기 불황일 때는 보험사가 짠 재무 설계가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라고 설명했다.신한은행은 총점 290점을 받아 은행권 1위에 올랐다. 특히 신한은행은 종합 자산관리, 대안 투자, 고객 서비스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문은 고객서비스부문이다. 신한은행의 고객 서비스 부문은 모든 은행 중 유일하게 50점대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2002년 신한PB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신한은행 PB센터는 ‘자산관리 그 이상’을 추구하며 문화 공연, 프리미엄 골프서비스, 헬스 케어, 고객의 자녀를 위한 커플 매칭 서비스, 금융 교육 등 고객을 위한 ‘토털 라이프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은행뿐만 아니라 계열사인 굿모닝신한증권의 공동 영업을 통해 ‘금융 부문을 뛰어넘는 PB’를 지향하고 있다.신한은행 본점 PB고객부 박태종 차장은 이를 “집사를 한 명 두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자사의 PB 시스템을 설명했다.이와 함께 신한PB는 ‘국내 최초’와 ‘국내 유일’의 타이틀을 가진 서비스를 다수 제공하고 있다. ‘골드 뱅킹(Gold Banking)’ 서비스는 업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서비스이며, 국내 최초로 ‘유언·상속 관리 서비스’, ‘부동산 종합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