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경영 체계 ‘SKMS’ 30년

SK그룹이 글로벌 100대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밑거름이 된 SKMS(SK Management System)가 정립된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SKMS는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1975년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로 경영기획실을 만들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 4년 동안 개발한 SK그룹만의 경영 법이다.최태원 회장은 “SKMS 30년은 SK의 생명력이었다”며 “기업이 영속적으로 발전하고 기업 생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SKMS가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SKMS의 특징은 대부분 경영 지식이나 원칙이 서양의 경영학에서 나온 것과 달리 한국적이면서도 SK만의 독특한 경영법을 접목했다는 것이다. 인간 위주의 경영, 합리적인 경영, 현실을 인식하는 경영 등 3대 경영 이념을 핵심 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을 존속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라고 판단, 개개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SK그룹은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수펙스(SUPEX)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수펙스란 통상의 목표인 엑설런트(Excellent)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슈퍼 엑설런트’를 말한다. SK그룹 관계자는 “SKMS에 따라 합리적이면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숙원 사업이던 석유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며 “유공과 한국이동통신 인수 후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었던 것 또한 모든 구성원을 하나로 연결해 주고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SKMS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실제 SKMS를 처음 시행했던 1979년 SK그룹은 SK케미칼, (주)선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매출 1조 원 안팎의 중견 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SKMS 정립 30주년이 된 SK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100조 원 및 에너지 수출 비중 50% 돌파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다. 포천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 8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SKMS에 대한 평가는 이미 사업적인 성과에서도 검증됐지만 최근 경영학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긍정적이다.한국식 경영학 연구로 저명한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는 “SKMS 정립은 한국식 경영학 이론의 모태”라며 “작은 직물공장에서 매출액 100조 원의 기업으로 발돋움한 SK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이 SKMS의 가치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SKMS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개방적 체계와 그 환경에 맞는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며 “동시에 시스템 경영을 해나가는 주체인 구성원의 역할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MS는 조직 요소 간의 유기적 연계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에 맞는 실행 방법을 잘 설계해 두고 있어 세계적으로 높이 평가받을 수 있는 시스템 경영의 교재나 다름없다”고 높이 평가했다. SK그룹은 경영법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도 SKMS의 진화 발전에 주력할 방침이다.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문을 연 ‘경영법 연구소’인 SKMS 연구소(소장 박영호)를 중심으로 SKMS의 핵심 철학은 유지하면서 관계사와 사업 및 팀 단위별 SKMS 실천법 등을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선명 기자 kim069@k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