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자두

‘잘 말아줘~~ 잘 눌러줘~~ 밥알이 김에 달라붙는 것처럼 너에게 붙어있을래~’톡톡 튀는 가사와 참신한 멜로디로 대중의 사랑을 흠뻑 받았던 노래 ‘김밥’을 부른 그룹 ‘더 자두’의 여성 보컬 자두(본명 김덕은·27). 지난해 5월 솔로 앨범을 선보이며 컴백한 그는 요즘 노래보다 더 바쁜 일 두 가지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동분서주하는 그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다.“월요일에서 수요일까지는 서울에, 나머지는 지방에 있어요. 뮤지컬 ‘온에어 시즌2’가 호응을 크게 얻으면서 지방 앙코르 공연 중이거든요. 서울에 있는 3일 동안 쇼핑몰과 개인적인 모든 일을 끝내야 하니까 정말 바빠요.(웃음)”서울 강남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기자를 맞이하는 그의 모습이 마치 자주 들르는 옷가게 주인장같이 넉넉하다. ‘김밥’을 부르던 ‘엽기 발랄’ 소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친한 사람들일수록 권하지 않는 일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연예인, 두 번째가 쇼핑몰이에요. 그런데 전 두 가지를 다 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죠.(웃음) 쇼핑몰은 정말 고생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지 않으면 하기도 어렵고 대부분 또 문을 닫거든요.”질문을 던지자 술술 쏟아내는 이야기에 ‘산전수전’이 다 녹아있는 듯하다. 2005년 말에 시작해 4년간 별다른 광고 없이도 꾸준한 언론 플레이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는 쇼핑몰 ‘자두네두야두(www.duyadu.com)’. 순항해 온 듯 보이지만 파랑도 겪을 만큼 겪었다는 얘기에 그의 한숨이 섞인다.“처음엔 모 대형 쇼핑몰의 오픈 마켓으로 시작했어요. 500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말도 안되죠. 스타 숍이 활발해지기 전일 때여서 그런지 반응이 너무 좋은 겁니다. 이렇게 하면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작정 시작했는데 그게 착오였죠. 어떤 날은 매출이 1000만 원도 넘는가 하면 어떤 날은 5000원으로 끝나는 날도 있더라고요.(웃음)”원래 옷을 좋아해 패션 아이템 하나를 사기 위해 해외여행도 불사했던 그다. 그렇게 사 모은 옷과 소품들은 당연히 주위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동시에 그는 연예계의 손꼽히는 ‘패셔니스타’로 부상했다. 하지만 사업은 엄연한 현실, 그리고 고객과의 전쟁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팔릴 수 있는 스타일’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고 있었다.“처음 1년간은 그야말로 독단적이고 편파적인 자두의 공식 미니 홈피 같았다고나 할까요.(웃음) 제가 좀 작고 마른 스타일인데 평소 제가 입는 옷들만 올렸으니 마니아층만 반응을 보였어요. 매출이 매일 들쑥날쑥 하는 겁니다. 매출과 수익의 상관관계도, 고객 만족(CS)도, 배송 관계도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덤볐으니 그럴 수밖에요.”초기 1년은 이른바 사업을 위한 ‘워크숍’같았다. 장기적 사업계획 없이 시작했던 것이 가장 큰 실수. ‘현금이 도는 구조’를 몰랐기 때문에 매출이 많으면 수익도 그만큼 많을 것이란 기대는 보란 듯이 무너져 갔다. 그러던 차에 가장 든든한 파트너였던 남동생이 병상에 눕자 ‘자두네두야두’는 순식간에 블랙홀 상태로 빠져버렸다.“난리가 났었죠. 이해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간 쌓은 적립금은 어떻게 하느냐, 이렇게 무책임해도 되느냐는 등등의 이유로 별다른 이유 없는 환불 요청이 쇄도했어요. 그 반품과 환불이 6개월간이나 이어졌어요.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매각으로 훌훌 털고 싶었던 사업.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쇼핑몰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도와줄 테니 다시 한 번 살려보지 않겠느냐는 문의만 밀려왔다. 연예인 쇼핑몰 가운데 그래도 회원 수가 많은 편에 속했고 홍보가 잘돼 있었던 ‘자두네두야두’의 인프라를 아까워했던 ‘선수’들이 연락을 취해 왔다.“각 분야의 인재 4명이 적극적으로 재오픈을 제안했어요.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전문 머천다이저(MD)도 2명을 충원하고 사진도 전담 포토그래퍼가 찍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문을 다시 연 것이 2007년 9월이었어요. 한 달 쯤 지나니까 반응이 제대로 오더라고요.”역할 분담이 정확히 이뤄지면서 전문성이 보강됐음은 물론이다. 상품 바잉이나 CS 등 그간 혼자 도맡았던 일들을 분배하면서 자두는 자기의 역할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바로 ‘자두네두야두’를 대표하는 ‘단신’ 모델로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을 온몸으로 표현해 내는 일이다“어디에서건 입기 편한 스타일, 저렴하지만 싼 티 나지 않는 느낌의 옷이랄 수 있어요. 저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언제인가부터 방송이든 공연이든 협찬을 받지 않게 됐어요. 저부터 우리 쇼핑몰 제품을 자신 있게 입고 다닐 수 있어야 하잖아요. 아이템 하나를 사면 학교에도 입고 가고 친구 만날 때도 입을 수 있는 활용도가 높은 옷을 원하는 것, 제 마음이 결국 소비자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실용성, 활용성이 높은 아이템들이 많다 보니 피팅 모델이 되는 그의 자세 역시 예전과 180도 달라졌다. 예쁘게 나온 사진만 올린 것이 예전의 ‘자두네두야두’였다면 지금은 팔다리를 거침없이 뻗는 포즈가 대부분이다.“일부러 팔을 많이 움직이는데 펴고 접는 동작을 통해 옷의 신축성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가오리 스타일의 상의는 다리를 벌렸을 때 피트는 어떤지, 바지는 쭈그리고 앉았을 때 신축성을 보여주는 것이 포인트죠. 야외 촬영을 하면 매출이 더 올라요. 날씨가 좋아지면 야외 촬영 위주로 할 예정이에요. 우리는 박리다매형 여름 상품 매출이 더 많은 편이거든요.”‘비싼 수업료’를 내고 쇼핑몰 공부를 제대로 한 뒤 자두에게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는 자신의 취향과 ‘상품’을 보는 눈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 두 번째는 자신 역시 ‘직원가’로 쇼핑몰에서 옷을 산다는 사실이다.“제가 떼돈을 번 줄 아시는데(웃음) 재오픈할 때 어머니 돈을 빌려서 버는 대로 빚 갚는 중이고요, 우리 직원들이 모두 고급차로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돋보기 ‘자두네두야두’ 이주협 실장의 온라인 쇼핑몰 ‘숫자 법칙’“100명 중 1명은 구매해야 유지”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구매해야 온라인 쇼핑몰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는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뿐만 아니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온라인 쇼핑몰 컨설턴트이자 ‘자두네두야두’의 운영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이주협 실장은 “10만 명 정도의 회원을 보유할 것”과 “방문객 100명 중 1명이 구매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20 대 80’이라는 마케팅 법칙처럼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있어서의 불문율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플러스 정보 하나 더. 온라인 쇼핑몰 광고는 여러 가지 타입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키워드 광고’다. 예를 들어 ‘봄신상품 원피스’라고 검색어를 쳤을 때 관련 쇼핑몰의 리스트가 나오는 것이 그것.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에 이 같은 광고를 집행할 경우 월 200만~3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유명 포털 사이트 왼쪽 또는 오른쪽 중간쯤에 실시간으로 바뀌며 뜨는 ‘전면광고(일명 쇼핑박스)’는 입찰 형태로 광고주가 정해지는데 비용은 1주일에 800만 원 선. 이 실장은 “하루에 3만 명, 1주일에 21만 명의 방문자를 끌어들이는데 드는 마케팅 비용”이라고 귀띔했다.약력: 1982년생. 2001년 ‘Jadu version 0001’로 데뷔. ‘더 자두’라는 이름의 혼성 듀오로 활동하던 중 2008년 5월 3년의 공백을 깨고 5집 앨범 ‘해피 네트워크’로 컴백하면서 솔로 선언. 히트곡에 ‘김밥’ ‘놀자’ ‘대화가 필요해’ 등이 있음. 현재 쇼핑몰 ‘자두네두야두’를 운영하면서 뮤지컬 ‘온에어 시즌2’ 지방 앙코르 공연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장헌주·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