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전략

올해 1분기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대비 플러스 7.11%를 기록했다. 외형상 그리 나쁜 성적이 아니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1분기에만 코스피지수가 1200 돌파를 3번이나 시도했기 때문이다. 즉, 1000에서 1200 사이의 박스권 장세(주가가 특정 지수 사이를 오르내려 길게 보면 네모난 형태를 만드는 것을 뜻함)가 이어지면서 등락을 지속했다. 따라서 3월 31일 1200을 돌파하면서 1분기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호전된 것이지 1분기 내내 수익률은 호전과 악화를 거듭했다. 그렇다면 2분기에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좀 나아질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면 2분기 역시 1분기와 마찬가지로 박스권에 갇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가 시작되는 4월은 기업 실적 및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는 달이다. 이는 유동성 이슈에서 펀더멘털(기업의 본질적 성장 잠재력) 이슈로 주식형 펀드의 주의를 환기시킬 것이다. 1분기 실적지표들은 최소한 지난 4분기보다 완화 내지 개선될 것으로 보여 높아진 주가를 검증하려는 욕구를 대체로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5월부터 미국의 부실자산 정리가 본격화되면 금융회사 재무제표는 일시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민간 투자자들은 은행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자산 가격보다 평가절하된 가격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이 딜에 합의하면 추가 손실을 손익계산서에 반영할 것이고 자본과 자산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자본건전성 비율도 낮아질 것이다. 또한 추가적인 여신부실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그래프 참조).1985년부터 분기별로 제공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상업은행 대손상각 비율을 보면 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담보대출 상각률은 지난 2008년 4분기부터 완만히 둔화되기 시작한 반면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과 기업대출 및 신용카드를 포함한 개인 대출 부문은 여전히 상승세에 있다. 미국 경기가 당장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경기에 다소 후행하는 상각률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식형 펀드에 또다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그렇다면 4월 고점에 환매하고 5월에 가입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전망이 정확히 맞더라도 환매수수료(3개월 내 환매 시 수익의 70% 환수)라는 페널티 때문에 일반 주식형 펀드에서 할 수 없는 전략이다. 만약 5월에 주식형 펀드에 가입하고 6월에 수익을 얻어 환매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아마 수익의 대부분을 환매수수료로 토해내야 할 것이다.또한 주식형 펀드로 1~2개월 투자해 수익을 내 보겠다는 투자자라면 차라리 주식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물론 주식으로 단기적인 수익을 얻기가 쉽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주식에 투자할 때 주식형 펀드처럼 단기적인 수익에 대한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뿐이다. 개별 종목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ETF(Exchange Trade Fund: 펀드 자산을 증권화해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일종의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한편 지난 4분기에서 1분기를 거쳐 자산시장 하방 압력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2분기에는 한 단계 높아진 주가 수준에서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 기업 실적, 경기지표, 증시 유동성, 구조조정과 은행 부실자산 정리, 국채 발행 부담과 글로벌 달러 향방,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등 다양한 변수들이 2분기 주식형 펀드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것이다. 1분기가 주식형 펀드 수익률의 하단을 시험하는 흐름이었다면 2분기는 상단을 시험하는 과정이 될 전망이며 유동성 확산 기대감에 따른 오버슈팅(overshooting: 시장가격이 일시적으로 폭등·폭락해 장기균형가격에서 벗어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기 흐름과 기업 이익 전망은 추세적인 강세를 견인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주식형 펀드의 중·단기적인 전망은 단기적인 전망과 사뭇 다르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달러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고 경기 부양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금융 및 경기 모멘텀 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실례로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이 소비자 금융 회수로 인한 소비와 투자 급랭 현상이 완화되고 재고도 감소세로 돌아서고 있다. 금융 시스템 정상화와 경기 부양을 통해 붕괴된 수요를 정상화하는 대책들이 시행되고 이들 효과로 경기 하강 리스크(risk)가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이를 종합해 보면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유지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도출된다. 이럴 경우 주식형 펀드의 투자는 적립식으로 하는 것이 거치식보다 유리하다고 판단된다.그렇다면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 중 어느 곳에 투자하는 것이 나을까. 지금 상황에서는 해외보다 국내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에 더 나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경기 침체기에는 환율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달러 자금 조달이 장기간 위축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여전히 높다. 또한 해외 투자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개도국 위험도 매우 높다. 반면 고환율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면서 무역 흑자가 증가하고 있고, 상대적 기업 이익도 견실해 매력도가 높아졌다.그래도 현재가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투자자의 투자 등급이 무엇이든 간에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아야 하는 펀드는 채권형 펀드다. 물론 2009년 하반기나 2010년 상반기로 갈수록 채권형 펀드의 비중이 낮아질 수는 있다. 채권형 펀드 중에서도 회사채형 펀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듯하다.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그룹주 펀드(삼성, LG, SK, GS, 현대자동차 등 대그룹의 우량 계열사 주식으로 구성된 펀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정책 공조와 각국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2009년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현재 경기 침체 우려는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기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시기다. 대부분의 주식형 펀드가 경기와 상관성이 높지만 특히 그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룹주 펀드에 대한 기대는 1등 기업에 대한 프리미엄과 서바이버스 이펙트(Survivor’s Effect)에서 나온다. 물론 대부분 경기 민감주로 구성된 그룹주 펀드도 경기 하강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경기 위축기에 안전 자산을 선호하듯 주식시장 내에서도 안전한 기업, 즉 1등 기업 또는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다.해외 펀드 중에서는 중국 펀드가 단연 돋보인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금융 및 재정 정책으로 중국 증시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가 홍콩H주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보다 유망하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 홍콩H주 펀드는 해외 여건에 상당히 영향을 받는데 비해 중국 본토 펀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섹터 펀드는 원유 관련 펀드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가 원유의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 증가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유가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다. 또한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정책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가의 변동성을 고려해 본다면 적립식으로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안정균·SK증권 펀드 애널리스트 jkahn@s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