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의 동반자 ‘내비게이션’

매년 연례행사처럼 귀성 전쟁이 벌어졌지만 올해는 9월 15일 월요일 하루만 휴무일로 지정돼 귀성객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과 월요일에 몰려 최악의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 지루한 귀성·귀경길이지만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 부가 기능을 이용해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을 감상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등 무료함을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멀티미디어 내비게이션 가격이 많이 낮아져 추석 전에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많다.하지만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도 수십만 원씩 하는 내비게이션을 선뜻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 한 번 구입하면 바꾸기도 쉽지 않아 신중하게 구매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이 내비게이션에 대해 잘 알아보지 않고 카센터나 홈쇼핑을 통해 충동 구입하는 경우다.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쓴다면 저렴하면서도 자신의 목적에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최근에는 3D 전자 지도를 탑재한 제품도 나와 있지만 아직까지 3D 내비게이션은 가격이 비싸고 콘텐츠 면에도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최근 중소 내비게이션 업체 중 문을 닫은 업체들이 있는데 일부 제품이 시중에 저가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현재 국내 내비게이션 업체 수는 100개를 넘어섰으며 각 업체당 두 모델씩 출시한다고 감안하면 200여 개 이상의 제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비게이션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가격도 차량 앞 유리에 설치하는 제품은 10만 원대부터 60만 원대, 매립식 제품은 5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내비게이션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내비게이션 핵심인 전자 지도다. 자동차에 매립돼 나오는 지도를 제외하면 국내에 나와 있는 주요 지도는 팅크웨어 ‘아이나비’와 엠앤소프트 ‘맵피’ ‘지니’를 비롯해 시터스 ‘루센’, 파인디지털 ‘아틀란’, SK에너지 ‘엔나비’ 등이 있다.지도 업체들은 내비게이션 업체 제품력과 인지도 등을 고려해 공급하기 때문에 주요 지도를 탑재한 제품이라면 일단 구매 대상에 올려 볼 수 있다. 이외 다른 지도 역시 사용상 큰 불편은 없지만 최단 경로, 경로 이탈 시 재경로 설정 기능과 유저 인터페이스 등 세부 사항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또 내비게이션을 선택할 때는 크기와 해상도를 살펴봐야 한다. 현재 국내 시장에는 17.78cm(7인치)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한 제품을 중심으로 이보다 작은 10.16cm (4인치) 제품이 나와 있다.가장 많이 판매되는 17.78cm 제품은 내비게이션뿐만 아니라 DMB 수신, 동영상 감상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즐기기에 적당하다.10.16cm 제품은 작은 화면으로 운전 시야를 충분히 확보해 주고, 가격이 17.78cm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화면이 작아 부가 기능을 즐기기 어렵다. 길 안내 기능만 사용할 사람은 10.16cm 제품을, 부가 기능도 함께 즐기고 싶은 사용자는 17.78cm 제품을 구입하면 좋다.화면이 큰 것과 별개로 해상도도 살펴봐야 한다. 해상도가 높을수록 한 번에 표시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다. 전자 지도도 세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800×480 해상도를 지원하는 추세다. 일반 제품들은 480×234의 수준 해상도를 지원한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실시간교통정보(TPEG) 기능은 대부분 신제품이 지원하고 있다.TPEG는 DMB 신호를 이용해 교통사고, 도로공사, 기상정보, 시위 등 차량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내비게이션에 제공해 운전자에게 더 빠른 길을 안내해 주는 기능이다. TPEG는 유료로 제공되나 내비게이션 기기 가격에 포함돼 있는 경우와 따로 등록해야 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사용 가격이 내비게이션에 포함된 경우 일반 제품보다 10만 원가량 비싸며 연단위로 구입할 때는 2만 원 이내를 지불하면 된다.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내비게이션은 비슷한 전자 지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길 안내 기능은 큰 차이가 없으나 유저 인터페이스 및 부가 기능에서 차이가 있다. 내비게이션 사용자들은 대부분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보면 유저 인터페이스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할인점이나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직접 조작해 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팅크웨어의 ‘아이나비 G1+’는 17.78cm (7인치) 모델 가운데 최초로 700㎒ 고성능 CPU와 128MB DDR 램을 채택해 DMB, 동영상을 길 안내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도 센서(Light Sensor)를 내장해 주변 환경의 빛을 감지해 자동으로 LCD 화면의 밝기를 조절하면서 주행 중 운전자의 눈부심과 흐리게 보이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기능도 적용됐다.차량 주행 속력이 올라가면 안내 음성 및 DMB, 음악이 저절로 커지는 속도 감응형 자동 볼륨 조절 기능(AVC)과 필요할 땐 음성 정보만으로 안내하는 ‘LCD 꺼짐’ 기능, 시가잭이 연결된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자동 부팅되는 ‘자동부팅기능’ 등 세심하게 운전자를 배려했다.유경테크놀로지스의 ‘빌립 X70’은 17.9cm(7인치) LCD를 내비게이션으로 착탈이 가능한 8200mA 용량의 배터리를 내장해 PMP처럼 8시간에서 9시간 30분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선 랜 모듈이 내장돼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며 블루투스를 지원해 블루투스 휴대전화와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교보문고 PDF 뷰어와 코믹구루, 만뷰, 이미지 뷰어, PIMS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탑재했다. 지상파 DMB와 콤포지트(Composite), S-케이블, 콤포넌트(Component) 단자를 지원하는 TV-아웃, 노래방 기능 등도 있다.코원시스템의 ‘L2’는 어떤 차량에도 잘 어울리는 세련된 디자인과 핵심 기능을 제공하는 스테디셀러 내비게이션이다. 터치스크린과 리모컨을 지원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으며 내비게이션 화면과 지상파 DMB를 함께 볼 수 있는 PIP(Picture In Picture) 기능 및 멀티태스킹 기능이 지원된다.내장 2GB 메모리 이외에 SD카드 슬롯을 내장해 용량을 간편하게 확장할 수 있으며 MPEG4 동영상 파일 및 MP3 WMA WAV ASF 등 다양한 오디오 파일을 제공한다.디지털큐브의 ‘U7’은 최근 이슈가 되는 환경 보호(Ecology)와 경제성(Economic efficiency)을 고려해 에코 드라이빙 모드(경제 운전 안내 모드)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에코 드라이빙 모드’는 가장 경제적인 연비로 주행이 가능한 조건을 내비게이션 화면에 알려주는 기능으로 경제적인 운전 습관을 유도한다. 정속 주행을 하고 있을 때는 내비게이션 화면에 청색 램프가, 급가속·급정지 등 연비가 나쁜 주행을 할 경우 적색 램프가 켜진다.파인디지털이 판매 중인 ‘파인드라이브 바이오’는 가격이 비싸지만 지상파, 위성파 DMB를 모두 수신할 수 있으며 음성 인식 기능을 제공해 음성으로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이 제품에 적용된 음성인식 기술은 기존의 3만 단어보다 훨씬 많은 45만 단어까지 인식 가능한 ‘대어휘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됐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