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만찬’
건강에 좋은 음식, 맛 좋은 음식을 찾아 전국의 이름난 밥집을 헤매고 다니는 것은 이미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풍속도가 됐다. ‘웰빙’이니 ‘맛집 탐방’이니 하는 그럴듯한 이름도 생겼고 이와 관련한 드라마, 영화, 만화 등 각종 콘텐츠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먹을거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일어난 격이다. 하지만 이것이 정말 바람직한 것일까.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소설가 공선옥 씨다. 작가의 새 산문집 ‘행복한 만찬’은 근자의 요상한 음식 문화가 ‘얄미웠다’고 토라지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순히 맛이 있고 없고를 따지거나 몸에 좋고 좋지 않고를 따지는 행위가 실은 제 입에 들어가는 음식에 대한 모독’임을 모르는 세태가 안타깝다는 얘기다.음식에 대한 작가의 시선은 ‘맛’도 ‘건강’도 아니다. 그것은 ‘내력’이다. 어느 땅에서 어떤 공기와 햇빛을 받고 자랐는지, 또 우리네 삶에 무슨 의미였는지를 모르고서야 그 음식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육체적인 만족에 그칠 따름이라는 것이다.‘영혼의 교감으로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을 구하지 못한다면 배가 불러도 불행한 삶을 사는 것과 진배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스물여 개의, 소박하지만 우리네 삶과 정서와 역사와 문화를 잔뜩 먹고 자란 음식들의 내력을 소개한다.고구마 쑥 부각 다슬기 토란 시래기 머위 죽순 방아잎 동부 초피 고들빼기 더덕 등등. 이름만 나열해도 정답고 부드러운 우리 농촌의 흙과 부유하건 아니건 인심 좋은 사람들이 느껴지지 않는가. 이 먹을거리들은 모두 작가의 고향인 전라도 곡성에서 오래전부터 흔하게 볼 수 있던 것들이고 작가 자신도 이들을 먹고 자랐다. 그러니 겪은 추억이 얼마이며 내려오는 이야기는 또 얼마나 넉넉하겠는가.‘시간’이란 요소를 빼고 ‘내력’을 말할 수는 없는 법. 책은 먹을거리에 갖가지 의미의 ‘시간’들을 버무려놓는다. 네 개의 계절이 흐르고 유년과 성년의 추억이 머무르다 가고 먼 조상부터 시작된 풍속에서 숨을 고르고 고즈넉해진다. 쑥만 해도 그렇다. 막바지 겨울의 풍경과 봄방학을 맞는 어린 가시내들의 재잘거림, 아직도 깊은 밤에 떠 넣은 쑥국이 전하는 ‘봄’의 향기를 한 그릇 가득 담았다. ‘제철 음식’이란 말로는 다할 수 없는, 음식에 담긴 웅숭깊은 내력을 달고 맛있게 내왔다. 1.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현영 지음/청림출판/1만2000원2.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3. 통찰의 기술/신병철 지음/지형/1만2000원4.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고득성 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5. 공병호 미래 인재의 조건/공병호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6. 돈 걱정 없는 노후 30년 두 번째 이야기/고득성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7. 성공/스펜서 존슨·래리 윌슨 지음/안진환 옮김/비즈니스북스/1만 원8. 경제학 콘서트 2/팀 하포트 지음/이진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500원9. 이기는 습관/전옥표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10. 2008 업계지도/이데일리/랜덤하우스코리아/1만6000원 (집계: YES24)폴 크루그먼 지음/예상한 외 옮김/현대경제연구원북스/360쪽/1만8000원현존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크루그먼의 신작이다. 아시아의 외환위기와 러시아의 금융 위기 가능성을 예견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책은 현재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경제학자지만 정치적인 접근에도 무게를 뒀다. 경제적으로는 케인즈주의자이며 정치적으로는 진보주의적인 시각을 보여준다.제갈정웅·최도성·곽수근 지음/창해/656쪽/4만8000원국내 기업에도 인수·합병(M&A)이 기업 성장의 유력한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다. 국내 업체 간 M&A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국경을 초월한 M&A(크로스 보더 M&A)도 활기를 띠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해서다. 책은 1998년 이후 국내 기업들이 수행한 30여 건의 크로스 보더 M&A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 시장과 해당 기업의 상황, 거래 과정 등을 분석했다.마이클 코벨 지음/정명수 옮김/위즈덤하우스/336쪽/1만5000원월 스트리트의 전설적 투자자인 리처드 데니스의 투자론이다. 추세 추종 철학을 바탕으로 그는 30대의 나이에 큰 부자가 됐다. 과학적인 기법을 활용한다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고 역설한다. 가격과 변동성만을 이용해 포지션의 총량과 손절매 시점을 결정하는 법을 소개한다.케빈 즈랠리 지음/정미나 옮김/한스미디어/364쪽/4만3000원초보자를 위한 와인 학습서다. 포도 재배와 와인의 종류, 시음법 등 와인에 대한 기초 지식에서부터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칠레 등 전 세계의 주요 와이너리와 대표 와인을 순례한다. 해당 지역 와인 산업의 역사, 특징, 가격, 구입 요령 등을 두루 둘러본다. 가장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와인도 소개한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