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에서

타이거 우즈는 “골프에서 최고의 벙커샷은 벙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골프 코스에서 벙커는 도처에 널려 있고 우리를 시련에 들게 한다. 운 좋게도 벙커를 잘 피해가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은 유독 벙커가 크게 보이고 벙커를 피할 생각으로 샷을 해도 그 넓은 페어웨이를 제쳐두고 벙커로 볼이 빠지는 경우가 많은 날도 있다.호쾌한 소리와 함께 드라이버샷을 날렸지만 분명 제대로 잘 맞은 굿 샷임에도 불구하고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세컨드 샷 거리에서 과감하게 핀을 직접 공략했는데 그린 주위에 널려 있는 벙커에 역시나 빠졌다든가 하는 등의 불운은 항상 존재한다. 벙커에서의 매너는 특히 중요한데 다음과 같은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먼저 벙커에 들어갈 때는 항상 최단거리를 이용해 들어가고 나와야 한다. 또 벙커 턱이 낮은 곳으로 들어가고 나온다. 아울러 벙커샷을 할 때는 어드레스 자세에서 클럽이 모래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클럽이 모래에 닿으면 2벌타가 적용된다. 한 번의 샷으로 멋지게 벙커를 탈출하면 다행이지만 모든 아마추어 골퍼들이 경험했듯이 벙커에서의 한 번의 탈출은 결코 쉽지 않다. 샷을 했지만 볼이 벙커 둔덕을 맞고 다시 벙커로 빠지는 경우, 홈런이 나서 그린 건너편 벙커로 다시 빠지는 경우 등 자신의 실수를 다스리지 못하고 화가 나서 클럽으로 모래를 내리쳤다면 이때에도 2벌타가 적용된다.필자가 아는 모기업의 회장님은 무려 10년이 넘도록 벙커에서 어드레스를 하면서 페어웨이에서처럼 클럽을 볼 뒤쪽 모래에 대고 샷을 했던 분이 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아무도 지적해 주지 않아 그 긴 세월 동안 정말 몰라서 룰에 어긋나는 샷을 했었다고 한다. 설령 그가 골프 룰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해도 그동안 누구하나 정확한 룰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은 접대 골프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마지막으로 벙커샷 후에는 반드시 고무래를 이용해 자신의 발자국을 정리하도록 한다. 가끔 고무래가 멀리 있다는 핑계로 자신의 클럽으로 대강 정리하는 골퍼를 보는데 그 모습도 좋지 않을뿐더러 모래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에게 지장을 줄 수 있다. 내 볼이 벙커에 빠졌는데 미처 정리하지 못한 다른 사람의 발자국 안에 볼이 놓여 있다면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고서는 그 홀에서 한두 타 정도는 충분히 오버된다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만약 내 볼이 떨어진 장소 가까이에 고무래가 없다면 어떨까. 해결책은 정말 간단하다. 벙커 주위에서 고무래를 먼저 찾아서 내 볼이 놓여 있는 최단 거리로 벙커에 들어가면서 그때 벙커 턱에 고무래를 놓아둔다. 샷을 하고 난후 미리 가져다 놓은 고무래를 집어 들고 벙커를 정리한다. 아무리 진행에 밀려 재촉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어려운 벙커샷을 성공시키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벙커에서의 룰과 매너는 반드시 지키도록 하자.약력: 명지대 졸업. 크리스탈 밸리CC 총지배인. CEO 역임. 지금은 골프 컨설팅사 대표이며 이미지 메이킹 강사로 활동 중.최성이·골프 매너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