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인간이 로봇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은 오히려 로봇에게 종속되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예측하고 있다. 물류산업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체의 하청을 받아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물류산업은 더 이상 이러한 소극적인 업무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즉, 물류산업이 제조업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물류산업은 수익률도 굉장히 높아 해운산업의 경우 16%,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 같은 경우 30%가 넘는 고수익을 창출하는 사례도 있다. 10% 내외에 불과한 제조업의 수익률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한편 세계 물류 시장의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2005년의 경우 6조 달러에서 2010년 9조 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막대한 규모 때문에 세계 물류 시장은 다국적 선진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그러나 물류업이라는 것은 운송 등 어느 한 부분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주요 해운선사들, 예컨대 덴마크의 대표 기업인 세계 1위 머스크 라인 같은 회사는 터미널 운영사인 APM터미널과 머스크 로지스틱스를 설립해 운송, 하역, 배송 등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이에 비해 한국의 국적선사들은 종합 물류 기업으로 영역 확장을 하자니 다국적 물류 기업들의 벽이 너무 높고, 해상 운송이라는 고유 영역에 집중하자니 스위스의 MSC 같은 초대형 선사를 상대로 한 경쟁에서 밀리는 등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같은 차원에서 볼 때 해운산업 등 물류산업의 육성은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제조업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따라서 물류 체계 개선이라는 일차적 목표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지원책을 수립, 시행해야 하는 매우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다국적 물류 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세계 주요 공항과 항만의 배후 단지에 적극 진출하는 한편 물류센터 확보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전 세계 물동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동북아에서도 한국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첨단산업의 메카 일본을 양옆에 두고 있어 풍부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건을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충분히 활용한다면 한국의 국제 물류 분야 대외 경쟁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 분명하다.특히 국토해양부의 출범은 그동안 물류 분야에 대한 각부처의 다원화로 업무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던 과거와 달리 향후 물류 허브 정책에 새로운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앞으로 물류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공항과 항만 배후 단지를 조기에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정책과 역량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 부산항과 인천 공항 간의 먼 거리가 다소 제약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공항·항만 연계 체계를 구축해 이를 극복한다면 한국이 다국적 물류 기업들의 핵심 글로벌 거점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한국의 물류 기업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도록 세계 항만, 공항 및 내륙의 물류 기지 확보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해외 물류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을 통해 조기에 세계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007년에 조성된 국제 물류 펀드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약력: 1957년생. 해양전문대 항해과 졸업. 방송대 학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해운물류경제학 석사. 1994년 해양수산부 근무. 2008년 국토해양부 항만제도협력과 사무관(현).이수원·국토해양부 항만제도협력과 사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