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드롭

지난주 필드에서 일어난 일이다. 우리 팀 A 씨의 티샷이 약간 왼쪽으로 휘었고 그의 공이 떨어진 지점은 카트 도로 바로 앞쪽이었다. 볼을 치려니 그의 스탠스가 카트 도로에 걸렸고, 그는 러프에서 볼을 드롭했다. 그의 공은 운 좋게도 러프에서 페어웨이 쪽으로 굴러서 멈췄다. 그는 이 위치에서 세컨드 샷을 멋지게 그린에 올렸고 가볍게 파를 기록했다.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이 있을 경우 1클럽 이내의 거리에서 무벌타 드롭을 할 수 있다. 골프 룰은 골퍼들에게 주는 벌칙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어려운 상황에서 골퍼를 구제해 주는 것이 골프 룰이라고 할 수 있다.A 씨는 초보 골퍼지만 제일 먼저 골프장에 도착하고 손윗사람들을 깍듯하게 대하는 예절 바른 사람이다. 같이 골프를 하는 동반자들은 그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그린에서 퍼팅 라인 보는 자신만의 비법들도 알려주곤 한다. 그는 골프장에서 항상 유쾌하고 활발하고 정직하다. 골프장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전혀 불쾌하지가 않다. 티샷이 혹시 잘못 됐을 경우 “잠정구 하나 치겠습니다”, 가끔 장애물을 만나면 “드롭 하겠습니다”등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그는 정직하고 매너 있는 골퍼다.골프를 하다 보면 볼을 드롭해야 하는 경우들이 종종 생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통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로 볼을 드롭하곤 한다. 사실 초보 골퍼에게는 동반자가 “앞쪽에다 놓고 쳐~”라며 기운을 북돋워 주기도 하고 하루 종일 ‘오늘따라 골프가 안 된다’는 날에도 파트너의 아량이 베풀어져 라이도 좋고 시야도 좋은 위치로 드롭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이 반복되기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죽자고 골프가 안 되는 날 상심에 빠져 있는 골퍼에게 자신감을 주려는 동반자들의 배려일 뿐이다.골프장에서 드롭을 하는 경우에도 룰대로 하기를 바란다. 골프는 자신과의 약속이고 자신과의 싸움이다. 만약 불리한 라이에 볼이 있다면 더욱 신중하게 샷을 할 것이고, 그 트러블샷에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과 그 짜릿한 기쁨을 맛보는 것이 진정한 골프의 즐거움이 아니겠는가.드롭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먼저 움직일 수 없는 장애물(카트 도로, 포장도로, 울타리나 철조망, 스프링클러, 맨홀, 나무와 버팀목 등)이 있는 경우 스탠스나 스윙에 방해가 되면 벌타 없이 구제된다. 이때는 1클럽 길이 범위 이내의 거리에서, 홀에서 가깝지 않게, 그 장애물을 피해서, 그린이나 해저드가 아닌 곳으로, 구제받을 볼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드롭한다.또 페어웨이나 해저드 등에서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벙커 고르개, 노란색이나 빨간색 말뚝, 뽑혀 있는 깃대 등)은 벌타 없이 제거할 수 있다. 단, 제거할 때 볼이 움직이면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볼이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의 위나 안으로 들어갔을 때는 볼을 집어 장애물을 제거하고 볼이 있던 곳 바로 아래,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드롭한다.약력: 명지대 졸업. 크리스탈 밸리CC 총지배인. CEO 역임. 지금은 골프 컨설팅사 대표이며 이미지 메이킹 강사로 활동 중.최성이·골프 매너 컨설턴트